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펀더멘털’이 말해준다”
“모든 것은 ‘펀더멘털’이 말해준다”
  • 조남호 기자
  • 승인 2007.0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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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 리서치센터 황승택 연구위원
“모두가 ‘예’라고 말할 때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이 좋습니다. 모두가 ‘아니요’라고 말할 때 ‘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이 좋습니다.” 예전 TV 광고의 멘트로 삽입돼 많은 사람들을 ‘반골 기질이 있는 혹은 왕따, 소신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린 말이다. 남들이 모두 ‘그렇다’고 할 때 혼자 ‘아니요’라고 말하려면, 자신의 보고서에 수십 혹은 수백억원의 돈이 움직인다면 어느 정도의 소신과 용기가 필요한 것일까. 2월 초 ‘다음’이 지난해 4분기 양호한 실적과 구글과의 제휴 등 주가상승에 긍정적인 요소들로 각 증권사들이 일제히 매수와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할 때, 홀로 보유와 당시 종가보다 낮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연구위원이 있었다. 바로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에서 인터넷과 게임을 담당하고 있는 황승택 연구위원이 바로 그다. 증권사의 보고서가 최소 6개월에서 1년 동안의 주가를 예측함을 고려하면 다음의 주가 추이를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주변의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이 분석한 바를 토대로 소신 있게 보고서를 작성한 황 연구위원. 그는 KIST에서 전산학을 전공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로 처음에는 애널리스트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한다. “애널리스트가 되리라고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삼성전자 통신 연구소를 거쳐 KTB네트워크에 다닐 때는 좋은 벤처회사를 찾아 투자해서 성공하는 것에 만족하곤 했지만, 딱히 애널리스트를 해야겠다 하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솔직히 당시에는 애널리스트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잘 몰랐었죠.(웃음)” 그러한 황 연구위원도 어느덧 입사 6년차로 많은 후배를 둔 고참 애널리스트가 됐다. 그런 그가 바라보는 애널리스트란 직업의 매력은 무엇일까? “애널리스트라면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대상이 되는 회사에 대한 주관적인 전망과 실질적인 펀더멘털이 맞아 들어갈 때가 가장 즐겁습니다. 아울러 저 같은 경우에는 타 애널리스트와 달리 그런게 있습니다. 매수 의견을 내서 주가가 적정주가에 도달하는 것과, 회사의 매출추정과 실제 매출이 맞아 들어갈 경우 어떤게 더 기쁘냐 물어보면 후자의 경우가 더 만족스러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이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지듯, 현 애널리스트들의 애로사항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분석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적성에 맞는 것 같고 일하는 것도 즐겁습니다. 하지만 애널리스트의 역할이라는게 단순히 분석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영업 쪽의 일도 해야 하기 때문에 기관에 연락을 해서 종목 추천을 해주고, 기관이 회사를 통해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마케팅 쪽에도 신경을 좀 더 쓰게 됐습니다. 물론 법인부에서 메인 세일즈를 하지만, 보조적인 영업업무 부분의 비중이 커진 것이죠. 예전에는 분석만 잘하면 됐었는데, 그것에 못지않게 지금은 영업보조 업무에 할당하는 시간이 상당히 늘어났습니다. 이러한 일들이 현 증권가의 추세이기도 하구요. 분석 쪽의 업무는 상당히 재미있지만, 영업 쪽의 일은 제가 전산학 출신이어서 그런지 아직까지도 서투른 감이 좀 있습니다.” 그래서일까, 황 연구위원은 영업 쪽의 일에 좀 더 매진하려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라고 말했다. “메이저 증권사들의 경우 해외투자자 유치 업무가 증가하고 있는데, 그쪽 방면의 일에도 비중을 높여 추진하려고 생각중입니다. 증권가의 변화에 발맞춰 분석과 영업을 같이 잘하는 애널리스트가 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보고서를 작성할 때 펀더멘털을 수렴해 경쟁력이 있는지, 투명성은 있는지를 가장 중요시 한다는 황 연구위원은 후배들을 위한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애널리스트는 분위기에 휩쓸려 따라가면 안됩니다. 컨센서스, 즉 분위기에 좌지우지되기 보다는 자신의 분석을 믿고 소신 있는 의견을 제시해야 하죠. 분위기만 추종하다 보면 이도저도 아닌게 되고, 애널리스트로서 롱런하기도 힘듭니다. 증권 쪽의 일뿐만 아니라 모든 일들이 항상 기본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는데, 애널리스트의 기본은 산업에 대한 분석입니다. 얼마나 객관적이고 정밀하게 분석을 하느냐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또한 자신의 분석에 얼마만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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