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신한證 용대인]"자동차를 통해 세상을 본다"
[굿모닝신한證 용대인]"자동차를 통해 세상을 본다"
  • 공도윤 기자
  • 승인 2006.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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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명은 저격수를 뜻하는 ‘스나이퍼(Sniper)’ ▶투자자에게 정직한 애널리스트가 되고 싶어. ‘토요일 저녁 7시 55분…’, ‘월요일 밤 11시 35분…’ 증권사 애널리스트로부터 메일이 도착했다. 펀드매니저들을 향해 날라 온 ‘투자보고서’는 낮·밤, 평일·주말을 가리지 않는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구속으로 먹구름에 뒤덮인 ‘현대차’를 놓고 과감히 ‘매수’의견을 제시한 ‘투자보고서’는 발송 시간만큼이나 내용면에서 투자자의 시선을 끌어 잡는다. 현대자동차의 구석구석까지 파헤치는 애널리스트, 자동차를 통해 세상을 본다는 남자, 굿모닝신한증권의 자동차업종 담당 용대인 연구위원을 만났다. 그의 하루일과는 ‘기사 스크랩’부터 출발한다. 자동차관련 기사는 모두 오려 붙여 한달이면 스크랩 노트 1~2권이 완성된다. 2002년부터 시작한 ‘신문스크랩’에 그의 책상 한켠은 80여개에 달하는 ‘스크랩 노트’가 빽빽하게 차있다. 칸칸이 그의 날카로운 분석력이 녹아 내리는 듯 하다. “현대자동차의 실적을 살피기 위해 환율을 보고, 현대자동차의 주가를 분석하기 위해 삼성전자를 살펴본다”는 그의 ‘자동차’ 사랑은 이 뿐만이 아니다. 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자. 86학번인 그는 ‘국가기반 산업에서 수출업무를 하겠다’는 꿈을 이뤄 대학졸업 후 바로 현대자동차에 입사했다. 입사 후 공장과 회계팀을 거쳐 2년만에 수출팀으로 이동.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남극과 시베리아 빼고’ 전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현대차를 팔았다고 한다. “각국 공항에 도착해 현지에서 현대차를 볼 때면 그 어느 때보다도 보람되고 기뻤다”는 그가 금융권과 인연을 맺은 것은 99년. 당시 ‘현대자동차 사장이 되겠다’고 마음먹을 만큼 그의 자동차 애정은 남달랐지만 ‘운명’처럼 다가온 ‘금융권과의 만남’이 그의 인생 ‘제2장’을 열었다. 99년 마이에셋자산운용 기획팀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매년 10%이상 꾸준히 상승하는 주식시장의 에너지에 금새 빠져 들었다. 이후 지인의 소개로 주식공부를 시작, 2002년 CFA(재무관리사) 자격증을 땄다. ‘현장 근무 경력’, ‘CFA 자격증’은 단숨에 그를 준비된 애널리스트로 만들었다. 2002년 8월 그는 세종증권에 입사해 자동차업종딤당 애널리스트 생활을 시작, 이후 동부증권을 거쳐 2005년 굿모닝신한증권에 자리를 잡았다. 펀드매니저들은 그를 놓고 ‘참 지독한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별명은 저격수를 의미하는 ‘스나이퍼(Sniper)’다. 모든 애널리스트들이 ‘매수’를 외쳐도 그는 ‘자신의 정한 기준’에 맞지 않다면 단칼에 ‘매도’를 외치는 고지식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철저하게 ‘펀더멘털에 입각해 투자의견을 제시한다. ‘정의선 효과’로 기아자동차의 주가가 상승할 때 그는 ‘기아차의 실적 하락’에 초점을 맞춰 ‘매도’ 보고서를 던졌다. 일례는 또있다. 자동차업종을 담당한지 벌써 4년. 그러나 그가 현대자동차에 ‘매수’의견을 제시한 것은 불과 1~2년밖에 되질 않는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이 가동된 후에야 비로소 현대차의 수출경쟁력, 글로벌 회사로의 경쟁력을 인정했다. 그는 “애널리스트는 기업의 펀더멘털 분석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을 샅샅이 파헤쳐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모조리 짚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바라는 애널리스트는 ‘정직한 애널리스트’다. “애널리스트로서 기쁘고 보람될 때는 기관투자자나, 개인투자자들이 전화를 걸어 의견을 물을 때다. 과거에는 ‘어떤 종목이 좋냐’고 물었지만, 이제는 내가 쓴 ‘보고서의 행간’을 묻는 투자자들이 많다. 뛰어난 분석력과 종목 추천력, 넓은 인적네트워크, 성실성을 모두 갖춘 애널리스트가 되면 좋겠지만 모든 걸 갖출 수는 없다. 나를 찾는 그들에게 정직한 시각을 제시해 주는 것이 지금의 내 역할이다.” 자동차업종 담당 애널리스트이지만 지금껏 그는 한번도 새 차를 타본 적이 없다. 중고 소형차만 3차례 바꿔 탔다. 삶도 그렇다. 그는 일만큼이나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사람들과의 오랜 만남을 사랑한다. 항상 시간에 쫓기다보니, 딱히 취미생활이랄 것도 없지만 시간이 날 때면 사람들과 만나 소주한잔 하는 것이 낙이다.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인생 선배들과, 자동차업종을 담당하고 있는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들과 때론, 전혀 자신과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과 모임을 갖는 것이 그의 취미생활이다. 그는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사부 2분과, 6명의 형님께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한 그는 애널리스트로 보람될 때는 ‘후배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라고 말한다. 날카롭지만 따뜻한 체온이 그대로 전해지는 용 연구위원. 그는 이제 인생의 제3장을 준비하고 있다. 10년뒤 그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사뭇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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