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1118번 국도 여행 '혼자 옵서예'
제주1118번 국도 여행 '혼자 옵서예'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1.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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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부터 오름까지 자연 속을 달리는…

가을 속의 제주는 맑은 하늘과 깊은 바다 빛으로 여행객들을 유혹하는데 일등공신이다. 특히 제주 동쪽 산간 지역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1118번 국도는 제주의 역사와 문화, 자연을 엿볼 수 있는 최적의 여행 코스로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나들이에 나서기 좋다. 

그리움과 기다림이 녹아 있는 ‘연북정’

1118번 국도가 시작되는 북쪽 해안가에는 옛 제주의 관문인 ‘연북정’이 서있다. ‘연북정’은 1590년 당시 조천관을 중창해 쌍벽정이라 부르던 것을 1599년 건물을 재보수하면서 지금과 같은 이름으로 바꿨다.
옛날 제주로 유배돼 온 사람들은 매일 이곳에 서서 한양에서 기쁜 소식이 오기를 기다리며 임금을 향해 사모의 충정을 보냈다고 한다. 그래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높은 축대 위에 세워진 정자 위에 오르면 북쪽으로 펼쳐진 너른 바다가 한 눈에 담긴다. 탁 트인 바다 풍경도 시원하고 정자에 앉아 오순도순 나누는 동네 주민들의 담소도 정겹기 그지없다. 수많은 유배자들의 그리움과 기다림을 담고 있는 연북정은 현재 동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여전히 긴 세월을 이어나가고 있다.

제주돌 문화공원, 
다채로운 볼거리 가득

남조로 교차로를 지나면 곧이어 제주돌 문화공원을 만나게 된다. 약 3,305,785㎡나 되는 넓은 부지에 제주돌 박물관과 전통마을, 오백장군갤러리 등 다채로운 볼거리들이 가득한 곳이다. 한 바퀴 둘러보는 것만 해도 넉넉히 1시간 반은 잡아야 한다.
‘설문대할 망과 오백장군’을 주제로 한 전설의 통로를 지나 ‘돌 박물관’에 들어서면 오직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신기한 화산암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시품들을 하나씩 들여다볼수록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온다. 돌이 그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기만 할 뿐이다.

야외 예술품

야외로 나서면 옛날 제주민들이 생활 속에 활용했던 여러 가지 돌 민속품들과 조선시대 성문 밖을 지키고 섰던 돌하르방을 볼 수 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오백장군갤러리도 놓치지 않고 둘러보자. 지하 1층 전시실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 25호인 ‘조록나무뿌리 형상물’ 이 상설 전시되고 있으며 기획전시실 전관에서는 10월21일까지 강요배 화백의 ‘풍화전’을 감상할 수 있다. 


교래 곶자왈 ‘에코랜드’

제주돌문화공원에서 2~3분 남짓 되는 거리에는 에코랜드가 있다. ‘교래 곶자왈’ 지역에 조성된 에코랜드는 클래식한 증기기관차를 타고 신비한 숲 속 여행을 만끽하는 자연 친화형 테마파크다.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제주도의 특이한 생태 지형인 곶자왈 지역에 들어서면 마치 원시림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메인 역을 출발한 열차는 에코브리지역, 레이크사이드역, 피크닉가든 역에서 차례로 정차하며 각 역마다 호수와 드넓은 초원, 화산송이가 깔린 에코로드를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다. 아이들을 위한 토피어리 만들기 체험도 있어 가족들과 색다른 추억거리를 만들기도 좋다. 

제주만의 특별한 자연환경 ‘산굼부리’

이 길을 따라 내려가는 길에 가을철 명소인 산굼부리를 빼놓으면 아쉽다.
산굼부리는 교래 사거리에서 1112번 국도로 갈아타고 동쪽 방향으로 약 5분 정도 들어가야 한다. 국가지정 문화재 천연기념물 제 263호인 산굼부리는 내부 면적만 30만 평방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분화구로 화산섬인 제주만의 특별한 자연 환경을 보여준다. 온통 수풀로 덮여 있는 분화구 안과 달리 밖은 억새풀들이 무성하다. 아직은 푸른빛을 띠고 있는 억새풀들은 10월께부터 은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며 장관을 이룬다.

국제적 습지보호구역 ‘물영아리’

다시 1118번 국도로 돌아와 남원 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물영아리 오름을 지나치게 된다.
물영아리 오름은 국제적인 습지보호구역(람사르습지)으로 화구호 안에 습지가 형성된 독특한 생태 환경을 지니고 있다. 분화구 안에 들어서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묘한 분위기에 젖어들게 된다. 고요하면서 간간이 들리는 까마귀 소리가 태고적 자연을 연상케 한다.
산 밑에서 정상부 분화구까지는 약 30분 정도 걸리며 나무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아이들도 손쉽게 오를 수 있다. 하지만 꽤나 가파르기 때문에 중간 중간 쉬어가는 게 좋다.
물영아리 오름은 일출부터 일몰시까지 누구에게나 개방돼 있다.

국도의 마지막 여정 ‘남원 큰엉’

1118번 국도의 마지막 여정은 남원 큰엉에서 마무리된다. 국도와 해안도로가 맞닿는 곳에서 서귀포쪽으로 방향을 틀면 금세 남원 큰엉이 나타난다. 큰엉이라는 이름은 마치 커다란 바위 덩어리가 해안을 집어 삼킬 듯이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언덕이라 해서 붙여진 것.
현무암질의 새까만 바위 절벽이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를 온 몸으로 받아쳐내며 우람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남원 큰엉을 제대로 즐기려면 해안 절벽을 따라 난 산책길을 걸어야 한다. 작은 오솔길처럼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산책로에는 앉아 쉴 수 있는 벤치가 놓여 있어 운치를 더한다. 해안 절벽 위 아찔한 높이에서 내려다보는 바다는 장엄하기 짝이 없다. 더구나 바위에 철썩대며 부딪치는 파도 소리가 어찌나 큰 지 오래 서 있으면 귀가 멍멍해질 정도다. 해안 절경을 실컷 감상한 후에는 부근에 있는 ‘큰엉서각갤러리’나 ‘신영영화박물관’도 함께 둘러보도록 하자. 큰엉서각갤러리 안에는 무인카페도 있어 작품들을 감상하며 편하게 쉬었다 갈 수 있다.

이밖에도 1118국도 주변에는 함덕서우봉해변, 제주항일기념관, 교래자연휴양림, 삼국지랜드, 제주경주마육성목장, 사려니 숲길, 붉은 오름, 신영영화박물관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많다.

<당일여행코스>
역사 문화 코스 : 연북정→제주돌문화공원→신영영화박물관
생태 자연 코스 : 에코랜드→산굼부리→물영아리 오름→남원 큰엉

<1박2일 여행코스>

첫째날/연북정→제주돌문화공원→에코랜드
둘째날/산굼부리→물영아리 오름→남원 큰엉→신영영화박물관

정리: 박수진기자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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