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아름다운 기업에 투자한다
작지만 아름다운 기업에 투자한다
  • 김영진 기자
  • 승인 2007.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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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자산운용 주식운용팀 인종익 팀장
많은 전문가들이 펀드시장이 성숙하려면 장기투자로 가야한다, 단기 수익률만을 좇아서는 안된다, 간접투자시대다 등등의 말을 늘어놓기 바쁘다. 하지만, 정작 현실은 매일 쏟아지는 펀드들의 홍수 속에 한 펀드만을 장기 보유하기란 크나 큰 인내를 요구하는 요즘이다. 이런 펀드의 ‘공급과잉’ 시대에 한 펀드만을 2년 넘게 밀고 있는 운용사가 있다면 신뢰가 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유리자산운용이 바로 이런 경우에 해당되지 않을까? “펀드는 원래 장기투자를 위한 것이니깐, 새로운 펀드들을 계속 만들어 고객을 끌어들이기보다는 한 펀드라도 제대로 운용해서 고객의 신뢰를 얻고 장기고객을 확보하자는 것이 저희 회사의 모토입니다.” 유리자산운용 주식운용팀의 인종익 팀장. 그는 유리자산운용의 대표상품으로 자리 잡은 ‘유리스몰뷰티주식펀드’의 총괄을 맡고 있다. 2004년 8월 설정된 유리스몰뷰티주식펀드는 2년이 넘는 시간동안 우여곡절도 참 많이 겪었다. 설정이후 10개월 만에 누적수익률이 100%를 넘어 화제를 모으더니 2005년 9월에는 고객들이 너무 많이 몰려 급기야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한 적도 있었다. 중소형 가치주펀드라는 색깔을 희석시킬 수 있다는 뜻에서다. 그런데 지난해 초에는 중소형주들이 조정을 받으면서 자금이 반 이상 빠져나가는 시련도 겪었다. 하지만 이후 수익률이 꾸준히 좋아져 1월 2일 현재 이 펀드의 1년 수익률은 11.89%로 주식형 펀드 중 2위에 랭크돼 있다. “지난해 초에는 이 펀드가 금리와 환율 등의 대외변수로 힘을 받지 못했습니다. 고객들의 끊임없는 환매로 수탁고의 반 이상이 이때 빠져 나갔죠. 하지만 중반부터는 수익률이 계속 좋아지고 있는데, 해외펀드로 자금이 몰리다보니 수탁고가 잘 늘지가 않네요.” 유리스몰뷰티주식펀드는 중소형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다. 펀드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작지만 아름다움 기업’의 가치를 믿고 투자한다. 즉, 현재는 비록 작아서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내재가치가 높아 시장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확신이 드는 기업을 발굴해 투자한다. 그래서 가치주는 기본이고 3년에서 5년 정도 성장가능성을 보고 정말 커 나갈 수 있는 기업에만 투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요즘 가치주펀드가 유행인 것 같은데, 저희 펀드는 가치주에다 성장성을 더한 성장형 가치주펀드라고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또 저희가 보는 성장성이라는 건 단순히 로봇이나 바이오 산업 등 산업의 미래 전망성만을 보는 게 아니라 정체돼 있는 산업일지라도 부동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 기업이라든지 독과점 기업 등도 성장성이 높은 기업으로 보고 있죠. 그래서 이런 기업들은 리서치보고서도 거의 안 나오기 때문에 발로 뛸 수밖에 없습니다. 또 원래 펀드매니저는 발로 뛰면서 기업을 발굴해야 하는 게 원칙이구요.” 실례로 유리스몰뷰티주식펀드가 편입시킨 ‘서부트럭터미널’같은 경우는 현재 6.33%로 펀드 편입 비중이 가장 크지만, 다른 주식형 펀드에서는 단 0.1%도 편입시키고 있지 않은 종목이다. 유동성이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이 종목 역시 인 팀장이 직접 ‘필드워크’하면서 발굴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자에서 11년 동안 근무한 후 37살이라는 느지막한 나이에 증권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인종익 팀장. 그는 늦게 증권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만큼 아직도 하고 싶고 또 해야 할 일들이 많다고 말한다. “물론 뒤늦게 이 업계에 진출한 만큼 남보다 더 분발해야 겠죠. 증권을 자본주의 시장의 꽃이라고 하잖아요. 앞으로 2~3년 안에 이 업계는 분명 꽃을 만발하게 피울 수 있는 중요한 시기가 닥칠 겁니다. 또 경쟁력 있는 회사와 인재도 이 안에 가려질 거라고 보기 때문에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죠.” 단기수익률에 일희일비하는 투자자들을 볼 때면 가장 안타깝다는 인 팀장은 소신과 믿음을 가지고 좋은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놓으면 언젠가는 고객들이 알아 줄 거라며, 고객과 함께 마지막에 웃을 수 있는 펀드매니저가 되고 싶다고 한다. 그가 고객과 함께 웃을 날이 얼마남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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