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주력상품은 거의 없어 ‘속빈 강정’
온라인펀드가 지점을 방문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덜어주고 수수료도 저렴한데 왜 큰 인기를 끌지 못할까? 막상 온라인 펀드몰을 뒤져보면 인기있는 펀드는 찾아 볼 수 없다. 그 이유는 운용사(개발사)가 증권사(판매사)의 눈치를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인기펀드를 온라인에서 싸게 팔면 증권사에 미움을 살 수 있어 운용사 측에서는 다양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반찬가지수는 많지만 맛있는게 없다
온라인에서 파는 펀드의 개수가 점차 늘어나고는 있지만 인기있는 펀드는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자금증가 추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슈로더브릭스’펀드나 미래에셋의 ‘디스커버리’펀드는 수수료가 싼 온라인 펀드가 없는 것처럼 인기펀드는 해당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펀드가 주식처럼 바로바로 사고 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상담을 필요로 하고 투자자도 여전히 지점가입을 선호하는 성향이 강하다. 또한 온라인 펀드 가입시 안내절차 등이 미비해 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가 한계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펀드의 상품 많지 않은 근본적인 이유는 운용사와 증권사 간의 ‘눈치보기’에 있다. 판매사 입장에서는 경쟁력 있는 주력 펀드를 온라인에서 팔면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수수료가 싼 상품을 내놓지 않으려 하고 운용사는 판매망을 장악한 은행과 증권사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온라인상품 개발에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도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서는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005년 말 온라인 펀드 판매액은 22억원에 불과했지만 2년이 지난 지난해 말에는 7000억원으로 늘어나 증가율만 놓고 봤을때는 3백배 이상 늘어났다. 하지만 전체 펀드 판매액에 비하면 0.2%수준이다. 아직 보편화 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또한 100억원 이상 팔린 상품은 손에 꼽을 정도다. 1월 30일 현재 미래에셋인사이트혼합형C-Ce가 1897억원, KB-e무궁화인덱스파생상품 525억원, 미래에셋BRICs업종대표주식형자 1C-Ce펀드가 345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수수료 차이 별거 아니다?
최근 판매사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점차 온라인상품이 다양해지고 있어 잘 찾아보면 의외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
‘수수료 차이 나봐야 얼마나 나겠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작은수수료 차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꽤 큰 돈으로 돌아온다. 예를 들어 ‘세이고배당주식형’펀드의 경우 ‘Class C’(오프라인)형의 보수는 2.544%이고 ‘Class Ce’(온라인)형의 보수는 0.994%이다. 1000만원을 거치식으로 투자했을때 수익이 연8%라고 가정하면 3년이 지났을 때는 오프라인 수수료가 85만원, 온라인 수수료는 33만원으로 52만원의 차이가 난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차이는 더 커져서 5년이 지났을때는 95만원의 차이가 난다. 이 차이는 투자원금이 클수록, 투자수익율이 높은수록 더 커질 것이다.
사실 수수료 보다 중요한 것이 수익률이다. 수수료가 싸니 수익률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을 하지만 일반 주식형 펀드와 온라인전용펀드의 운용에 차이가 없고 수익률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Class-E’또는 ‘Ce’라는 명칭이 붙는 온라인 펀드는 크게 2종류로 분류되는데 온라인에서만 파는 상품이 있고 오프라인과 온라인 동시에 팔면서 수수료가 절감되는 펀드가 있다.
키움증권의 온라인 펀드몰 ‘헹가래’에서는 총 250여개의 펀드 중 수수료가 싼 온라인 상품이 70여개가 있다.
또 하나대투증권의 온라인 펀드몰인 ‘펀드하자닷컴’에서는 총 300여개의 상품 중 100여개가 온라인상품으로 출시돼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금융상품센터’, 굿모닝신한증권의 ‘다이렉트 명품 펀드몰’ 등에서도 20~50% 가량 할인되는 펀드가 판매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리서치팀 이계웅 팀장은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동일 조건이 충족된다면 저렴한 수수료가 펀드 선택의 중요 포인트가 된다”며 “이러한 경향을 잘 반영해 장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온라인 펀드판매”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펀드 시장 활성화 돼나
지난해 금감원의 온라인 펀드판매 활성화 방안 발표 이후 증권사를 중심으로 온라인 펀드몰 런칭이 잇따르면서 서서히 성장할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최근 대형 증권사 위주로 온라인 펀드몰이 활성화 되고 있고 온라인 펀드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이 팀장은 “올해는 온라인 판매시장의 확대를 통한 판매사들의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이며, 이로인해 다양한 구조의 서비스와 상품이 개발돼 온라인 시장을 이끌 새로운 동력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선진국에선 이와 같은 형태로 판매되는 펀드들이 보편화 돼있다.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고 나면 판매회사에 대한 규제가 완화돼 펀드상품을 한 곳에 모아놓고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회사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판매회사가 등장하면 투자자들은 자산을 관리하는데 있어 양질의 정보를 제공을 수 있고 판매사들의 수수료 경쟁으로 인해 수수료 부담도 줄어드는 등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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