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여전히 심각
대기업,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여전히 심각
  • 강우석 기자
  • 승인 2011.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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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재벌들의 일감 몰아주기가 여전히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정부가 증예서 부과 등 자제에 나섰지만, 오히려 더 늘어나 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실시한 대기업집단 소속 20개 광고, SI, 물류업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계열사 간 내부거래의 88%가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방식으로 이루어 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경쟁입찰 비중은 12%(1조 774억원)에 불과했다.

또 비계열사와의 거래는 총 거래액 3조 7,177억원 중 41%(1조 5,211억원)가 수의계약 방식으로 체결됐으며 경쟁입찰 비중은 59%(2조 1,966억원)로 계열사 간 내부거래(12%)의 경우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대기업 일가가 중소형업체들의 자유로운 경쟁마저 빼앗아 간다는 방증인 셈이다.

업종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광고분야의 내부거래는 8개 광고대행 업체가 계열사로부터 수주한 금액 총 9,066억원 중 96%(8,668억원)가 수의계약 방식으로 체결됐다. 이는 08년(98%), 09년(97%)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는 수치다.

4대 기업집단 소속 광고대행사들의 내부거래 수의계약 비중은 94%이며, 개별기업별로는 77%~100% 수준이다.

또 광고분야의 비계열사 거래는 총 금액 4,128억원 중 63%(2,587억원)가 수의계약 방식으로 체결됐다. 08년도(79%), 09년도(66%)와 비교했을 때 점차 감소하는 추세이다.

SI분야의 내부거래는 8개 SI 업체가 계열사로부터 수주한 금액 총 4조 481억원 중 78%(3조 4,951억원)가 수의계약 방식으로 체결됐다.

SI분야의 비계열사 거래는 총 금액 2조 5,284억원 중 21%(5,238억원)가 수의계약 방식으로 체결됐다. 08년(23%), 09년(19%)에 비해 큰 변동 없다.

이는 내부거래시 수의계약 비중(78%)과 비교할 때 훨씬 낮은 수준으로 경쟁입찰이 일반화되어 있음을 나타낸다.

물류분야의 내부거래는 4개 물류업체가 계열사로부터 수주한 금액 총 3조 7,748억원 중 99%(3조 7,226억원)가 수의계약 방식으로 체결됐다.

물류분야의 수의계약 비중이 다른 업종에 비해 높은 것은 계열사들의 물류업무를 전속적으로 위탁수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물류분야의 비계열사 거래는 총 금액 7,764억원 중 95%(7,387억원)가 수의계약 방식으로 체결됐다.

공정위는 또 이들 회사의 하도급 현황을 분석한 결과, 대기업집단의 광고, SI, 물류 업체는 전체 기획 및 총괄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계약의 세부 업무는 중소기업 등에 위탁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밝혔다.

또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기획․총괄 업무가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단순히 거래단계만 추가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로부터 수의계약으로 수주한 후 계약내용과 거의 동일한 업무를 별다른 역할 없이 하나의 중소기업에게 위탁하고 일정금액을 취하는 일종의 '통행세' 사례도 다수 발견됐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국민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기업집단의 계열사 간 수의계약 관행이 보편화됨에 따라, 대기업집단별로 폐쇄적인 내부시장이 형성되고 역량있는 비계열 독립기업의 사업참여 및 성장기회가 제약되는 점이 문제”라며 “대기업집단 소속 광고, SI 업체 등의 입장에서도 계열사 물량에 안주하여 경쟁력이 약화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앞으로 계약방식에 관한 모법 거래 관행을 제시해 대기업이 자발적으로 경쟁 입찰을 확대해 나가도록 유도하고, 경쟁 입찰·수의계약 여부 등을 공시하도록 해 사회적 감시수준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공정거래법 위반이 되는 부당지원행위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주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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