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컨텐츠 펀드, 수익률 흥행 보증수표
문화컨텐츠 펀드, 수익률 흥행 보증수표
  • 전은정 기자
  • 승인 2011.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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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손잡고 대규모 투자 사업
품앗이 펀드부터 대형 투자까지 입맛 따라 선택

영화배우 현빈이 다음 달 해병대 입대를 앞두고, 두 편의 영화를 개봉한다. 그 중 배우 임수정과 함께 주연한 멜로영화‘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는 경기도가 340억원을 들여 만든 경기 영상펀드 투자 영화(G-시네마) 1호다.
영상펀드는 현재 평균 40~60%의 수익을 내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수익이 발생하면 일정한 비율로 배분받을 수 있다. 정부는 높은 수익률에 힘입어 올해 1000억원을 추가 출자해 1500억원을 영상펀드에 더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화콘텐츠 사업을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바라보게 된 업계의 시선이 자금을 몰고 온 것이다.

문화콘텐츠 출자규모 1000억원 육박

최근 문화콘텐츠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이 급변하고 있다. 무궁무진한 투자가치를 깨달으면서부터다. 문화콘텐츠 사업을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바라보게 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문화콘텐츠 사업을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도 가치 재평가에 한몫했다.
인식의 전환은 자금을 몰고 왔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영화진흥위원회의 출자금 60억원과 문광부 자금 900억원을 합칠 경우 내년 문화콘텐츠 부문 출자규모는 약 1000억원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진계정의 내년도 예산이 올해 3분의 1수준인 320억원으로 대폭 삭감된 것과 대조적이다.
문화콘텐츠 전문 투자업체 보스톤창투는 최근 리딩증권에 인수돼 리딩인베스트먼트로 재탄생했다. 아시아인베스트먼트도 연예기획사 IHQ에 인수된 뒤 사세를 키우고 있다. 베넥스인베스트먼트는 콘텐츠 부문만을 독립, BMC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기존 영화투자 부문 강자로 군림해 온 벤처캐피탈의 도전도 만만찮다. 국내 유일의 ‘영업흑자’영화투자펀드를 보유한 소빅창업투자와 올해 문화부계정에서 자금을 출자받은 이수창업투자가 특히 주목받고 있다.
과거 국내 문화콘텐츠 시장은 성장성에 비해 펀딩시장이 빈약하다는 비판을 들었다. 그러나 문화콘텐츠는 더 이상 비주류 사업이 아니다. 어떻게 투자를 집행하고 프로세스를 관리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메이저 사업이 된 것이다.

경기도 영상펀드 붐

경기도와 고양시는 영상산업 지원을 위해 지난해 8월 34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 각각 20억원씩 출자한다. 나머지 260억원은 일반 투자자들로부터 모집할 예정이다. 영화 관련 기업은 경기도 내에만 200개가 넘는다.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도 영상산업은 매우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경기영상펀드는 비무장지대 등 경기도 관련 콘텐츠를 다룬 영화, 경기도 내에서 영화의 50%분량을 촬영한 영화 등에 투자한다”면서 “수익이 발생하면 경기도와 고양시, 투자자들이 일정한 비율로 배분받게 된다”고 밝혔다. 경기도는‘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외에도‘고양이’등 2개의 영화에도 영상펀드로 투자하고 있다.
조재현 경기영상위원장은“과거 지자체 차원의 투자펀드가 많았지만 많은 손실을 봤기 때문에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면서“경기영상펀드가 지자체 영상펀드의 롤 모델이 되길 바란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에 앞서 대구에서는 2009년 말 419억원 규모로 조성된 문화산업펀드(펀드명 CJ창투12호 글로벌콘텐츠투자조합)가 운용되고 있다. 이 펀드는 CJ창업투자가 맡아 오는 2016년까지 영화나 드라마는 물론이고 게임, 애니메이션, 공연 등 문화콘텐츠에 집중 투자한다.
최근 지자체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예산 부족이 심해 앞으로 이 같은 지자체 차원의 문화 투자펀드 조성과 투자조합 결성 움직임은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영화 ‘과속 스캔들’ 256% 수익률 과속

정부가 컨텐츠산업활성화를 위해 출자한 영상펀드가 평균 40%의 높은 수익률로 선망의 대상이 됐다. 최근 3년간 최대 수익률을 올린 투자는 영화 ‘과속 스캔들’이다. 16억원을 투자해 256%의 수익을 올렸다. 영화 ‘국가대표’는 8억원으로 40~50%의 수익률을, 영화 ‘해운대’는 74억원으로 30~40%의 수익률을 거뒀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정부는 올해 1000억원을 추가 출자하는 등 1500억원을 영상펀드에 더 투입할 예정이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컨텐츠산업의 질적ㆍ양적 성장을 위해 2012년까지 총 1조4000억원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장관은“투자펀드 장르의 다양화를 위해 3D영상기술개발 등 500억원대 CG(컴퓨터그래픽) 투자조합 및 드라마펀드를 최근 새로 만들었다”면서 “드라마펀드의 경우, 지난해 말 정부 투자금 132억원에 민간투자기금 283억원을 더해 CJ창투12호글로벌컨텐츠투자조합이 결성돼 활동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문화콘텐츠펀드 수익률 60%

