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대형화에 너도나도 뛰어들다
증권사 대형화에 너도나도 뛰어들다
  • 이상준 기자
  • 승인 2007.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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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자본 ‘5조 원’이 돼야 가능
최근 증권가는 증시 활황과 자본시장 통합법 수혜에 따른 기대감과 증권사들 사이에 인수·합병(M&A) 루머가 확산되고 있어 폭풍에 휩싸이고 있다. 지난달 우리투자증권이 증권사를 인수할 계획이 있다고 발표해 업계를 긴장시키더니, 지난 11일엔 농협이 NH투자증권의 대형화를 위해 M&A에 나설 것이라고 공식 선언했다. 그리고 하루 만인 12일에는 서울증권도 추가 M&A 계획을 발표하고 나서 M&A 폭풍이 증권업계 전반을 휩쓸며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증권사들의 ‘몸짓키우기’가 시장 전반에 나오고 있으나 소문만 무성하고 실체는 없는 M&A 루머가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M&A로 떠오르고 있는 증권사들의 몸값이 비싸 실현 가능성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국내 5대 증권사의 평균 자기자본 규모는 1조6000억원에 불과하다. 동아시아 금융시장의 경쟁자인 일본의 5대 증권사 평균 자기자본 규모는 4조4000억원 수준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투자은행부문 국내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일부 해외에 진출하며 주식위탁매매 중심의 저수익구조에서 고수익구조로 전환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최소 자기자본 규모는 5조원이라고 증권연구원은 밝히고 있다. ▲매물 증권사 몸값 너무 높아 매물 가능성이 제기되는 증권사 가운데 최고 대어는 단연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다. 그러나 대우증권의 경우 지난주 장마감 주가는 3만2300원으로 시가총액이 6조1400억원에 달하고 있고, 지난주 3만2450원인 우리투자증권 역시 시가총액이 4조3000억원으로 실제로 인수하기엔 어려운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꾸준히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대상 증권사로 그룹의 지주사 전환으로 4년 내 매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SK증권과 CJ투자증권을 비롯해 하나ㆍ부국ㆍ한양증권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SK증권과 CJ투자증권의 경우 지주회사 오너들이 매각 의사가 없다고 밝히고 있어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또한 대한투자증권을 갖고 있는 하나금융그룹 입장에서는 하나증권을 굳이 갖고 있을 이유가 없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한양증권은 창업주인 김연준 한양대 이사장이 지분을 아들인 김종량 한양대 총장에게 넘긴 뒤로 매각 가능성이 꾸준히 불거져 나오고 있다. 대형사 중에서는 대신증권과 현대증권이 적대적 M&A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한편 증권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상장을 위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교보증권을 매각할 것으로 보여 성사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들고 있다. 실제로 교보증권은 유진그룹(서울증권), 기업은행 등 3곳에서 실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수에 참여한 회사 측 관계자들은 “KGI증권 매각과 관련해 증권사 가격이 터무니없이 상승한 상태”라며 “물밑 작업조차 쉽게 진행되질 않고 있다”고 설명한다. 솔로몬저축은행-KTB자산운용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KGI증권은 1900억원대의 가격으로 예상보다 상당히 높게 매각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 M&A를 하겠다는 의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매수 가격에 대한 거품이 제거될 가능성이 높은 ‘2~3년’ 유예기간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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