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책 사업 성과, 목표치 맞추려고 몰래 변경·수정
국가정책 사업 성과, 목표치 맞추려고 몰래 변경·수정
  • 김노향 기자
  • 승인 2010.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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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사업계획서 변경해서 무조건 100% 성과 달성
예전의 어느 대기업의 총수는 보고서 두께를 절반의 절반으로 줄이라고 직원들에 당부한 적이 있다. 기업이든 정부든 복잡하고 두꺼운 사업계획서 혹은 성과보고서들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까. 그런데 불필요해보이는 이 자료들은 사업 성과 100% 달성을 위해 새로 둔갑하는 일도 생겨나고 있다. 해마다 정부 부처들은 국가 정책의 사업 성과를 판별하는데, 이를 임의적으로 수정·변경해 예산상의 '성과'를 달성한 사실이 드러났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작성한 '사업계획서'와 '성과보고서'를 대조·분석한 결과, 성과 지표와 목표치, 평가 내용을 임의로 변경해 실적이 미흡한 정책의 성과달성률을 100%이상 높였다.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김영선 의원은 재정부가 작년 성과계획서에서 첫 성과 목표로 '거시경제의 안정적 관리'를 제시했고, 성과 지표로 '실질GDP 성장률'을 설정, 2009년 회계연도 목표치로 5.0±0.5%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성과보고서에는 성과계획서 상의 성과 지표인 '실질GDP 성장률'이 삭제되고, '소비자물가상승률' 지표가 제시됐다. 이로 인해 사업의 목표달성률은 100%를 기록할 수 있었다. 한국은행 통계 결과 성과계획서 상의 지표인 '실질GDP 성장률'은 0.2%에 불과해 당초 재정부가 제시했던 목표치 5.0%와는 큰 격차가 있었기 때문이다. 만일 이 수치를 대입했다면, 사업의 목표달성률은 5%에 불과했다. 이 밖에 '일자리 창출 등 노동시장 안정화'와 '경제발전 경험공유사업 추진'도 문제가 됐다. 성과계획서에는 실업률(%)이 제시돼 있었지만, 성과보고서에서는 삭제되고, 사회서비스 일자리 제공 수와 공공부문 청년인턴제 실시 인원으로 지표가 변경됐다. 이 사업의 목표달성률은 각각 144%, 100%에 이르렀지만, 원래 성과지표인 실업률(%)의 공식 통계는 3.6%로 원래 목표치인 3.5%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경제발전 경험공유사업의 경우 목표치 자체를 바꿔버린 사례였다. 당초 성과지표는 '당해년도 실제 경험공유 대상국 합계'로 모두 동일한 반면, 목표치는 성과계획서에 13개국, 성과보고서에 11개국으로 다르게 나타났다. 성과계획서 상에서의 13개국을 2009년도 회계결산에 적용해보면, 실적 달성에 있어 84%정도로 목표치에 모자라는 반면, 성과보고서에서 임의 변경한 지표를 기준으로 목표달성률이 110%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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