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연인 J에게" - 더 늦기 전에
"나의 연인 J에게" - 더 늦기 전에
  • 김충교
  • 승인 2012.03.05
  • 호수 8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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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의 향배는 도무지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옷을 갈아입은 새누리당의 변신이 조금씩 먹혀들고 있습니다.

공천문제를 놓고 내부적인 잡음은 있지만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에서 민주통합당을 다시 앞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까지 수도권 전멸 운운하면서 엄살을 떨던 새누리당입니다.

서울에서 들려오는 소식도 색깔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움츠리고 있었던 새누리당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겁니다.

변화무쌍한 민심의 향배는 정말 알 수가 없습니다.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여야의 판세는 말 그대로 박빙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야권의 분열과 민주통합당의 자만 때문입니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도 몸을 풀고 있습니다.

판이 펼쳐지면 박 위원장은 국민정서의 바닥을 파고들 것입니다.

예전처럼 손에 붕대를 감으면서까지 악수공세에 나설 겁니다.

그러면 과거의 향수가 살아나며 바닥정서가 변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정치를 잘 알지 못하는 제 판단이 아닙니다.

서울 여의도 정치권 주변을 일터로 삼는 한 지인의 귀띔입니다.

얼마 전 업무관계로 서울사람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총선이 화제가 됐습니다.

자기 주변의 분위기를 전하면서 그러더군요.

과연 민주통합당이 대안이 될 수 있는가.

무척이나 회의적이라는 평가를 하더군요.

새누리당과 별로 다른 게 없다.

그들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설사 집권을 한다 해도 뭐가 달라지겠는가.

사람만 달라지지 시스템은 변화가 없을 것이다.

한마디로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얘기입니다.

이것이 민주통합당을 바라보는 민심의 현주소입니다.

자뻑 상태에서 샴페인을 터트리고 있는 그들만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듯합니다.

공천 확정자와 경선후보 발표 내용을 들여다보면 민주통합단의 속내가 보입니다.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그들은 아직 단수공천자만을 발표한 것이라 완전한 게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꿰어진 첫 단추가 옷매무새를 결정합니다.

다음 단추를 아무리 잘 꿰어도 스타일은 구겨집니다.

민주통합당은 이미 스타일을 구기고 들어가고 있습니다.

전 현직 국회의원 다수를 그대로 공천했습니다.

이들 중 에는 유죄판결을 받았거나 재판에 계류 중인 인사도 있습니다.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를 받고 있는 인사들입니다.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했다는 변명은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스캔들이란 말로 들릴 뿐입니다.

정체성이 의심스러운 인사를 경선후보로 공천한 사례도 있습니다.

지역에서의 경쟁력을 감안했다는 주장은 넋을 잃게 합니다.

비난이 쏟아지자 “몰랐다”고 발뺌하는 모습도 보기 좋지 않았습니다.

당사자는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외곽선거조직의 핵심인사였습니다.

그는 선진국민연대 사무처장을 지낸 사람입니다.

선진국민연대는 이명박 후보의 최대 선거 사조직으로 이름이 높습니다.

이 조직을 만든 인사들은 이명박 정권의 실세로 통하는 사람들입니다.

당사자는 자신을 엠비스트(MBIST)라 칭할 정도였습니다.

이런 사람이 민주통합당의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그걸 덥석 받아 낸 민주통합당의 정체성이 자못 궁금해집니다.

문제가 되자 민주통합당은 결국 부랴부랴 없던 일로 했습니다.

하지만 사전검증을 철저히 했는지 안했는지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공천심사 위원회도 몰랐고 최고위원회도 몰랐다는 군색한 변명만 하고 있습니다.

총선은 국민을 대신해 국정을 펼치는 사람을 뽑는 것입니다.

그래서 국회의원 후보에 대한 정체성이 중요합니다.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겠다는 것이 민주통합당의 슬로건입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태동의 공신을 후보로 내세우다니 소가 웃을 일입니다.

아전인수식의 접근도 유만부동입니다.

로맨스와 스캔들을 헷갈리고 있는 듯합니다.

민주통합당의 인기가 떨어지는 이유를 알만하게 되었습니다.

집권 여당의 실정과 실수의 반사이익만을 챙기려 했다는 반증입니다.

민주통합당은 들떠 있습니다.

총선승리와 대권은 따논당상으로 여기고 있는 분위기가 읽혀지고 있습니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없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모양새입니다.

그래서인지 야권연대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다자구도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는 자만심이 묻어나고 있습니다.

과연 이런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동안 속을 만큼 속아온 국민들은 이력이 나 있습니다.

어물어물 넘어가려는 태도는 더 이상 용납되지 않습니다.

당 내부에서도 걱정하는 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야권연대에 힘을 보태겠다고 입당한 인사들은 머쓱해 하고 있습니다.

김두관 경남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은 난감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김 지사는 국민이 걱정하고 있다는 말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이른바 낙동강 벨트로 불리는 지역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김정길 전 장관도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텃밭을 닦아온 노고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걱정입니다.

김 전 장관은 “국민이 통합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있다”고 했습니다.

문재인, 문성근, 김정길 3인의 부산 입성에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낙동강 전선 운운하며 내심 승리를 꿈꿔왔습니다.

이 지역의 선전예측은 후보들의 개인적 인지도와 역량에 의존한 바 큽니다.

그럼에도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이를 당의 지지도 상승의 결과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배가 불러도 한참 부른 겁니다.

아직 입으로는 연대를 외치고 있지만 딴 생각을 하고 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민주통합당의 환골탈태를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언감생신일 겁니다.

다만 이제까지 갖고 있던 밥그릇이나마 챙기라고 충고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합니다.

분위기에 취해 국민들이 자기네들 편이라고 착각하는 일을 멈춰야 합니다.

더 늦기 전에 반성하고 성찰해야 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그렇게 어리석지 않거든요.

버스 떠난 뒤 손들어 봐야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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