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은 프런티어 마켓이 뜬다
2008년은 프런티어 마켓이 뜬다
  • 김노향 기자
  • 승인 2008.0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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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투자자금이 ‘프런티어 마켓(Frontier Market)’으로 이동하고 있다. 프런티어 마켓을 겨냥한 펀드가 잇따라 출시되고 주요 투자은행들도 리포트를 쏟아내기에 여념이 없다. 프런티어 마켓이란 신흥시장(Emerging Market) 중 증시규모가 작고 역사가 짧아 투자자들에게 덜 알려진 ‘차기 이머징 마켓’이다. ‘브릭스(BRICs, 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처럼 한정된 국가만을 지칭하는 개념은 아니나 2007년에는 우크라이나ㆍ크로아티아ㆍ루마니아ㆍ슬로베니아ㆍ모로코ㆍ나이지리아ㆍ페루ㆍ콜럼비아ㆍ카자흐스탄 등이 프런티어 마켓으로 꼽혔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거래량이나 투자자, 상장기업이 매우 적으며 규제가 약하고 종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이머징 마켓보다 투자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다. 반면에 국제 투자자금이 프런티어 마켓을 주목하는 이유는 우선 탄탄한 경제가 강점이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개방정책과 풍부한 천연자원, 폭발하는 인프라 투자 등이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게다가 이들 국가는 대부분이 아직 성장의 초입 단계에 있어 당분간은 이러한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울러 2000년대 들어서 프런티어 마켓의 증시규모는 가파르게 확산됐는데, 비록 경제규모에 비해 여전히 작은 수준이라는 평가지만 대안투자처로서의 매력은 훌륭하다. 작년 한 해 선진증시는 서브프라임 사태로 휘청거리며 투자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이에 비해 프런티어 마켓은 국제 금융시장의 외곽에 존재하기 때문에 선진시장의 악재에 상대적으로 둔감했다. 실제로 지난 11월 이머징 마켓의 평균 수익률이 약 7% 하락하는 사이 프런티어 마켓은 1.8% 떨어지는데 그쳤다. 상당수 국가가 기록적인 상승률을 나타냈는데 방글라데시 코트디부아르 우크라이나 주식시장은 2007년 달러 기준 80% 이상 올랐고, 나이지리아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11%에 달했다. ▲동유럽의 중국, 슬로베니아 지난해 7월 블룸버그 통신은 유럽의 슬로베니아 주식시장이 무섭게 올라 세계에서 가장 비싼 증시로 자리매김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슬로베니아 증권거래소 지수인 SB120은 2006년 40% 가량 상승한데 이어 작년에도 80%가 올라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이는 2002년말에 비해서 4배 이상 급등한 것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작년 한해 뜨거웠던 중국증시가 개인투자자들의 열기로 급등한데 반해 슬로베니아는 정부 소유의 연금펀드들에 힘입어 랠리를 펼쳤다는 사실이다. 이는 유동성이 적다는 것을 의미하며 주식시장에 불이 붙는 일은 시간문제라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월가의 돈이 아프리카로 지난달 3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미국 월가가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 투자의 집중공략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아프리카ㆍ중동 시장에 서구의 투자자본이 몰리는 것은 아프리카 30개국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대로 미국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으며 증시 역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기 때문이다. 보츠와나ㆍ나이지리아ㆍ잠비아 등 자원이 풍부한 국가의 주가는 연일 급등하는 행진을 보였다. 아프리카 남부의 보츠와나는 지도를 한참 들여다봐야 찾을 수 있는 소국이지만 경제 성적은 남부럽지 않다. 최근 10년간 7%에 가까운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며 1인당 국민소득은 2005년 기준 5712달러로 러시아ㆍ터키보다 높았다. 또한 국가신용등급도 A2(무디스)로 한국과 같은 양호한 수준이며 내전에 시달리는 다른 국가들과 달리 정치적 상황도 안정적이다. ▲리스크 수위도 높아 조심스런 접근 필요 ‘포스트 이머징 마켓’이라 불리는 프런티어 마켓은 경제규모는 작지만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고수익’에는 언제나 ‘고위험’이 뒤따르듯이 리스크 또한 유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부 국가는 벌써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월스트리트저널은 “불가리아ㆍ루마니아ㆍ방글라데시 기업들의 PER는 이미 미국을 넘어섰으며, 가장 고평가된 베트남은 2006년 순이익 기준으로 96배에 달한다”는 우려를 보였다. 그리고 프런티어 마켓에 속한 국가들의 성장세가 대부분 원자재 시장의 활황에 크게 기대로 있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꼽혀 프런티어 마켓 투자는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차원해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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