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 박삼구 vs 박찬구...경영권 분쟁 초읽기
'형제의 난' 박삼구 vs 박찬구...경영권 분쟁 초읽기
  • 박태현 기자
  • 승인 2011.06.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호석화, 금호아시아나 고발…"회사 뺏으려는 의도"

금호家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비자금 조성과 미공개 내부정보 이용 혐의를 받고 있는 박찬구(63,금호석유화학)회장 측이 형 박삼구(66,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에 반격하고 나섰다.
금호석화는 7일 오후 김성채 대표이사 명의로 박삼구 회장, 오남수 전 전략경영본부 사장, 이용주 인재개발원 원장, 이용욱 상무 등 금호아시아나그룹 전현직 고위 임원 4명을 사기 및 증권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남부지검에 고발했다.
지난 2009년 7월 박삼구 회장이 경영상의 갈등으로 동생 박찬구 회장을 해임하며 자신도 경영에서 물러났던 '형제의 난' 당시보다 반목이 더욱 깊어진 모양새다.
박찬구 회장이 검찰의 의혹에 대해 무혐의 입증이 어려워 처벌이 내려진다고 해도 혼자 잘못을 뒤집어 쓸 수는 없다는 것이다. 박삼구 회장 측근들을 수사에 끌어들이는 물귀신 작전으로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 금호석화 홍순화 회장부속실장은 고발에 앞서 "박찬구 회장에 대한 악의적인 정보가 검찰 쪽에 들어가고 있다"며 "이는 박찬구 회장을 곤경에 빠뜨려 금호석화를 뺏으려는 의도"라며 박삼구 회장 측을 의심했다.
박찬구 회장은 현재 지인과 처남이 운영하는 협력업체와 거래하는 과정에서 거래대금을 부풀려 지급한 뒤 차액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200억~300억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2009년 6월 대우건설 매입 손실 관련 사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금호산업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100억원대 손실을 회피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분 매수 자금의 출처를 협력업체와의 뒷거래라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호석화는 비자금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금호석화 측은 "발견된 차명계좌의 흐름을 보면 돈이 어디로 귀속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비자금이 아니라는 확실한 알리바이가 있다"면서 "2009년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금감원 소명했으며 의혹 없음 처분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박찬구 회장도 검찰 수사 초기에 "죄지은 사람은 따로 있을 것"이라면서 "누구인지는 알아서 판단하라"라는 형을 겨냥한 듯 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금호석화는 또 비자금 관련 정보를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이 흘린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금호석화의 계열분리로 입지가 좁아진 박삼구 회장이 지난해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금호석화의 경영권을 다시금 노리고 있다고 주장이다.
금호석화는 내부자거래 혐의도 부인하고 있다.
박 회장은 비자금 조성 혐의 이외에 아들 박준경 금호석화 상무보와 함께 2009년 6월 대우건설 매입 손실 관련 사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대우건설 매각 공고전 미리 금호산업 지분을 전량 매각해 100억원대 손실을 회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금호석화 측은 "당시 오너 형제간의 내분으로 박찬구 회장은 경영에서 배제돼 있었으므로 대우건설 매각 공고일 이전에는 매각에 대해서 알수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금호석화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에 미공개 내부정보 이용 혐의 관련 답변을 요청하는 공문을 전달했지만 답변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금호석화는 관련 내용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도 같은 내용을 질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석화는 검찰 조사와 관련해 이례적으로 장문의 보도자료를 수차례 내며 비자금 조성 의혹과 내부정보이용거래 의혹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금호석화가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도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는 것은 그만큼 억울한 측면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해석이다.
금호석화의 금호아시아나그룹 고소사건은 그 동안 수면아래 감춰져 있던 오너 형제간 다툼으로 비화되는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