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통영’ 감성을 풍요롭게 하다
푸른 통영’ 감성을 풍요롭게 하다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1.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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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유치환, 화가 이중섭, 소설가 박경리의 고향

-국내외 작가 150여점 작품 전시 ‘옻칠 미술관’
-400년 전통 자랑…통영 대표 시장 ‘중앙시장’


통영의 겨울체험은 눈과 마음이 즐겁다. 도시의 역사와 훈훈한 사연을 담아낸 미술관들과 벽화마을을 엿보는 이색경험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독특한 테마를 지닌 미술공간들은 바다를 배경 삼거나, 담장을 캔버스 삼아 푸른 통영을 그려내고 있다. 전혁림 미술관, 옻칠미술관, 동피랑 마을 등에서 따뜻한 겨울 햇살과 함께 감성을 풍요롭게 하는 체험이 진행된다.    


통영시 용남면에는 국내 최초의 옻칠 미술관이 자리 잡고 있다. 통영에 옻칠 미술관이 세워진 것은 충무공과도 사연이 깊다. 이순신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로 통영에 부임한 이후 12공방을 설치했고 공방중 상하칠방에서 나전칠기를 생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후로 통영은 400년 전통을 이어온 나전칠기의 본고장으로 명성을 알리기 시작했다.

150여점의 작품 전시중인 ‘옻칠 미술관’

옻칠 미술관에 들어서면 퀘퀘 묵은 옷장과 화장대 대신 옻으로 단장한 다양한 미술작품을 만날 수 있다. 국내, 외 작가의 현대작품 150여점이 전시중인데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옻칠 장신구와 한국 옻칠화다. 옻칠 장신구는 옻칠만의 미학적 특성을 살린 옻칠조형작품으로 전통미 가득한 목걸이, 브로치 등으로 재현됐다. 미술관 소재 아트숍에서는 통영의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는 그윽한 휴식을 즐길 수 있다.

통영의 피카소’ 전혁림 화백 미술관

통영 미륵산 자락으로 향하면 건물 자체가 작품인 독특한 미술관을 만나게 된다. ‘통영의 피카소’로 불리던 추상화가인 전혁림 화백의 미술관이다. 전혁림 화백은 통영에서 태어나 타계했으며 고향인 통영을 화려한 색으로 담아낸 작가다. 미술관에는 전화백의 작품 80여점과 관련자료 50여점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미술관은 멀리서 봐도 다른 건물들과는 차별화된 독특한 인상으로 다가선다. 그가 거주하던 봉평동 일대의 뒷산을 배경으로 세워진 미술관은 건물 외벽이 아름답게 채색된 세라믹 타일들이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전화백과 아들 전영근씨의 작품을 7,500여장의 타일로 재구성해 통영의 바다와 화백의 예술적 이미지를 재현했다.

전시관에서는 한국 색채추상의 대가인 전화백의 강렬한 유작 뿐 아니라 생전에 쓰던 물감 캔버스 등 작품도구 등도 구경할 수 있다. 별관에는 미술관에서 운영하는 카페가 있어 작품과 음악을 감상하며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는 휴식의 시간도 마련된다.

▲ [사진제공=뉴시스]전혁림 화백 미술관


화가 전혁림 외에도 시인 유치환, 극작가 유치진, 화가 이중섭, 소설가 박경리, 음악가 윤이상 등이 모두 그리운 통영의 바다가 길러낸 예술가들이다. 하지만 통영 일대가 유명한 예술가들의 사연만 묻어나는 것은 아니다. 강구안에서 이어지는 골목 사이에 웅크린 벽화마을 동피랑은 미대 학생들과 일반인들의 따뜻한 그림이 있는 마을이다.

중앙시장 뒷길을 따라 동피랑 골목을 굽이굽이 오르다보면 다양한 벽화들이 길손을 반긴다. 마을은 몇 장의 그림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걸어 다니면서 그림을 감상하고 벤치에서 휴식을 즐기는 슬로우시티를 지향하고 있다.

400년 전통을 자랑하는 통영 대표 시장

최근에는 통영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동피랑은 동쪽에 있는 비랑(비탈의 사투리)이라는 뜻으로 마을 언덕 중턱까지 오르면 통영 앞바다가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동피랑에서 강구안으로 내려서면 통영의 유서 깊은 공간들과 조우하게 된다. 중앙시장, 서호시장 등 통영의 대표 시장들 역시 강구안에 기대 있다. 4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중앙시장은 뒤에는 동피랑을, 앞에는 강구안 포구를 두고 있다.

중앙시장에는 싱싱한 생선과 마른고기가 주류를 이루고 통제영 시절 이 일대에 12공방이 있었던 까닭에 나전칠기 가게도 만나볼 수 있다. 여객선 터미널 방향의 서호시장은 인근에서 나는 해산물들이 모두 모이는 곳이다. 자연산 활어부터 건어물까지 사계절 해산물이 넘쳐나며 즉석에서 막 회를 맛볼 수도 있다. 새벽 경매 시간 때가 피크로 경매구경을 끝낸 뒤 졸복국,  해물뚝배기, 굴밥 등으로 시원한 속풀이가 가능하다.  

시장들 외에도 강구안은 통영의 명물인 충무김밥집과 선술집이 몰려 있고, 문화마당과 남망산 조각공원 등 문화공간도 함께 어우르고 있다. 강구안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전함이 정박하던 곳으로 초입에는 거북선 한척이 실제 크기로 전시돼 있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자리한 청마 문학관

남망산 조각공원과 청마 문학관 역시 강구안에서 걸어서 닿을 수 있는 거리다.  청마 문학관은 바다가 보이는 정량동 언덕에 자리 잡았는데 문학관에는 ‘그리움’, ‘행복’ 등 유치환이 남겼던 수려한 시들과 그의 시세계를 소개하는 책들이 보관돼 있다. 문학관에서 나와 넓은 마당을 지나면 그의 생가도 재현돼 있다. 강구안 바다를 끼고 남망산 조각공원으로 오르는 길은 예술을 품에 안은 통영을 음미하는 호젓한 산책로로도 안성맞춤이다.
한려수도를 조망할 수 있는 달아공원이나 이순신장군의 흔적이 서린 세병관 역시 통영에서 두루 둘러볼 아름다운 공간들이다. 삼도수군의 본영이 있던 세병관은 현존하는 목조 고건축 중 가장 넓은 곳으로 국보로도 지정돼 있다.

<당일 여행코스>
옻칠 미술관→전혁림 미술관→동피랑→중앙시장→강구안
<1박2일 여행코스>
첫째날: 옻칠미술관→전혁림미술관→달아공원→세병관
둘째날: 서호시장→강구안→동피랑→중앙시장→청마문학관→남망산 조각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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