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심한 게임주 파이프라인을 잘 살펴라
변동성 심한 게임주 파이프라인을 잘 살펴라
  • 강세훈 기자
  • 승인 2007.0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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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투자증권 이왕상 애널리스트(인터넷·게임·엔터테인먼트)
영화나 패션처럼 유행에 민감한 게임주는 부침이 심해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 기대하지 않았던 게임이 대박 나는가 하면 기대했던 대작이 쪽박을 차는 사례들이 많아 신규 게임의 성패여부는 주가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우리투자증권의 이왕상 애널리스트는 신규 게임 출시를 앞둔 게임회사를 분석 할 때 그 회사의 파이프라인을 잘 살펴보라고 말한다. 파이프라인? 파이프라인은 자동차 공장으로 보면 차 한대를 만드는데 한 단계씩 단계별로 지정된 작업을 거쳐 차 한 대가 완성되는 과정을 말한다. 그는 게임도 파이프라인을 따라 완제품이 되어 나오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설명한다. 제조과정의 단계는 이전에 출시된 게임들이고, 파이프라인의 과정을 지날 때마다 점점 발전해 가는 것이 그 기업의 가치를 말해준다. 즉, 게임주를 분석할 때는 그동안 만들어온 게임들이 어땠는지, 기대하는 만큼의 게임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회사의 본질적인 가치를 파악하라는 말이다. “손해도 좀 보면서 살자” 그는 딱 봐도 둥글둥글한 성격에 넉살 좋아 보이는 호감형 인상이다. 재미있는 말씀 많이 해달라는 부탁에 자신은 원래 재미없는 사람이라며 서글서글한 웃음을 지어보인다. 평소에 꼭 지키는 생활신조가 있냐는 질문에 “약간 손해를 보더라도 작은 것에 욕심 부리지 말자”라고 한다. 그는 좋아하는 당구를 예로 들며 일명 죽빵(내기당구)을 칠 때 돈 1~2만원 따려고 목숨 걸고 치다보면 친구도 잃고 돈도 잃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밥 한번 산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당구를 치면 마음도 편하고 즐거운 게임이 된다는 것이 그의 당구 철학이자 인생 철학이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이라 매력을 느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 애널리스트는 99년 코스닥 열기가 무르익었을 쯤 우리투자증권(전 LG투자증권)에 입사했다. 인터넷 애널리스트가 된 계기를 묻자 “우연한 계기로 시작했지만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이라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99년 그가 입사할 당시에는 코스피 담당 애널리스트는 많았지만 코스닥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 많지 않았다고 한다. 펀더멘털이 없는 코스닥 종목을 담당하려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고 그래서 신입이던 이 연구원에게 기회가 온 것이다. 그에게 주어진 미션은 그 당시로서는 생소한 인터넷용어집을 만들라는 것. 그는 미지의 땅을 개척하는 정신으로 인터넷 용어집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몇 개월에 걸쳐 임무를 완성해 마침내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그렇게 해서 그는 인터넷 관련주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로 첫 발을 내딛게 됐다. 그때 피땀 흘려 만든 용어집을 지금도 고이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힘들었을 때의 기억을 잊지 말자는 마음이랄까? 게임애널리스트가 게임을 잘 할 것이라는 편견을 버려라. 이 애널리스트는 게임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을 가졌지만 온라인 게임을 잘 못한다고 한다. 게임을 잘해야 게임산업의 흐름을 파악해 게임주를 잘 분석할 것이라는 생각은 필자만의 오해였다. 이 애널리스트는 게임 산업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게임을 잘하는 것보다 산업적인 분석이 우선이라고 설명한다. 게임 애널리스트로서 게임의 성격과 특성을 알고 있는 것은 기본이다. 물론 게임을 잘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메리트는 있지만 게임은 객관적인 입장에서 통계와 숫자로 분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8년간의 게임분석 노하우라고. 그래서 그는 일주일에 2~3번은 직접 기업을 탐방하고, 인터넷광고와 미디어랩의 통계를 바탕으로 기업을 해부한다. 게임산업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주말엔 피씨방을 찾는다니 대단한 열정이 아닐 수 없다. 오프라인의 강자 온라인 게임을 즐기지 않는 대신 그는 오프라인 활동을 즐긴다. 그는 사람들과 만나 커뮤니티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스포츠를 통해 인간관계를 쌓아나가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는 어떤 운동이든 사람들과 어울릴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한다. 대학생 때 수업을 21학점 까지 신청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8학기 내내 19학점만 들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스포츠 교양 학점이 1학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볼륨댄스, 수영, 탁구, 테니스 등 수준급은 아니지만 모든 종목을 두루 섭렵하는 만능스포츠맨이 될 수 있었다. 투자자와 기업을 연결하는 가교(架橋) 게임주를 분석하는데 가장 큰 어려움이 뭐냐는 질문에 그는 “신규게임의 흥행에 따라 주가의 변동이 심해 예측하기 어렵고 점점 게임이 글로벌화 되면서 글로벌 네트워크 리서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점점 많은 정보가 필요하지만 이 애널리스트 혼자서 전 세계를 날아다닐 수 없으니 말이다. 강해지는 니즈에 대해 이 애널리스트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전에 없었던 비즈니스를 투자자에게 제시한다는 부담도 있지만 투자자와 기업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는 길잡이가 된다는 자부심도 느낀다고 한다. 게임은 언어장벽을 뛰어 넘는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다 게임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질문에 “포털서비스는 언어의 장벽 때문에 글로벌화 되기 힘들지만 게임은 다르다. 게임자체가 글로벌 랭귀지기 때문에 세계 여러 나라의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게임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한다”며 이러한 효과는 게임산업에 엄청난 성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그는 “온라인 게임 종주국인 우리나라가 전세계시장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밖에 안된다”며 그는 게임회사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후반기 투자 할 만한 기업에 대해 장기적인 측면에서 엔씨소프트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엔씨소프트에 대해 게임업체간 경쟁심화와 신규게임 출시가 없어 2년 동안 보수적인 투자의견을 제시했지만 지난해 말부터 투자의견을 바꿨다고 한다. 이는 하반기에 출시하는 MMORPG게임(다중접속역할수행) ‘타뷸라라샤’가 제작비만 500~600억이 넘게 들어간 대작인데다 6년 동안 준비해온 엔씨소프트의 야심작이기 때문이다. 또한 북미시장에 진출함으로써 글로벌 효과가 기대되고 전투 시스템과 스토리가 기존의 MMORPG 게임과 차별화 돼있어 성공적인 게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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