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적인 투자원칙을 지키는 것이 최고의 펀드 투자다
교과서적인 투자원칙을 지키는 것이 최고의 펀드 투자다
  • 김영진 기자
  • 승인 2006.1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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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펀드평가 펀드평가팀 박현철 펀드애널리스트
각종 언론사 기자들이 펀드기사를 쓸때 가장 먼저 찾는 사람이 있다. 한국펀드평가의 박현철 펀드애널리스트. 기자가 그를 인터뷰하러 갔을때도 그는 월간시황 보고서를 작성하고 기자들의 전화를 받고 자료를 보내주느라 정신이 없었다. 결국 인터뷰는 약속된 시간보다 30분 정도 지나서야 시작됐지만 기자도 ‘공범자’라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으로 인터뷰를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기자들과의 접촉이 많은 그의 직책 탓인지 박 펀드애널리스트의 이름을 단 코멘트들을 펀드기사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에 대한 언론사의 신뢰도와 권위가 상당해서일까. “실상은 전혀 아니죠. 오히려 그 반대일 겁니다. 제가 기자분들이 요청하는 자료를 해드리느라 정작 해야 할 일을 못할 때가 많습니다. 제가 우리 회사에서 맡고 있는 일이 펀드평가이지 언론을 상대하는 홍보가 아니거든요. 하지만 제가 하는 일이 펀드를 다양한 방법으로 분석하고 평가하는 일이기 때문에 기자 분들이 저를 많이 찾을 수밖에 없고 저 역시 같은 분야에서 서로 돕는다고 생각을 하는 거죠. 또 언론이 있어야 투자자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으니까요.” 공대를 졸업하고 석박사 과정에서는 국제경영학을 전공한 그의 이력 때문인지, 일찍이 그는 금융공학이나 투자론 쪽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금융공학이 아직 낯선 학문이지만, 금융 선진국에서는 아주 보편화된 학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왜 그는 수많은 애널리스트 분야 중에서 펀드애널리스트가 된 것일까? “어떤 분야에서든 전문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이 직업을 갖기 전 여러 곳에서 증권 애널리스트 제의를 받았었구요. 하지만 당시 펀드시장이 급격히 팽창하는 것을 직접 목격하면서 이쪽 전문가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더하지만 당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포화상태였죠. 한마디로 ‘레드오션’인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되기보다는 펀드 애널리스트가 되는 것이 훨씬 빨리 전문가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블루오션’ 전략이 통한 거죠.” 그가 주로 하는 일은 쉽게 말해 주간·월간·분기·반기시황 등 펀드시장에 필요한 리서치보고서를 작성하는 거다. 또한 국내 주식시장뿐 아니라 해외시장, 부동산시장 등에 대한 조사도 필수라고. 이것을 데이터베이스화해서 투자자들이나 언론사에 정보를 제공하고 펀드관련 책자도 발간한다. 체질에 맞지 않는 사람들이 듣기에는 좀 재미없어 보이는 직종일 듯한데, 그는 이 일이 보람도 있고 참 재밌다고 한다. “이 일이 재밌는 이유는 첫째 펀드 시장을 전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전문가가 우리나라에는 많지 않아 ‘전문가답다’는 겁니다. 또 한국 펀드시장이 아직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에 할 일이 무궁무진하다는 거구요. 선진국의 다양한 펀드평가 방법론을 우리의 상황에 맞게 적용해 연구 개발한다는 건 정말 짜릿한 쾌감이죠. 특히 펀드라는 상품은 주식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채권, 부동산 그리고 해외시장도 알아야하기 때문에 공부해야할게 많죠. 펀드는 한마디로 종합금융상품이라고 보면 됩니다.” 또한 그는 이런 펀드에 관해 연구하고 분석할 때 잊지 않는 게 있다고 한다. 바로 ‘투자자의 입장에서 평가한다’는 점이다. “전 나름대로 이 분야에 전문가라는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사견(私見)을 절대 말하지 않습니다. 항상 투자자 입장에서 연구하고 분석해 평가를 내립니다. 이것을 공정한 데이터로 발표하구요. 코멘트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끔 지인들이 펀드 추천을 해 달라고 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전 펀드에 대한 정보는 꼼꼼히 얘기해 주지만 추천은 절대 안 해줍니다. 이것이 저의 직업철학입니다.” 공정하고 다양한 펀드 평가방법을 통해 투자들에게 정확한 시각과 분석방법을 제공하고 싶다는 박 펀드애널리스트. 그는 투자자들에게 따끔한 당부도 잊지 않는다. “교과서적인 투자원칙이 가장 중요한데 역설적이게도 이게 가장 지켜지지 않는 현실입니다. 펀드에 투자하기 전에 투자를 왜 하는지에 대한 목표설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고 나서 장기투자와 분산투자는 기본으로 해서 투자금액, 투자기간 등을 투자자 상황에 맞게 짜야합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우리나라 펀드 시장은 아직 미성숙 단계이기 때문에 투자자의 현 상황이나 투자계획 없이 수익률에만 의존해 투자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것도 단기수익률에만요. 한국은 잠재력이 아주 높은 시장인데, 이런 점들이 잘 지켜지지 않아 아쉽습니다.” 올해 초 결혼해 3개월된 애기를 보는 즐거움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는 박 펀드애널리스트. 결혼하기 전과 지금이 달라진 점은 결혼하기 전에는 헬스나 수영 등 운동을 즐겨했지만, 요즘은 청소하고 애기보는데 시간을 더 많이 보낸다고. 하지만 그 일상의 사사로운 부분들이 삶의 기쁨을 더한고 한다. 직업의 전문성에 일상에서 얻는 행복함을 말하는 그의 평온한 모습이 진짜 ‘전문가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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