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중심 시스템 정착에 최선을 다할 터
‘업무’중심 시스템 정착에 최선을 다할 터
  • 박유영 기자
  • 승인 2007.0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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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증권 박석현 수석연구원(리서치센터)
‘격동의 장’이라 표현되는 증권시장. 이곳을 분석하는 연구원들의 하루는 증권시장 패턴만큼 급박하게 돌아간다. 보통 오전 7시쯤 출근해 모닝미팅을 한 뒤 곧바로 증시 분석, 자료 축적, 기업 탐방, 보고서 작성 등으로 이어지는 일과. 정확과 신중을 더해 전망했지만 어제의 주가상승 종목이 오늘의 하락으로 이어지는 일도 부지기수다. 그러나 이런 ‘역동’적인 모습에 매력을 느껴 10여 년을 한결같이 증권사에 몸담고 있는 주인공이 있다. 바로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박석현 수석연구원. 인터뷰 내내 차분하게 말을 이어나가는 그가 증권사에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도 증권시장의 격동적인 모습에 끌려서라고. ▲ 10년지기 증권맨의 하루 1996년 장은증권에 입사한 그는 1999년 교보증권으로 옮겨 시장분석 및 전략 파트를 담당하고 있다. 교보증권에 벌써 8년째 근무하고 있는데 교보증권만의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가 좋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의 하루도 다른 연구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외 증시를 분석하고 주(weekly)보고서, 월(monthly)보고서, 정기 보고서, 스팟(spot)보고서 등으로 한 달 평균 7~8개 정도의 보고서를 쏟아 낸다. 특히 위클리 보고서 때문에 토요일 근무도 어쩔 수 없다. 그래도 그는 “반복적인 업무와 축적된 자료로만 일하는 것보다 흥미롭고 재미있다”며 웃어 보인다. 10년이라는 적지 않은 세월동안 증권사에 몸담으면서 격세지감을 느끼기도 했다. “입사할 때만 하더라도 국내 주식시장이 작고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됐거든요. 경제성장에 비해 주식시장의 성장력은 뒤처지는 편이었죠. 인터넷 확산 전이라 자료도 많이 부족하고 체계적으로 약했지만, 지금은 정말 많이 달라졌어요. 각종 리서치들이 바로 업데이트되는 것은 물론이고, 주식시장도 안정적으로 자리 잡아 투자가는 물론 분석가도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죠.” 특히 1999~2000년에는 주가의 변동폭이 워낙 심했던지라 부정적인 분석에 대한 기업이나 투자가들의 항의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당시 5천원이었던 종목이 며칠 만에 4백만원까지 급등할 정도로 변동이 심했다고 하니 조심스러울 정도로 예측에 신중을 기했던 기억이 난다고. 그래서인지 지금의 호황이 더 반갑다고 한다. ▲ ‘원칙 지키기’라는 철칙 올해 유난히 활황인 증권시장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들이 쏟아졌지만, 유독 ‘신중론’을 펼치는 그의 보고서를 기자 역시 인상 깊게 보던 터였다. “시장의 상황이 좋으면 아무래도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하죠. 저 역시 과거에 비해 우리 증시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유리한 면만 볼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안목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에요.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시장의 변동이 있으면 투자가의 심리가 흔들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시장이 다소 침체되더라도 부정적인 면만 부각시키기보다 한발자국 뒤로 물러서서 다양하게 전체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의 철학이 잘 묻어나는 말이었다. 어디에나 음과 양은 존재하며 앞만 보지 않고 상하좌우를 살펴야 한다는 지극히 평범하지만 대단한 논리를 그 역시 소중하게 생각했다. 그런 그의 좌우명은? “원칙을 지키자! 간단하죠? 하지만 이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죠.” 시황을 분석할 때도 그의 철학과 인생관은 그대로 적용된다. 증시의 호불호와 상관없이 균형적인 시각을 유지하자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 공든 탑은 흔들리지 않는다 흔히들 애널리스트는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직업이라고 한다. 박 연구원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기본’. 그는 모든 데이터 구축을 본인이 직접 한다. 자료를 수집하거나 보고서에 필요한 준비작업과 같은 모든 기본적인 일들은 아무리 사소한 것이더라도 남의 손을 통하지 않는다. 하루 이틀 미루다 보면 베이스가 약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비록 익숙한 일일지라도 기본적인 것들이 쌓이면 그것이 진정한 실력이라고 믿는다. 과연 부단히 노력하지 않고서는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는 법이다. 그런 그는 어떤 애널리스트로 기억되고 싶을까? “개인적으로는 리서치 업무를 체계화 하고 싶은 욕심이 많아요. 현재 국내 증권사들은 일부 대형사를 제외하고 업무의 시스템이 정착되지 않은 편이죠.” 각 증권사들이 ‘업무’ 중심이 아니라 ‘사람’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해당 분야를 담당했던 애널리스트가 그만두면 기존에 유지됐던 업무 자체가 중단되는 실정이다. 그 후 들어오는 애널리스트는 데이터 축적을 비롯한 모든 일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특정인의 들어오고 나감과 상관없이 업무는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시스템 정착 외에 개인적인 욕심은 없냐는 기자의 질문에 으레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으로 대답한다. “나를 어떤 인물로 기억하기 보다는 업무를 체계화 시키고 싶은 마음이 더 커요. 물론 한 제도를 정착시키기에는 시간도 걸리고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제가 선구적인 역할을 한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 하반기 증시 관망 필요해 하반기 증권시장에 대한 예상도 부탁했다. 박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이미 1800포인트를 넘어섰기 때문에 2000포인트 이상을 전망하는 시각이 많지만, 일단은 좀 더 지켜보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상반기에 주가가 너무 많이 올라 7~8월에는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보통 주식은 지수가 많이 오르면 그만큼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아직은 2000포인트 이상의 시각을 보유하고 좀 더 신중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한다. 이렇게 다른 연구원들과 시각의 차이가 있으면 불안하지는 않을까? 그는 “물론 불안하죠. 어떤 점에서 어떻게 의견이 다른지 제 보고서를 다시한번 꼼꼼히 살펴보기도 하고요. 하지만 주식시장이 꼭 다수의 의견대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거든요. 법처럼 정형화되거나 정해진 것이 아니라 가변성이 큰 것이 주식시장의 특징이죠. 바로 그것이 매력이기도 하고요.”라고 말한다. 박 연구원은 시간이 날 때마다 친구들과 만나 친목도모를 하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푼다고 한다. 장은증권에서 같은 연구원으로 만난 부인과 2년 연애 끝에 결혼한 그는 부인이 같은 직종에 종사했던 만큼 자신의 바쁜 업무활동을 이해해줘 많이 고맙다는 말도 마지막으로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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