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대선판과 거리두기로 일관
재계 대선판과 거리두기로 일관
  • 강세훈 기자
  • 승인 2007.12.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가근 정치권’--- 구설수 오르면 피해
대통령선거 D-9. 대선 때마다 불법 대선자금 문제 등으로 홍역을 치른 재계가 바로 앞으로 다가온 대선 정국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극도의 입조심, 몸조심을 하고 있다. 특히 올 7월 ‘경제 대통령’ 발언으로 홍역을 치른 조석래 전경련 회장은 이후 정치적인 발언을 삼가고 있는 기색이 역력하다. 현대ㆍ기아자동차 그룹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과거 현대家에 몸담았던 것으로 인해 ‘무슨 연관이 있나’ 하는 재계 안팎의 시선을 의식, 비정치적 행보를 보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정몽구 회장은 여수엑스포의 로 성공적인 유치 이후에도 대외 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재산 4조원대의 정몽준 의원이 이명박 후보의 손을 들어주는 행보를 한 것에 대해 현대家 일원들은 표정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김용철 전 그룹 법무팀장의 비자금관련 폭로 파문을 수습하느라 고심 중인 삼성도 특정 대선 캠프와의 유착설 등이 나오지 않도록 임직원에 대한 입단속, 몸단속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는 최근 ‘가족 행복’을 슬로건으로 들고 나온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키워드가 그룹 캐치프레이즈와 같다는 점에서, 또 최태원 회장이 이명박 후보와 고대 동창이라는 점에서 각 대선캠프와 연결 지으려는 일각의 움직임에 당혹감을 보이며 이를 일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측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사위인 조현범씨가 부사장으로 있다는 특수관계인 점을 감안해 정치적인 오해를 받을 만한 일을 삼가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문국현 후보가 20년 넘게 회사에 몸담으면서 펼쳤던 경영활동이 그의 공약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며 조심하고 있다. 한편 LG는 정치권과는 ‘불가근 불가원’입장을 고수하면서 재계에선 비교적 구설수에 휘말리지 않은 그룹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무튼 이번 대선은 이러한 기업들의 자정 노력 때문인지, 과거 대선 기간엔 계열사 재무팀을 동원해 비자금을 조성한 후 각 캠프별로 실탄을 보내느라 정신이 없었으나 이번 대선에선 이 같은 실탄 요청이 없어졌고, 현금 뭉치를 세는 일도 없어져 반가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