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증권 박석현 수석연구원(리서치센터)
‘격동의 장’이라 표현되는 증권시장. 이곳을 분석하는 연구원들의 하루는 증권시장 패턴만큼 급박하게 돌아간다. 보통 오전 7시쯤 출근해 모닝미팅을 한 뒤 곧바로 증시 분석, 자료 축적, 기업 탐방, 보고서 작성 등으로 이어지는 일과.
정확과 신중을 더해 전망했지만 어제의 주가상승 종목이 오늘의 하락으로 이어지는 일도 부지기수다.
그러나 이런 ‘역동’적인 모습에 매력을 느껴 10여 년을 한결같이 증권사에 몸담고 있는 주인공이 있다. 바로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박석현 수석연구원.
인터뷰 내내 차분하게 말을 이어나가는 그가 증권사에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도 증권시장의 격동적인 모습에 끌려서라고.
▲ 10년지기 증권맨의 하루
1996년 장은증권에 입사한 그는 1999년 교보증권으로 옮겨 시장분석 및 전략 파트를 담당하고 있다. 교보증권에 벌써 8년째 근무하고 있는데 교보증권만의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가 좋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의 하루도 다른 연구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외 증시를 분석하고 주(weekly)보고서, 월(monthly)보고서, 정기 보고서, 스팟(spot)보고서 등으로 한 달 평균 7~8개 정도의 보고서를 쏟아 낸다. 특히 위클리 보고서 때문에 토요일 근무도 어쩔 수 없다.
그래도 그는 “반복적인 업무와 축적된 자료로만 일하는 것보다 흥미롭고 재미있다”며 웃어 보인다.
10년이라는 적지 않은 세월동안 증권사에 몸담으면서 격세지감을 느끼기도 했다.
“입사할 때만 하더라도 국내 주식시장이 작고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됐거든요. 경제성장에 비해 주식시장의 성장력은 뒤처지는 편이었죠. 인터넷 확산 전이라 자료도 많이 부족하고 체계적으로 약했지만, 지금은 정말 많이 달라졌어요. 각종 리서치들이 바로 업데이트되는 것은 물론이고, 주식시장도 안정적으로 자리 잡아 투자가는 물론 분석가도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죠.”
특히 1999~2000년에는 주가의 변동폭이 워낙 심했던지라 부정적인 분석에 대한 기업이나 투자가들의 항의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당시 5천원이었던 종목이 며칠 만에 4백만원까지 급등할 정도로 변동이 심했다고 하니 조심스러울 정도로 예측에 신중을 기했던 기억이 난다고. 그래서인지 지금의 호황이 더 반갑다고 한다.
▲ ‘원칙 지키기’라는 철칙
올해 유난히 활황인 증권시장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들이 쏟아졌지만, 유독 ‘신중론’을 펼치는 그의 보고서를 기자 역시 인상 깊게 보던 터였다.
“시장의 상황이 좋으면 아무래도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하죠. 저 역시 과거에 비해 우리 증시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유리한 면만 볼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안목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에요.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시장의 변동이 있으면 투자가의 심리가 흔들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시장이 다소 침체되더라도 부정적인 면만 부각시키기보다 한발자국 뒤로 물러서서 다양하게 전체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의 철학이 잘 묻어나는 말이었다. 어디에나 음과 양은 존재하며 앞만 보지 않고 상하좌우를 살펴야 한다는 지극히 평범하지만 대단한 논리를 그 역시 소중하게 생각했다.
그런 그의 좌우명은? “원칙을 지키자! 간단하죠? 하지만 이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죠.”
시황을 분석할 때도 그의 철학과 인생관은 그대로 적용된다. 증시의 호불호와 상관없이 균형적인 시각을 유지하자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저작권자 © 한국증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