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자원봉사모임 ‘꼬마친구들’]
[대우증권 자원봉사모임 ‘꼬마친구들’]
  • 조권현 기자
  • 승인 2006.03.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증권가의 따뜻한 손길로 사랑을 전한다
대우증권 자원봉사모임 '꼬마친구들'. 왼쪽부터 김유의, 홍혜정, 안은주 팀장, 정은아, 김숙철씨
“아이들이 세상과 벽을 쌓지 않길 바랄뿐이에요. 일반 가정의 아이들처럼 구김없이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매주 금요일 저녁이면 동작구의 한 보육원 아기천사들은 ‘꼬마친구들’이라고 불리우는 노란 천사들을 만난다. 이 노란 천사들은 아기천사들을 안아주며 따뜻한 체온과 사랑을 전한다. 봉사활동을 할 때면 항상 노란색 조끼를 입기 때문에 노란천사라고도 불리우는 ‘꼬마친구들’은 대우증권 고객지원센터 직원들로 이뤄진 자원봉사 동아리다. 고객지원센터 리테일영업본부 안은주팀장이 2002년 경인지역본부에 근무할 당시 몇몇 동료들과 뜻을 모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지금은 안팀장을 비롯해 고객지원센터 49명의 직원이 9~10명씩 팀을 구성해 매주 아기천사들에게 사랑을 나눠주고 있다. 이들이 하는 일은 보육원 대청소날인 금요일 저녁에 0~4세의 영유아들을 돌봐주는 일. ‘꼬마친구들’엔 미혼 여성 회원이 대부분이기에 기저귀 갈아주기나 머리감기기 같은 일에서 곤혹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안팀장을 비롯한 베테랑 주부회원들이 육아 노하우를 가르쳐 준다. “어린 직원들이 경험이 없다보니 당황스런 일을 많이 겪었어요. 하지만 ‘육아선배’들이 잘 가르쳐주다 보니 이제는 대부분의 꼬마친구들 회원들은 능숙하게 일처리를 한답니다.” ‘꼬마친구들’은 3년 넘게 활동을 해오다 보니 이 같은 당황스런 일뿐만 아니라 안타까운 일도 적지 않게 겪어왔다. “두 아기를 무릎 위에 안고 있었는데 한 아기가 제 바지를 입으로 빨더라구요. 밖에서 일하다 온 사람 옷이니 세균이 좀 많나요. 아기를 얼른 떼어내려 했죠. 그런데 그 모습이 마치 엄마젖을 빨 때처럼 너무 행복해 보였어요. 엄마품이 얼마나 그리웠으면 그랬겠나 싶더라구요.” 울먹이며 말하는 안팀장의 눈엔 어느새 눈물이 글썽글썽 맺혀 있었다. 엄마품 그리워하는 아이들 보면 마음 아파
봉사는 작은 힘으로 가까운 곳부터 시작을
청일점 김숙철씨도 안타까운 사연 한가지를 말해줬다. “한 여름 땀띠로 고생하던 서너살 짜리 아이들을 안아준 적이 있어요. 피부끼리 닿으니까 아이들이 많이 따가워 하더라구요. 그래서 내려놓으려 하면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거에요. 따갑고 아파도 사람들 품에 안기고 싶었던 거죠. 그래도 아플까봐 강제로라도 내려놓으면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더라구요. 그러다 다시 안아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울음을 뚝 그쳐요. 집에 가서 그 아이들을 다시 생각해보니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한편 2002년부터 ‘꼬마친구들’ 활동을 해온 정은아씨는 한 아이만 편애했던 자신의 모습을 반성했다. “영유아방에 말 잘듣고 예쁜 아이가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인가 보이지 않더라구요. 다른 방에 가서 찾아도 봤지만 보이지 않는 거에요. 한 아이한테 그 애가 어디갔냐고 물어봤죠. 그런데 그 아이가 뜻밖의 말을 하더라구요. 이모도 그 아이만 보러 왔냐고 말이죠. 그 곳의 대부분의 아이들은 어른들이 누군가를 편애하는 것을 느끼고 있더라구요. 얼마나 제 자신이 부끄러웠는지 몰라요. 모든 아이들을 똑같이 예뻐해주고 같이 놀아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것이 너무 미안하게 느껴지고 제 자신이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몰라요.” 정씨처럼 봉사활동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는 회원들도 적지 않다. 김유의씨는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작은 힘이라도 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은 큰 행복이자 기쁨” 이라고 말했다. 홍혜정씨 역시 “온화한 가정에서 성장한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남을 도와준다는 것은 결코 멀리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안팀장은 “꼬마친구들은 대우증권 고객지원센터 직원들로만 구성됐지만, 매 분기마다 급여에서 일부를 기부하는 대우증권인들의 후원이 없었으면 운영이 힘들었을 것”이라며 후원인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뭔가를 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버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작은 그 무엇이라도 나누면 큰 힘이 될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봉사에 임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 그는 “불우한 이웃을 볼 때 불쌍한 시선과 눈물을 버려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봉사가 나눔이 아닌 동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반드시 육체적인 봉사만이 값진 것이 아니라 적은 금액의 기부도 봉사에 참여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그 어느 곳보다도 생존 경쟁이 치열한 냉혹한 증권가에 ‘꼬마친구들’ 같은 따뜻한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