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의 기 막힌 재산불리기
재벌가의 기 막힌 재산불리기
  • 이상준 기자
  • 승인 2007.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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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기회 유용과 일가 대주주 계열사 밀어주기
주주이익에 뒷짐을 지고 자신들의 배만 불리는 재벌 오너일가의 기가 막힌 재산불리기 백태가 공개됐다. 경제개혁연대가 지적한 재벌그룹의 문제성 거래 유형은 회사기회유용은 오너일가가 대주주로 있는 계열사에 일감 몰아주기를 하거나 그 기회를 빼앗는 것이다. 때문에 사업권 양도 등으로 오너일가는 주주의 이익보단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보이고 있다. 경제개혁연대가 최근 조사한 ‘재벌총수 일가의 주식거래에 관한 2차보고서’에서 몇가지 대표 사례를 정리했다. ▲사업기회 유용 SK그룹 계열사 SK D&D(구 아페론). 이 회사는 SK건설과 밀접한 사업적 관련성을 갖는 하도급을 수행한다. SK D&D는 지난 2004년 4월 빌트인, 주방가구공급 등 실내건축공사 및 부동산 개발 주택분야 종합 마케팅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설립 3년만에 이 회사는 자산 2배, 매출액 2배 이상 증가했다. SK건설은 회사 내부에 실내건축 부서가 없다. 따라서 이 회사는 SK건설이 건축한 아파트 등 민간건축물의 실내공사를 중심으로 안정적 매출 확보가 가능하다. 실제 이 회사는 SK건설이 지은 주택의 인테리어 사업과 주택분야 종합 마케팅을 주로 담당한다. 이 회사의 지배구조는 최창원 SK건설 회장이 70% 보유하고 있다가 올해 유상증자로 최창원 회장의 지분은 하락했지만 SK건설의 하도급을 도맡아 하고 있어 SK건설의 이익을 유용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친족 소유 계열사 몰아주기 롯데시네마. 롯데그룹 계열사 롯데쇼핑은 롯데시네마를 운영하고 있다. 영화관사업에서 필수적인 부대사업인 매점업을 롯데쇼핑이 포기하고, 지배주주의 자녀 등이 절대 다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시네마통상 등에 위탁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롯데쇼핑은 매점사업을 별도의 법인인 유원실업에게도 맡기고 있다. 시네마통상은 지방 롯데시네마 매점을 맡고, 막내딸 신유미씨의 소유로 알려진 유원실업은 서울과 경기지역 롯데시네마의 매점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감몰아주기 금호개발상사. 이 회사는 금호그룹 계열사들이 거래를 몰아줌으로써 오너 일가가 이익을 얻는 사례다. 금호개발상사는 지난 2000년 텔레마케팅 회사로 설립됐으나 인수합병과 사업확장 등을 통해 현재 타이어 원재료 수입과 공급, 공장설비 및 기자재 수출, 손해 자동차 보증보험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수출업무가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지만 매출의 80% 이상이 계열사에 의존한다. 이 회사의 대주주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과 자녀들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가 지난 2006년 6월 금호피앤비화학과 금호렌터카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참여함으로써 박삼구 회장 일가의 지분은 25%로 하락했다. 이 회사는 금호타이어 등 핵심계열사의 제품제조 필수 원료 공급과 공장설비 납품 등으로 꾸준히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또 금호 계열사 아스공항은 계열사가 100% 출자한 회사였지만 구조조정펀드를 통해 오너일가들이 다시 되사들인 사례. 이는 기존 주주계열사들의 사업기회를 유용한 혐의 사례로 지적됐다. 88년 설립된 아스항공은 항공기 지상조업, 화물 및 급유업이 주력사업. 이 회사는 계열사 아시아나항공 사업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2004년 3월 아시아나항공은 회사가 영위하고 있던 외국항공사의 항공기급유업, 화물하역업 및 지상 조업계약권을 아스공항에 영업양도 한 바 있다. 매년 매출 1000억원대가 넘은 우량 계열사를 결국 오너 일가에 넘긴 사례라는 지적이다. ▲계열사 지분 오너로 바꿔치기 코오롱환경서비스. 코오롱건설의 하도급을 수행하는 코오롱환경서비스의 유상증자에 오너일가가 참여함으로써 기존 최대주주였던 코오롱건설의 사업기회를 유용한 사례다. 2002년 1월 설립된 이 회사는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와 하수도시설관리 업무 등을 맡고 있다. 이 회사는 코오롱건설과의 거래를 통해 안정적 재무구조를 갖췄다. 이 회사는 매년 100억원대의 안정적 매출을 올리던 이 회사는 이웅렬 회장이 지난 2006년 8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지분 40% 확보했다. 이 회장의 출자액은 8억원으로 주당 5000원을 출자했다. 이는 코오롱환경서비스의 주당순자산이 7만원대인 것에 비해서 낮은 가격 평가다. 결국 코오롱환경서비스가 코오롱건설과의 거래를 통해 얻은 이익 절반이 이웅렬 회장에게 귀속됐다는 것이다. ▲계열사지분 경영권 승계 이용? 노틸러스 효성. 이 회사는 효성그룹의 IT계열사. 이 회사는 지난 2002년 5월 (주)효성으로부터 컴퓨터 사업부문을 양도받은 뒤 매출이 급속히 증가했다. (주)효성으로부터 이 회사가 양수받은 금융자동기 사업은 금융기관의 구조조정 등으로 금융자동기 부문의 확대가 예상되는 유망한 사업이었다. 실제로 효성의 컴퓨터 사업부문 매출은 영업양도 전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때문에 사업양도를 받은 노틸러스효성에게는 효성이 안정적으로 시장에 진입했기에 더욱 유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주)효성으로부터 사업을 양도받기 1년 전 오너일가가 지분 40%를 취득했다. 과거 이 회사는 (주)효성과 일본 히다찌제작소가 각각 95%, 5% 지분을 보유했었지만 2001년4월부터 2002년 3월까지 오너일가 자녀 조현준 등 3형제와 임원 최병준씨가 지분을 취득했다. 이는 상장 핵심계열사가 100% 보유한 이 회사 지분을 오너일가가 참여함으로써 새로운 사업기회를 유용당한 사례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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