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줄과 같은 금융업을 해부한다!
핏줄과 같은 금융업을 해부한다!
  • 김영진 기자
  • 승인 2007.0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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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서영수 애널리스트
흔히 경제를 인체와 비교할 때 제조업이 몸이라면 금융업은 핏줄이라는 말을 한다. 핏줄은 피의 이동수단인 동시에 심장에서 산소를 몸 전체로 실어 나르는 역할을 한다. 만약 산소가 운반되지 않는다면 죽는 건 당연지사. 여기서 굳이 금융업을 핏줄에 빗댄 이유는 그만큼 금융업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중요함을 말하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중요한 금융업을 분석하고 전망하는 애널리스트의 역할은 또 얼마나 중요할까? “10년 이상 애널리스트를 하고 있지만 알면 알수록 어려운 섹터가 금융업종인 것 같아요. 이렇게 분석해도 되는지, 이렇게 투자자들을 이끌어 나가도 되는지 스스로 고민에 빠질 때가 많습니다.” 키움증권 서영수 애널리스트. 금융업종과 관련해 수도 없이 많은 보고서를 발표하고 기업탐방을 다니는 사람치고는 의외 의 발언이다. 금융업이 얼마나 어려운 업종이기에 전문가조차 이렇게 말하는 것일까. “금융업종이 꼭 어렵다기 보다는 중요하다는 말이 맞겠네요. 금융업은 경제의 핏줄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정말 중요한 업종이죠. 그래서 금융업은 넓고 깊은 시각을 가지고 지켜봐야 합니다. 하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금융업을 짧고 좁게 보기 때문에 큰 흐름을 놓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외국인 투자자들과 싸워 매번 패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서 애널리스트는 대학졸업과 동시에 처음 쌍용투자증권(현 굿모닝신한증권)에 입사해 주식운용을 담당했었다. 96년부터 채권 애널리스트를 담당했었는데, 그것이 계기가 돼 97년부터 금융업종을 커버하게 됐다고. 그 역시 여느 애널리스트들과 마찬가지로 대우증권, 한누리투자증권 등 여러 증권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제조회사가 상품을 제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애널리스트는 정보를 생산하는 게 주 임무입니다. 요즘은 제조업체에서 생산만 할뿐만 아니라 세일즈도 하죠. 예전에 비해 상품의 제조보다는 유통에 무게를 두기 때문일 겁니다. 최근 애널리스트들의 역할도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서 애널리스트는 제조업이 제조만 하던 시대에서 유통까지 넘나드는 시대가 된 것처럼 애널리스트의 역할 역시 과거 공공성보다는 수익성에 초점이 맞춰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애널리스트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공공성과 공정성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애널리스트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중 하나는 ‘신의’라고 생각합니다. 투자자들과 가능하면 신뢰를 지키면서 약속을 지키려고 하고 있죠. 실례로 저 같은 경우는 종목 추천을 쉽게 하지도 않을뿐더러 쉽게 버리지도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보고서의 내용도 일관성을 지키면서 쓰려고 하고 있구요. 하지만 어쩌면 이런 것들이 가장 어려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 단지 바램일 뿐이죠.” 그에게 최근 금융업의 최대 이슈인 자통법(자본시장통합법)과 M&A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자통법의 근간에는 자금흐름의 변화를 중요하게 읽어야 합니다. 자산구조의 변화를 보면 과거에는 부동산과 예금과 같이 리스크를 싫어하는 형태였는데, 이것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리스크를 선호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는 거죠. 그래서 앞으로 리스크를 안고 가는 자산관리 시장은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겁니다. 자통법 통과가 이러한 성장의 가속도를 붙이는 촉매제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M&A와 관련해서는 좋은 인력과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금융기관에 대한 미래가치는 클 수밖에 없기 때문에 M&A 밸류는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그는 은행, 보험, 증권 등의 금융업종 중 증권업이 가장 매력적일 거라고 전했다. 왜냐하면 금융자산의 자금 흐름이 리스크가 낮은데서 높은 곳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리스크를 선호하는 증권사의 성장성이 높을 수 밖에 없다고. 특히 그는 장기적으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등의 대형증권사를 추천했다. 앞으로 애널리스트들도 상업화되지 않고서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서 애널리스트. 증권업이 발전하려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것처럼 애널리스트들도 마찬가지라고. 또한 정보의 가치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양적인 정보보다 질적인 정보를 많이 지니고 있는 애널리스트들의 가치는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거라고 한다. 금융업의 미래, 혹은 애널리스트들의 현실에 대해 때론 긍정적으로 또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풀어나가는 그의 논리적 언변이 애널리스트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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