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탁피플]투자상담사 '랑켄카' 허인행
[스탁피플]투자상담사 '랑켄카' 허인행
  • 조권현 기자
  • 승인 2006.0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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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이 아닌 마음으로 주식을 보라
“주식은 핸디를 잡아주지 않습니다” 골프와 당구, 바둑, 그리고 주식투자의 차이점이라면 무엇이 있을까? ‘랑켄카’ 라는 필명으로 사이버 공간에서 애널리스트로 활동중인 허인행씨(38)는 그 차이점을 ‘핸디 부여’ 여부라고 말한다. 아마추어 세계에서의 골프와 당구는 참가자의 수준에 맞게 핸디를 부여해 경기의 묘를 더한다. 바둑은 아마추어 뿐만 아니라 프로 무대에서도 핸디를 잡아준다. 하지만 주식투자는 아마와 프로를 떠나 핸디 자체를 잡아주는 경우가 없다. 특히 실전투자에 있어선 웃음을 짓거나 눈물을 흘리거나 둘 중 하나라는 것이다. 랑켄카는 이처럼 냉혹한 주식투자 세계에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상식적인 접근 방법으로 합리적인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의 필명 ‘랑켄카’는 19세기 독일의 합리적 역사학자 랑케(Ranke)와 영국의 정치가이자 역사가인 카(E.H.Carr)를 합친 합성어이다. 즉 ‘어떠한 사실이 그 스스로를 말해야 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모토로, 증권을 합리적으로 해석하는 분석가’ 라는 뜻이다. 인터뷰 당일 SK증권 대치지점에서 투자설명회를 마치고 나온 그는 기자를 보자마자 “아직 젊고 가난한, 그리고 성공하지 못한 저를 찾아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 라면서도 “그래도 마음만은 부잡니다” 라고 첫인사를 건넸다. 그의 팬클럽 회원들과 함께한 회식 자리에서도 그는 ‘젊음’ 이라는 단어를 매우 강조했다. 단순히 나이가 젊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만큼 주식을 분석함에 있어 필요한 빠른 두뇌 회전력과 통찰력이 녹슬지 않았다는 자신감의 피력으로 느껴졌다. 그와 인터뷰를 하면서 정말 놀라웠던 것은 10년 가까운 랑켄카의 주식인생에 단한번의 주식 매매가 없었다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수익률을 높여주고 대박의 꿈도 이루게 했던 랑켄카의 이력에 주식 거래란 단어가 없었다. 랑켄카는 스스로를 ‘주식 매매의 젬병’ 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다보니 사이버 애널리스트들이 많이 하는 일임매매의 경험도 없다. 하지만 고객들에게 시장의 흐름과 개별 종목의 방향성을 제시해주면서 대박을 일궈낸 경험은 많았다. 대형 증권사 출신 펀드매니저, 350억원 자산가, 파생상품 전문 투자자 등 다양한 사람들에게 함박웃음을 짓게 했다. 그래도 랑켄카가 가장 기뻤던 일은 높은 수익률을 안겨준 경험보다는 손절매를 최소화 한 경험이었다. “13명의 고액투자자들에게 상담을 해드렸던 때였지요. 제가 제시했던 80개 종목에 대해 매수가 이뤄졌는데 결과적으로 포스코 한 종목만 손절매를 하고 나머지 종목은 전부 승리했었습니다.” 그는 ‘매수는 호랑이처럼, 매도는 토끼처럼 하라’는 말을 주식투자의 가장 기본이 되는 말이라고 주장한다. 이 말은 호랑이가 토끼 한 마리를 잡기 위해 이틀 밤낮을 기다리면서까지 신중하게 기회를 포착하는 데서 나온 말이다. 그만큼 신중 또 신중을 기하라고 하는 그만의 완곡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손절매를 할 이유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한편 랑켄카는 독특한 투자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일반적인 증시 전문가들이 대형 우량주의 장기 투자를 강조하는 반면, 그는 대형주는 단타성으로, 중소형 가치주는 오히려 최소 3개월, 6개월, 1년, 2년 단위로 장기투자를 권유한다. 또한 1만원 이하 주식에 대해서는 투자의견을 아예 제시하지 않는다. 전형적인 귀족株와 업종 1등주를 선호한다. 그가 추구하는 목표 수익률은 분기당 20%. 그러나 그가 투자자들에게 바라는 것은 단 몇%의 수익에 일희일비 하지 말고 용기와 여유를 가지고 주식투자에 임하는 것이다. “알량한 지식 한 개를 더 가졌다고 뿌듯해 하는 대신, 마음으로 주식을 바라보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또한 주식시장을 바라볼 때 우리의 시각이 아닌 외국인의 시각으로 바라봐야 해요. 우리 시장을 움직이는 힘은 외국인들에게 있거든요. 그들은 우리 주식시장을 그저 이머징마켓 중 하나로 보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의 심리가 파악되는 순간,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려면 업종 대표주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렇다면 랑켄카는 하반기 주식시장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그는 영국 FTSE지수가 5200~5300선에 진입하는 순간 우리 주식시장에도 다시 꽃이 필 것이라고 강조한다. 또 하반기 주식시장을 이끌어 갈 유망업종으로는 은행, 음식료, 건설업 등을 꼽았다. 그러나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업종의 전망이 밝고 어두운지가 아니라 늘 긍정적인 마음으로 투자에 임해야 하는 것” 이라고 말한다. 또한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모두 웃는 그 날이 오길 바라는 것은 랑켄카의 가장 큰 소망이기도 하다. 자신의 팬클럽 회원들에게 늘 희망을 품고 살라고 말하는 그의 밝은 표정이 주식시장 발전의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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