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그릇된 정보제공 주식투자들은 괴롭다
증권사들의 그릇된 정보제공 주식투자들은 괴롭다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2.04.09
  • 호수 88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적정 가치보다 공모가 높게 매겨 투자자 피해
펀드매니저를 위한 ‘매도’ 보고서 서슴지 않아

증권사의 부풀려진 공모가를 믿고 투자에 나섰다가 쪽박을 찼다는 투자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IPO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증권사들은 적정 가치보다 공모가를 높게 매겨 계약을 따낸 후 공모주 투자를 부추겼다.

2009년 10월~2011년 9월까지 2년간 18개 증권사가 주관한 IPO 현황 자료를 분석한 뉴시스 자료에 의하면 지난달 29일 종가 기준으로 공모가 대비 손실율이 ‘최악’인 종목은 대우증권이 상장 주관한 중국고섬이다.

최종 거래일은 작년 3월22일로, 당시 공모가(7000원)보다 40.5% 하락한 4165원을 기록했다. 거래소는 4월 17일 상장공시위원회를 개최해 상장폐지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상장폐지가 확정된다면 투자자들의 피해는 더 확대될 것이다.

삼성증권이 상장 주관한 에스이티아이도 공모가 대비 손실율이 83.88%에 달한다. 이어 하이투자증권 에이치디시에스 -76.13%, 미래에셋증권 아이앤씨테크놀로지 -67.56%, 한국투자증권 티에스이 -66.88%, 우리투자증권 엘티에스 -51.61%, 동양증권 경봉 -62.88%, 메리츠증권 웨이포트유한공사 -62.71%, 교보증권 케이엔디티앤아이 -61.41%, 신한금융투자 세우테크 -58.45%, BK투자증권 아세아텍 -53.65% 등의 순이었다.

공모가 대비 주가 수익률이 가장 좋은 종목은 우리투자증권이 상장 주관한 에스케이씨앤씨였다. 지난달 29일 종가기준 10만8000원을 기록했다. 공모가(3만원)보다 무려 260% 뛴 것이다. IBK투자증권 포메탈 176.66%, 신한금융투자 동방선기 148.5%, 삼성증권 휠라코리아145.42%, 한국투자증권 유비벨록스 121.81%, 미래에셋증권 현대위아 112.3%, 대우증권 씨젠 119.67%, 교보증권 제닉 103.86%, 하나대투증권 케이아이엔엑스 87.5%, HMC투자증권 하이텍팜 41.7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공모가를 웃도는 기업에 투자했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된다. 공모주는 처음 상장되는 기업이어서 투자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 단기 급등 후 주가가 폭락하는 경우가 허다한 만큼 신중한 접근해야 한다.
증권도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도 문제다. 지난 3월 매도 권유를 자제했던 증권사들이 과감하게 “지금은 팔아야 할 때”라고 종용(慫慂)하고 있다.

3월 12일에는 농심에 대해 ‘숏포지션(매도관점)’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장래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과 경쟁력 약화가 주된 이유였다.

3월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연예기업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이하 YG엔터)에 대해 “현 주가수준을 차익실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가 등장했다.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에스엠이 14.1배, 로엔이 16.2배로 업종평균 15.9배 수준이지만 YG엔터는 이미 25.1배에 달하는 고평가 상태라는 것이 이유였다.

‘매도’ 보고서는 왜 나왔을까? 표면적으로 매수 일변도의 일방적 권유가 개선되고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는 견해도 있지만 헤지펀드 매니저를 위한 것이란 의견이 대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매도 권유 보고서들은 헤지펀드의 주식 롱숏(Long-Short) 전략을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롱숏 전략을 위해선 저평가 우량 종목에 대한 매수 리포트뿐 아니라, 고평가 비우량 종목에 대한 매도 리포트가 필수적이다. 최근 헤지펀드가 본격 출시되면서 또 다른 고객인 펀드 매니저들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매도’ 보고서들이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은 더욱 쌓이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을 위해서 적절한 투자조언을 해줘야 할 때는 해당 기업의 눈치를 보더니, 헤지펀드 매니저들을 위해서는 매도 의견을 서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증권사 정보에 맹신하지 말고 꼼꼼한 기업 분석을 통해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