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에서도 빛을 발한 국내 반도체를 집중 분석한다
약세장에서도 빛을 발한 국내 반도체를 집중 분석한다
  • 김노향 기자
  • 승인 2008.06.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B투자증권 안성호 수석연구원
가장 쉬운 논리이자 투자자라면 모두 다 알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주식 시장은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고, 그래서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주가를 분석하거나 시장을 전망하는 일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 등 여러 가지 요인을 참고해 증시전망을 하기도 하나 사실 이보다 투자자들에게 근거를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아무리 정확한 분석과 자료를 통해 얻은 결과가 주가가 오를만한 이유가 충분한데도 하락하는 시장을 설명하기 어려운 것과 비슷한 이야기다. 올해 3월 새 이름으로 공식 출범한 KB투자증권에서 안성호 수석연구원을 인터뷰했다. 옛 한누리투자증권에서부터 2년 째 몸 담아온 안 연구원은 2000년 2월 지금의 유진투자증권인 서울증권을 거쳐 메리츠증권, 한화증권에서 8년 동안 반도체ㆍLCD 분야를 담당해왔다. 그의 말에 따르면 세계 1위의 국가로서의 입지를 가지고, 향후 한국 수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메모리반도체 산업에 대해 집중 분석해봤다. ▲반도체 산업, 어떤 길을 갈 것인가 한국 반도체는 1992년부터 단일품목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출비중을 계속해서 이어왔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한도체 수출액은 390억달러로 전체 수출액 3715억달러의 10.5%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수요가 위축되자 이에 대한 우려도 같이 확산되면서 대부분의 업종이 주가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연초 이후 전체 주가흐름을 살펴보면, 미국의 경우 나스닥지수 11% 하락,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7% 하락, 한국의 코스피 역시 10% 하락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주가가 각각 19%, 6% 상승했다.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은 휴대폰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수요를 줄어들게 했다. 이렇게 글로벌 수요 변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메모리반도체는 하반기 이후 수요가 회복되면 큰 폭의 실적 개선을 나타낼 것이라는게 안 연구원의 설명이다. ▲아시아 반도체, 국내 중소형주는 이제 막 불황국면에서 탈출하기 시작한 메모리반도체산업은 공정기술 차이에 따라 각 업체별 실적차별화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안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50nm급 공정전환을 진행하는 삼성전자, 하이닉스와 그렇지 못한 대만 2위권(2nd tier) 반도체 그룹간의 실적차별화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최근 낸드 플래쉬(NAND Flash)의 가격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견고한 수요를 유지하는 DRAM의 경우 고정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하반기는 계절적 수요 증가가 나타나기 때문에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공급증가율이 둔화되면서 가격의 상승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국내 중소형주 중에서도 테크노세미켐, 에이스디지텍, 티엘아이, 신성이엔지는 신규제품 공급이나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업체로서 투자를 주목할만하다. 그러나 안 연구원은 “LCD업종이 4분기 이후 공급과잉 전환을 예상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보수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애널리스트로서의 주관과 임무 안 연구원은 실적개선 흐름이 지속되는 것은 물론 시장평균대비 저평가돼 있는 종목군 중 가시성(Visibility)이 높은 업체를 주로 살펴본다. 이를 바탕으로 기술경쟁력과 시장점유율을 높게 유지하는지도 역시 중요한 선택 기준이다. 그러나 처음 강조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투자자들에게 이러한 판단의 근거를 알려주는 것이 애널리스트로서의 가장 큰 임무라고 생각한다. KB투자증권의 조병문 리서치센터장 역시 “주가지수 예측보다 더 중요한 것은 펀더멘탈의 변화를 놓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느끼기에 한국의 애널리스트로서 쉽지 않은 부분은 ‘매수 추천’ 종목에 비해서 ‘매도 의견’을 주관 있게 내놓기가 어려운 환경이라는 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