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하는 낚시 체험
아이와 함께 하는 낚시 체험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1.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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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포인트- 낚시는 교육이다

8월의 끝자락. 방학 동안 아들 준용(12)이 녀석이 아이스크링크에 가자고 조르던 걸 같이 못가서 내내 마음이 걸렸다. 꿩 대신 닦이라고 나는 아이스링크 대신 석모도로 준용이를 데려가기로 했다.

자, 드디어 낚시터, 이제부터 근처 수로와 저수지를 시작으로 준용이의 용돈벌이 배스낚시가 시작이 된다.

“마리 당 천원, 오케이?”

초등학교 5학년인 준용이는 컴퓨터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부족한 운동량이 늘 걱정이었던 나는, 오늘 작정하고 이놈에게 낚시를 가르칠 계획이다. 물론 배스를 낚으면 그에 상응하는 포상을 한다. 마리 당 1000원. 그러나 만약 입질이 없다면 준용이는 무더위와 체력 싸움을 벌여야 한다.

역시 준용이는 저수지 절반 이상을 돌아서야 겨우 20㎝급 한 마리를 들어 올린다. 녀석의 얼굴에는 힘들어 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계속해서 석축 사이드 브레이크라인에서 입질이 들어온다. 포지션이 파악되자 드디어 마릿수 게임이 시작된다.

조금 더 사이즈가 좋아진 배스를 든 준용이는 그제야 표정이 바뀐다. 좀 전까지만 해도 ‘요런 작은 놈은 잡아 뭐하냐’며 ‘차라리 친구들과 자전거를 타겠다’고 칭얼대던 녀석이었다. 그랬던 아이가 두 마리, 세 마리 연신 낚아내며 신나한다.

지금은 25㎝ 전․후급들이 많이 나올 시즌이다. 쏘가리대인타이프VIP 64ML-L에 바이오마스터 C2000, 그리고 5LB카본 라인이면 충분하다. 조기 급 사이즈들은 1/16 지그헤드와 C테일 웜이면 된다.

대여섯 마리를 올리면서부터 녀석의 분위기가 사뭇 진지해 진다. 한 마리를 낚아내고는 열 발자국 걸어가서 다음 놈을 걸어낸다. 녀석이 패턴을 읽어 나가기 시작한다.

다음에는 1박2일 캠핑낚시를…

내가 잠시 차에 다녀오는 사이에 준용이는 물이 빠져 수심이 아주 얕은 포인트에서 뭘 걸었는지 한참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다행히 물에 빠지지 않고 배스 한 마리를 건져 올린다. 이날 준용이가 낚은 것 중 가장 씨알이 좋은 40㎝급이다. 이렇게 해서 이날 준용이가 번 용돈은 1만원.

우리는 남은 막배 시각까지 석모도의 나머지 필드를 둘러보기로 했다. 물 맑은 포인트에 도착해 보니 오랜만에 카약이 타고 싶다. 새물이 졸졸졸 내려오는 포인트에서 배스를 노려보는데, 물이 너무 맑아서인지 근거리에서는 입질이 거의 없다. 준용이는 더웠는지 신발을 벗고 물장난을 친다.

하리지의 브러시에는 배스치어들이 모여 있다. 대략 10㎝ 정도의 치어들이라 웜을 쫓아오기는 하나 덥석 물지는 못한다. 최근 보트로 공략하는 포인트에서 굵은 사이즈의 배스들이 나온다고 하니 다음 번 출조때에는 준용이와 함께 카약을 타야겠다.

준용이 나이쯤 되면 조금씩 자신만의 고민과 걱정이 생기고 그만큼의 호기심도 커진다. 하루 정도는 텐트와 저녁거리를 준비해서 캠핑낚시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아이와 함께 낚시 할 때는⋯

가끔 내 가게에 아들이나 딸을 데리고 루어낚시를 하겠다며 찾아오는 꾼이 있다. 그런데 이들 대부분은 출조 전과 출조 후의 분위기가 180도 바뀐다. 아빠들은 처음에야 아이 채비에 웜을 달아주고 친절하게 가르쳐 주지만 이내 목소리가 커진다.

“아니 그건 이렇게 해야지, 넌 왜? 이렇게밖에 못하니? 아, 그렇게 하지 말라니까.”

부자 간, 혹은 부녀간의 정에 금이 가기 십상이다. 아이와 함께 낚시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일단 계획부터 잘 세워야 한다.

 1. 시간표와 동선을 짜라 │출조계획은 머릿속에 넣어두는 것보다 꼼꼼하게 메모하는 게 좋다. 작은 메모장에 시간 별 이동구간과 중간 중간 쉴 수 있는 계획을 적어둔다.

2.포상을 하라│ 아이들은 단순한 낚시만으로는 금방 집중력을 잃어버린다. 작은 이벤트를 준비하자. 마리당 얼마, 혹은 몇 마리 이상 낚으면 아이가 좋아하는 저녁메뉴를 고르게 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3.아이의 낚시가 먼저다│아이가 먼저 스스로 낚시를 하기 전까지는 아빠는 고기 잡을 생각을 버려야 한다. 입질이 없더라도 아이가 집중력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자. 그런 후 아빠가 직접 시범을 보이며 아이의 약을 올리는 정도가 적당하다.

4.손맛을 보게 하자│아이가 고기를 못 잡고 집중력을 잃어갈 때는 아빠가 입질을 받고 세팅을 한 뒤 아이에게 낚싯대를 건네주자. 이 때 절대 고기가 걸려있다는 말을 하면 안 된다. 아이에게 잠시 낚싯대를 맡긴 후 멀리 떨어져 있자. 아이는 마치 자신이 낚은 것 인 줄 알고 신이 나서 아빠에게 뛰어 올 것이다. 이때 아빠는 최대한 칭찬을 해준다.

 

<자료제공: 월간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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