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부동산 자산 급증 “부의 양극화?”
20대 부동산 자산 급증 “부의 양극화?”
  • 강우석 기자
  • 승인 2011.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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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대 청년실업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소수 20대 가구의 부동산 자산 비율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월 대학을 졸업한 강모(27)씨는 극심한 취업난에 구직활동이 길어지면서 학자금 대출 및 월세비 부담에 결국 고향으로 발길을 돌렸다.

통계청 조사 결과 지난 3월 말 기준 30세 미만 가구의 평균 부채는 2천597만원으로 1년 전보다 34.9% 증가했다. 이는 전 연령 평균 증가율 7.3%의 5배에 다다르는 수치로, 강씨 처럼 취업난으로 인한 20대의 험난한 삶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반면 일찌감치 부동산에 관심을 기울여 자산을 크게 늘린 20대들도 있다.

서울에 사는 최모(29)씨는 지난 5월 아버지 고향인 충남 서산시에 5000만 원을 투자해 땅을 샀다. 지난해 부모님과 함께 한 시중은행의 프라이빗뱅킹(PB) 재테크 강의를 듣다 땅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실전에 나선 것이다. 최씨는 “부모님이 부동산 투자로 재산을 불려와 학생 때부터 친숙했다”며 “종잣돈을 잘 굴려서 꾸준히 투자를 늘려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30세 미만 가구는 전체 자산 가운데 46.1%를 부동산으로 보유해 지난해보다 부동산 자산 비중이 8.9%p 늘었다.

특히 30세 미만 가구의 평균 부동산자산은 지난해 2818만원에서 올해 3835만원으로 36.1% 늘었고 전체 가구 중 부동산자산 보유 비율도 19.1%에서 21.1%로 늘었다. 반면에 다른 연령대는 모두 부동산 자산의 비중이 줄고 부동산 자산 규모 자체의 증가율도 훨씬 낮았다.

이는 부동산값이 정체되거나 하락하는 가운데 부모 세대의 상속과 증여가 활발하게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전문가는 “대부분 결혼할 때 첫 부동산을 갖게 되는데, 결혼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첫 부동산 구입 연령층도 높아지는 추세”라며 “20대의 부동산 자산이 늘고 있다는 것은 중산층 이상 가정에서 부모에게 물려받거나 투자 개념으로 부동산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부의 양극화’ 현상이 20대부터 시작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20대 저축자산이 1879만 원에서 1589만 원으로 1년 새 290만 원 줄어든 가운데 투자용 부동산 비중이 늘어난 것 자체가 대표적인 쏠림 현상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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