서울시는 지난 1일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과 조성한 문화콘텐츠펀드의 수익률은 현재 59%, 투자집행율은 52%에 이른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서울문화콘텐츠펀드는 지난 2008년 문화콘텐츠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서울시와 SBA가 함께 조성, 서울시가 150억원을 출자했고 SBA가 펀드 운용 등을 총괄한다.
펀드의 총 결성 규모는 974억원이다. 모두 3호의 펀드로 구성돼 있으며 존속기간은 7년, 투자기간은 4년으로 설정됐다.
문화콘텐츠 전문으로 결성된 1, 2호 펀드는 투자 포트폴리오가 애니메이션 40%, 게임 40%, 기타 콘텐츠 20%로 구성됐다. 1호는 ‘스톤브릿지디지털콘텐츠’ 펀드로 결성총액은 290억원, 2008년 결성됐다. 벤처캐피탈(VC) 스톤브릿지캐피탈이 운용을 맡았다. 2호는 ‘보스톤글로벌영상콘텐츠’펀드로 2009년 314억원 규모로 결성, 리딩인베스트먼트가 운용을 담당하고 있다. 1, 2호 펀드는 ‘메타제트’,‘뽀로로’같은 국내 애니메이션과 ‘전우치’등 국내 영화, ‘아케론’등 국산 게임에 투자를 진행했다.
3호 펀드는 다양한 분야의 벤처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초기기업 펀드로 조성됐다. 3호는 370억원 규모로 결성됐으며, 펀드가 3개로 나뉘어져 있다. 3-1호는‘에스엘아이9호초기기업’, 3-2호는 ‘알바트로스패스트파인더’, 3-3호는‘아이퍼시픽2009초기기업’이다. 각 조합의 규모는 각각 125억원, 115억원, 130억원이며, 운용사(GP)는 SL인베스트먼트,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 코오롱인베스트먼트다.
투자가 집행된 48건 중 투자금이 모두 회수된 건은 총 3건이다. 그 중 3호 펀드인 크루셜텍은 116%의 수익률을, 실리콘웍스는 28%의 수익률을 올렸다. 1호 펀드는 애니메이션‘따개비루’에 투자해 23%의 수익을 거뒀다.
스톤브릿지캐피탈 관계자는“문화 콘텐츠 산업의 특성상 대부분 프로젝트 형태로 투자가 이뤄졌다”며 “프로젝트 투자는 진행 단계별로 수익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소액투자자 위한 컬처펀드

문화 컨텐츠 투자에 두려움이 있다면 무이자로 소액투자를 해보는 건 어떨까. 무이자 대출방식으로 품앗이 투자자들을 문화예술 분야와 연결해주는‘컬처펀드’가 지난 8일 출시됐다.
P2P 금융서비스 ‘팝펀딩’은 문화예술 단체가 공연장 대관료 등 자금이 필요할 때 대출 신청을 하면, 여러 투자자가 십시일반 무이자로 투자를 해 주는 팝펀딩 컬처펀드를 선보였다. 문화예술 단체는 필요한 자금을 무이자로 융통하는 대신에 투자를 해 준 일반 대중들에게 문화참여의 기회를 제공해 준다. 무료 티켓인 초대권을 제공해 주거나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문화예술 체험 및 교육을 제공하기도 한다.
‘사회적기업 서울오케스트라’는 팝펀딩 컬처펀드 1호로 선정, 3월 29일로 예정된 정기연주회 준비를 위해 500만원을 신청했다. 1인당 5만원으로 투자금을 제한했고, 서울오케스트라에서는 투자자 1인당 2장의 무료 초대권을 제공한다. 서울오케스트라는 “자금을 융통하면서 관객도 확보할 수 있고, 마케팅 비용 부담 없이 입소문을 통한 홍보 효과까지 얻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팝펀딩 신현욱 대표는 “컬처펀드는 단순한 문화예술 후원이 아닌 일반 대중과 문화예술 단체를 직접 연결해서 커뮤니티를 만들어주는 의미 있는 서비스”라며 “문화예술 분야의 사회적기업을 시작으로 영화, 콘서트, 뮤지컬 등 분야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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