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중국경제분석 이기용 애널리스트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중국경제분석 이기용 애널리스트
  • 공도윤 기자
  • 승인 2007.0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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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중국 기업들 '딱 걸렸네'"
중국 길림성 출신 재중교포 3세 '중국기업분석' 5년뒤에 뜰 중국산업 '자동차, 교육, 음식, 유통' 등 “한국 사람들 정말 술 잘 마셔요. 저도 중국에서는 잘 마시는 편이었는데, 여기서는 명함도 못 내밀더라고요. 아! 폭탄주, 정말 두려웠습니다.” 신영증권 이기용 연구원은 재중교포 3세로 중국경제 분석 담당 애널리스트다. 최근 중국증시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증권사 리서치 분야에서는 중국 본토 출신의 애널리스트의 채용을 늘리는 것이 추세. 대우증권의 주시쿤 연구위원을 시작으로 최근 굿모닝신한증권에서는 중국인 여성 애널리스트 ‘리우지에’씨가 근무하고 있다. 이 연구원 역시 중국 길림성 출신으로 베이징 사범대학을 졸업, 2003년 9월 서울대 경영대학원에 진학해 지난해 7월 신영증권에 입사했다. 이력만으로도 그는 주식시장에서 눈에 띄는 존재다. 그러나 시장이 그를 주목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지금까지의 중국시장분석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시장 경제전반’을 점검하는 수준에 그친 반면, 이 애널리스트는 글로벌증시가 주목하는 ‘중국 기업’을 분석하기 때문이다. 주로 보는 매출·영업이익률·자본이익률(ROE)이 높고, 글로벌 경제가 주목하는 중국기업을 분석한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국내 증권사 최초로 홍콩·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조선사 ‘광선국제’에 대한 투자보고서를 작성, 3월에는 중국 3위의 자동차 업체인 ‘둥펑자동차그룹’ 보고서를 내 화제가 됐다. 곧 그는 조선·자동차 산업에 이어 철강 산업과 관련 기업에 대한 보고서를 낼 계획이다. “보고서 발표 후 기관들의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중국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 일 줄은 몰랐습니다. 아직은 배우는 단계로 간혹 기관들의 문의 전화에 만족할 만큼의 대답을 해주지 못해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이 주는 ‘보람과 기쁨’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죠.” 그가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우연한 기회의 선배의 권유 덕이다. “한국에 올 거란 생각도 더군다나 증권회사에 입사할 거란 생각도 전혀 못했습니다. 한 선배가 ‘한국에 가면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말해 한국행을 결심했는데, ‘애널리스트’가 뭐하는 사람인지도 몰랐던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네요.” 우연한 기회로 맺은 인연이지만, 그의 인연은 가볍지 않다. 한국에서 치룬 결혼식의 주례는 신영증권 임원이, 사회는 타부서 상사가 맡아줬다. 아버지와 어머니도 한국으로 건너오신 덕에 안정된 생활공간도 꾸렸고, 올 가을이면 2세도 태어난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한국문화에 익숙하지 않다고 했다. 그의 한국어 실력은 수준급. 그러나 존댓말은 그를 번번이 당혹스럽게 했다. “한국의 예의범절은 놀랍습니다. 존댓말에 익숙하지 않아 상사나 선배들에게 반말로 말해 당황스러웠던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첫 직장생활인 만큼 조직문화를 몰라 실수를 한 적도 많고, 어른 앞에서 고개 돌려 술을 마시는 한국의 주도나 술잔을 돌리는 독특한 술 문화도 이해하고 배울 일이었습니다.” 어려움은 이 뿐 만이 아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맡고 있는 업무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 하루 평균 14~15시간 씩 주말도 포기하고 회사에 매달려 있지만,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 아직 시장에서 쓰는 전문용어도 생소하고, 회계지식도 부족하다 느껴 개인적인 시간에도 관련산업 공부에 열중한다. 그가 생각하는 애널리스트는 회계적인 지식과 논리적인 능력이 필요한 직업임과 동시에 인내심이 필요한 직업. 그만큼 업무량도 많아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하지만 주로 회사에서는 같은 업종에 있는 중국기업과 한국기업을 비교 분석하고, 해당 기업의 산업 사이클을 파악하며 글로벌 경제 흐름을 보는 눈을 키우는데 보람을 찾고 있다. 그는 “선배들의 도움이 크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애널리스트가 뭔지도 모르고 시작한 그이지만 이제는 제법 욕심나는 일들이 생겼다. 그는 “당분간은 내실을 다지는데 시간을 투자하겠지만 어느 정도 실력이 갖춰지면, 중국 기업에 관한 정보 제공에 있어 1위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보다 장기적인 목표도 세웠다. 중국은 발전 가능성이 높은 나라인 만큼, 한국과 중국을 이어 금융 관련 일을 할 생각이다. 중국시장의 관심이 높은 투자자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중국 투자의 기대치가 너무 높은 것 같습니다. 시장은 꾸준히 팽창하겠지만 모든 기업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중국 기업들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거시경제를 잘 살펴, 향후 5년 뒤 떠오를 기업을 주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과연 5년뒤 빛을 볼 기업은 무엇일까? 그는 자동차, 교육, 음식, 유통, 가전산업을 유망산업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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