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경험은 나의 무기!
현장경험은 나의 무기!
  • 박유영 기자
  • 승인 2007.06.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화증권 통신장비담당 이남령 애널리스트
세상에는 여러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 있다. 강남에 몇 채의 빌딩을 가진 부자, 쾌속승진 하는 직장인,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 하지만 이만큼 행복한 사람이 있을까? 자신의 일에 보람을 느끼고 아낌없이 미소 짓는 그녀. 이번 ‘스탁 피플’에서 만난 그녀가 그랬다. “애널리스트는 힘든 직업이다”라고 연신 말하면서도 “그래도 그 이상의 보람을 느낀다”며 웃어 보인다. 6월의 초여름 햇빛이 테라스를 비추는 한화증권 4층 카페테리아에서 부드러운 인상을 가진 한화증권 이남령 애널리스트를 만났다.
그녀는 ‘Best’보다 ‘Specialist’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 한화증권 애널리스트에서 홍일점이라고 들었습니다. 게다가 ‘통신장비주’ 담당이라니 약간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요. 증권사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한화증권은 지난 해 7월에 입사했고, 2001년부터 약 5년 동안 핸드폰 ‘스카이’를 만드는 ‘SK teletech’ 연구기획팀에서 근무했어요. 주로 통신장비 전반에 대한 산업을 연구하거나 해외라이센스 및 기술기획 등을 담당했죠. 2005년 여름부터 팬택회사에서 IR로 활동하며 본격적으로 애널리스트란 직업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입사할 때는 물론 지금까지도 핸드폰 회사의 연구원 및 IR로 활동하며 배운 경험과 안목들이 큰 도움이 됩니다. ▶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은 어떤 것 같나요. 힘든 점이나 보람 있는 점이 있다면요? 입사 전에 일했던 제조업은 프로젝트 호흡이 길고 대체로 장기성을 띤 업무가 대부분이에요. 그런데 증권업은 특성상 단기적이고 적시성을 요하죠. 처음에는 ‘빨리, 정확한’ 보고서를 쓰기 위해 타이트하고 짧은 주기(cycle)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었어요. 하지만 제가 보고서에서 분석한 회사가 실제 시장에서 실적과 주가 등을 그대로 평가받을 때의 기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잡은 걸 알았을 때 느낀 보람을 생각하면 그 동안 힘든 것도 모두 잊혀 지거든요. ▶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걸요. 하루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오전 7시 30분에 모닝미팅을 시작으로 전날 해외증시나 산업뉴스를 체크하죠. 주가동향을 분석한다던지 특별한 이슈를 찾기도 하고요. 이렇게 틈틈이 시장체크를 하며 기업탐방을 다녀와요. 기업을 직접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회사 현황과 실적 등을 듣고 최근 혁신적인 면을 보인 기업은 보고서를 쓸 준비를 하기도 합니다. 탐방보고서를 비롯해 기업실적보고서, 출판자료 등 보통 일주일에 한편 이상의 보고서를 써요. 주로 보고서를 준비해서 작성하는 것이 하루 일과의 대부분이죠. ▶ 보고서에 대한 압박이 상당하겠는데요? 여성으로서 가사 관리와 강도 높은 근무를 동시에 하기가 쉽지 않으실 텐데 어떻게 조율하시나요. 가정도 소중하고, 또 일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 둘 다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SK텔레텍에서 같은 연구원으로 일하며 만난 남편이 많이 이해해줘서 고마울 따름이죠. 같은 연구소에서 일했던 만큼 업무의 특성도 잘 알고 있어 가사분담 뿐만 아니라 직무상 도움도 많이 받고 있어요. 통신장비산업 정보나 이슈와 관련한 대화를 자주 나누는데 남편 의견을 듣고 특정 기업을 눈여겨보기도 합니다. 이 애널리스트는 다음 달 출산휴가에 들어가 3개월 후 다시 복귀할 예정이다.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겠다는 기자의 말에 그렇기도 하지만 출산으로 쉬는 3개월 동안 산업의 흐름을 놓칠까 걱정된다며 웃어 보인다. 진정한 프로의식이랄까? 새삼 그녀의 열정이 피부로 느껴졌다. ▶ 애널리스트로서의 철학이나 생활신조가 있나요. 애널리스트는 무엇보다 분석보고서로 평가받는 직업이잖아요. ‘정확’한 눈으로 ‘소신껏’ 분석해 ‘제대로’ 쓰자는 것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어요. 착오로 예측을 잘못한 경우는 있겠죠. 하지만 재무가 불안정하고 여건이 좋지 않은 기업을 개인적 친분이나 기업과의 관계 때문에 일부러 좋은 평가를 내린 적은 없어요. 물론 앞으로도 없을 거구요. 스스로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약점을 보완하기보다 강점을 강화시키고 싶어요. 연구원과 IR로 있었던 경력을 최대한 살려 나만의 장점으로 키워야죠. 산업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며 기른 통찰력을 기업 분석에 쏟을 것입니다. ▶ 후반기 추천 종목이 있다면. 인탑스, 피앤텔, 아모텍을 추천합니다. 사실 요즘 휴대폰 부품 산업이 어려워요. 작년에도 몇 개 업체가 구조조정을 겪었고 저가폰의 잇따른 출시 때문에 원가절감과 마진압박이 상당하거든요. 투자비중 확대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하지만 어려운 시기를 겪은 만큼 성장을 기대해도 좋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마지막으로 어떤 애널리스타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투자자들이 ‘통신장비’하면 바로 ‘이남령’을 떠올릴 정도로 전문성을 갖춘 애널리스트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보다 보여줄 것이 더 많다는 그녀. 그 뜨거운 열정만큼 눈부신 성장이 기대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