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자산전략부 펀드분석팀
한국투자증권 자산전략부 펀드분석팀
  • 공도윤 기자
  • 승인 2007.0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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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집은 안주하지 않는다
(좌로부터 시계방향으로) 강규안 대리, 신제요 책임연구원, 박승훈 팀장
▶국내증권사 최초 펀드분석팀 탄생 ▶고생의 연속이지만 보람도 커 '뿌듯'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펀드가 좋다며?” “글쎄...지금까지의 수익률은 좋았다지만 언제 거품이 꺼질지 모르지.” 한집 건너 한집 꼴로 가입했다는 적립식펀드. 투자자들은 지금 펀드 홍수 속에 허우적대고 있다. 모양도 성격도 가지각색. 해외펀드까지 합세하며 그 수가 만 여개에 달한다. 운용사를 믿고 투자했다지만, 결국 투자의 판단은 가입자들의 몫. 최소 연 10%이상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가입했는데 급하게 돈을 찾으려보니 수익률이 ‘마이너스’였다면? 치료약은 없지만, 미리미리 예방하는 방법은 있다. 매주 발행되는 펀드분석팀 보고서를 참고한다면 자금이 어떤 펀드로 움직이는지, 지금 뜨는 스타펀드가 무엇인지, 앞으로 뜰 새내기 펀드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펀드분석팀은 투자자들에게 펀드투자시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곳이다. 그것도 증권업계 최초로 탄생한 펀드분석 ‘원조집’이다. 박승훈 팀장을 중심으로 강규안·신제요 펀드애널리스트들로 구성된 한국투자증권 펀드분석팀을 찾아가 보았다. 펀드분석팀은 국내외펀드관련 자료를 발굴해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시장흐름에 맞춰 자료를 가공해 요긴한 투자정보로 만들어낸다. 기본적인 각종 분석자료를 비롯해 자산관리와 관련된 시의성 있는 이슈를 분석, 종합 투자 전략을 제시하는 것이 그들의 일이다. 펀드분석팀이 탄생한 것은 2년전 여름, 구 동원증권과 한국투자신탁증권이 합병하면서다. 펀드시장이 확대되면서 각 증권사별로 펀드담당 애널리스트를 새롭게 구성하고 펀드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별도팀으로 펀드분석팀을 꾸린 것은 한국투자증권이 최초였다. ‘최초’는 ‘최고’가 될 수 있는 바탕이 되지만,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작업은 많은 노력과 고통이 따르는 법. 박승훈 펀드분석팀장 역시 “시작이 쉽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자산관리영업에 강점이 있는 회사로, 자산관리 능력 강화 차원에서 펀드분석팀을 만들었지만, 어떤 역할을 해야 할 지, 과연 필요한 팀인지, 회의적인 시각이 높아, 정체성을 찾는 일이 급선무였습니다.” 자료 수집도 난관이었다. “일반적인 투자보고서나 기업보고서는 각종 데이터가 잘 정리돼 있고, 투자분석시스템도 체계화 돼 있지만, 펀드시장은 자료 구하는 일 자체가 쉽지 않았습니다. 맨 땅의 헤딩하기라는 말이 꼭 맞더군요. 주말도 버리고, 야간의 개념도 없이 팀원 모두 무작정 일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었습니다.” 보고서 작성 과정은 요리와도 같았다. 흙 묻은 채소를 다듬고, 생선의 비늘을 제거한후, 온갖 양념을 가미해 만든 일품요리처럼 말이다. 이곳저곳 흩어져있는 자료를 모으고, 뭉쳐있는 정보를 색깔별로 분류하며 실타래를 풀었다 감았다 하길 수차례 반복해야 원하는 자료를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탄생된 것이 주간·월간 보고서다. 보고서에는 펀드 투자전략, 주요 시장 투자 포인트, 펀드별 운용내역, 이슈분석, 주간펀드동향 및 전망, 자산시장 주요지표등의 정보가 담겨있다. 보고서 눈높이는 시장평균적인 투자성향을 가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관들도 참고할 수 있도록 수준을 올리고, 보다 정교하게 작성했다. 박 팀장은 정규적으로 분석 자료를 내는 것에 큰 의미를 뒀다. 자금흐름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금흐름은 경제흐름,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정보다. “최근 펀드흐름을 보면 이머징마켓의 자금이 최고조에 달해 성장속도가 완만해지고 있습니다. 반면 일본·유럽 등 선진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펀드분석팀은 우려되는 자금 흐름에 대해 경고하고 조언하기도 하며 쏠림현상이 심하거나, 펀드에 대한 오해가 생기면 주의,환기를 통해 바로잡는 역할도 하고 있다. 그러나 개별 펀드에 대한 언급은 최대한 자제한다. 자칫 홍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되는 펀드들을 보면 유행에 휩쓸려 새로운 펀드 출시에만 집중하는 등, 펀드 수 늘리기에 급급한 모습이라 아쉽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보낸 1년. 이후 박 팀장은 “숨을 돌린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업무가 수월해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서서히 타 증권사들도 펀드분석팀을 만들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이 시장이 블루오션 영역이지만 곧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원조집으로써 보다 차별화된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는 생각에 고민은 더 많아졌습니다.” 이제 박 팀장은 펀드자료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데 집중 할 계획이다. 데이터를 고급화하고 계량분석 시스템을 체계화 하고 수요자의 니즈를 파악해 적절한 자료를 제시할 생각이다. 힘든 생활은 쭉 여전하지만 그만큼 보람도 커져, 견딜만하다. 보고서 발행 후 피드백이 바로바로 오거나, 펀드 시장 흐름을 잘 맞추면 기쁨이 크다. “PB(프라이빗뱅커)나 투신운용사의 마케팅담당자, 증권사 마케팅부서 담당자, 일부 매니저들이 자료요청을 많이 하고 자산운용사 경영팀, 상품개발자들이 자문을 많이 구합니다. 요구하는 자료들이 많아 업무량은 오히려 늘었지만, 그만큼 우리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반증이죠.” 앞으로도 박 팀장은 최대한 수요자 위주로 재료를 가공하고, 투자자들이 의사결정을 하는데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보고서를 작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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