30가지 경제학 이야기 ‘베짱이 패러독스’
30가지 경제학 이야기 ‘베짱이 패러독스’
  • 강우석 기자
  • 승인 2012.05.14
  • 호수 8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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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을 아는 베짱이의 경제학

경제 문제, 기본 원리 이해만으로도 충분
경제학, 뉴스만으론 알 수 없는 당신에게

아시아 금융 위기를 기점으로 위기의 경보음이 끊이지 않는 경제 대혼란의 시대이다.

다양한 대응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위기 극복 방안이 발표되고 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체감하는 경제 현실은 아직도 암담하기만 하다.

어디에서, 무엇이, 어떻게 잘못된 것인지 글로벌 공황까지 거론되는 위기를 마주한 우리는 새삼 정부의 경제 운영 방식에, 그리고 개인의 자산 운영에 대해 근원적 의문을 갖게 됐다.

하지만 그 의문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기란 결코 쉽지 않다.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은 보통 사람들로서는 해법을 찾기 위해 마주한 경제 뉴스도 경제 관련 지식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통화정책, 금융시장, 실물경제, 게임이론과 같은 말들은 일상에서 빈번하게 쓰이지만 정확한 의미와 용처를 알고 쓰는 사람은 얼마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경제 원리를 모르는 상태에서 우리 삶의 토대를 좌우할 중요 경제정책 및 자산 운용 등의 결정 및 선택을 타인에게만 의지할 수도 없다.

만약 그랬다가는 희생을 치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베짱이 패러독스―30가지 경제학 이야기’는 우리가 경제적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는데 필요한 경제학의 기본 원리 및 개념 30가지를 익숙한 사회 현상, 역사적 사실 및 우화로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즉 반복되는 경제 불황과 실업의 원인 및 대응 정책, 조세 감면 정책의 파장, 노동자와 경영진에 적합한 보수 책정, 주식 투자 및 파생금융상품의 가격 변동 원리, 환차익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환율 변동의 원리, 대주주의 경영 지배를 배제하는 기업의 지배 구조 등 관련 주제를 통해 오늘 우리 사회를 작동하는 경제 원리를 알기 쉽게 짚어주고 있다.

우리 삶을 지배하는 사회 현상을 통해 구체적으로 풀어주는 저자의 경제 이야기를 따라 읽다 보면 추상적 개념으로 어렵게만 느껴지던 경제 원리들이 자연스레 익혀지고, 오늘 우리 앞에 던져진 사회문제의 이면을 통찰할 수 있는 시각도 형성된다. 그러한 경제 지식의 체화는 우리가 일상생활을 함에 있어 다양한 경제 현상의 본질을 꿰뚫어 좀 더 효율적으로 경제 선택 및 결정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경제,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베짱이 패러독스―서른 가지 경제학 이야기’는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각 정당 정책은 어떤 이유에서 표방하는 이념과 다르게 만들어지는가, 경영자의 보수는 적정화될 수 있는가, 아시아 금융위기에서 그리스 경제위기에 이르기까지 우리 주변에서 발생된 구체적 사회 현상을 경제 원리로 접근하여 설명한다.

2장에서는 최근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른 대학 반값 등록금, 한미 FTA, 재벌의 지배 구조 등 구체적 시장 현황과 그에 대응하는 정부 정책을 다루고 있다. 즉 그 현상이 드러나게 된 배경 그리고 그 대응 정책의 효용성 및 예측되는 반작용을 경제학자의 시각으로 통찰한다.

3장에서는 돈의 흐름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이자율 정책, 환율 변동의 원리, 뱅크런 현상과 은행 준비금 제도, 돈의 시간가치, 주식과 금융 파생 상품의 투자 등 금융 관련 현상 및 정책을 다루고 있다. 가계 부채 문제가 폭발 직전의 활화산처럼 끓어오르고, 내수 침체가 눈앞으로 다가온 지금, 일촉즉발의 경제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를 바라는 독자라면 ‘돈’의 흐름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정부의 금융 정책 및 시장 효과에 대한 이해를 위해 꼭 읽어보아야 할 부분이다.

이 책은 외환이나 주식 등으로 투자를 하고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노년층, 주부, 학생 등 다양한 사람들이 읽고 즐기며 유익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책을 읽고 나면 고개를 갸웃하게 했던 정부 대응 정책 및 답답한 현실을 만든 경제 현상의 작동 원리들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본문 속으로

“경제학은 경험과학이다. 따라서 어떤 이론을 계발했을 때는 이를 현실과 견주어보고 현실과 맞지 않으면 이론을 수정하든가 폐기해야 한다.

이미 자유무역협정이 개발도상국의 소득 수준을 높이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았음이 경험으로 드러났는데도, 계속 추진하는 하는 것은 경제학이 경험과학이라는 사실을 망각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경제학 이론을 교리인 양 받아들여 그 이론이 현실에 맞지 않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계속 추진한다는 것에 불만을 표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대해서도 반대였다. 우리나라와 멕시코의 경제 상황이 동일하지는 않지만 자유무역협정의 결과는 비슷하리라고 분석하였다.

한미 간 자유무역을 한다고 한국 농업이 갑자기 경쟁력이 커지며 미국 시장에 진출할 것 같지는 않은데, 그렇다면 적어도 일부 한국인의 소득이 낮아지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또 지금까지 선진국과 비선진국 간에 맺어진 자유무역협정이 비선진국의 소득 수준을 높이는 데 실패한 것이 사실이라면 한미 간 자유무역협정에서만 예외적 결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지난 20년간 원화 대 달러화 환율은 800원에서 2000원 사이에 머물러 있었다. 외환 위기 때인 1990년대 후반을 빼면 환율은 대부분 800원에서 1200원 사이에서 움직여왔다.

그렇다면 환율은 어째서 700원, 600원, 혹은 500원이 되지 않는 것일까? 시장 심리라는 다소 막연한 설명 이외에 보다 구체적인 설명은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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