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신문_조경호 기자] 농협의 모럴해저드가 심각하다. 하다하다 못해 법원을 상대로 사기를 치려다가 들통나서 경찰 조사를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농협중앙회(회장 강호동)산하 보증기관인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농신보·이사장 지춘섭)의 강요로 도드람양돈농협(박광옥 조합장)이 이미 대위 변제한 채권을 확보하기 위해 농신보와 도드람양돈농협이 짜고 위조한 허위서류를 냈다가 들통나서 경찰 조사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JTBC는 <[단독] '허위 채권 계산서' 냈다가 딱!…도드람농협 '사기 혐의' 수사>제하 기사를 통해 도드람양돈농협이 법원에 허위 문서를 냈다가 들통나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찰에 드드람양돈농협과 농신보 관계자 11명이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도드람양돈농협 광주지점은 2019년 조합원 신모 씨가 운영하는 회사에 2차례에 걸쳐 20억원을 대출한다. 1차 대출은 1억 8000만원이다. 이 가운데 1억 5000만원은 농협중앙회가 관리하는 보증기금(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농신보·이사장 지준섭)이 보증을 선다.  2차 대출은 신씨 회사가 소유한 축사 등을 담보로 18억원을 대출 받는다. 

문제는 대출을 받은 신씨가 다음 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회사는 파산 절차에 들어간다. 채권 정리 과정에서 이상한 점이 발견된다. 1차 대출금 1억 5000만원은 신씨 회사의 보증을 선 보증기금이 이미 도드람농협에 대신 갚은 것이다. 도드람농협이 이 돈을 받지 못한 것처럼 가짜 계산서를 꾸며 법원에 제출했던 것이다. 

김진철 피해 채권자 법률대리인은 JTBC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대위변제를 받은 1억5000만원이 전산 자료에는 기재가 돼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법원에 감추기 위해 이런 수기 자료를 임의적으로 만든 것 같다"면서 도드람양돈농협이 가짜서류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한 사실을 지적했다.

농업중앙회 산하 기관인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은 자신들이 대신 갚은 1억5000만원을 되돌려 받기 위해 도드람농협을 압박해 꾸민 일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농신보는 1971년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법(법률 제2277호)가 제정되면서 1992년 설립된 것이다.  담보력이 미약한 농림수산업자에 175조원 규모를 보증지원한 것으로 알려진다. 

도드람양돈농협 관계자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농신보가) 이거 안 해주면 나중에 (도드람농협 회원들한테는) 보증서 발급이 힘들 것 같다 그런 식으로 얘기했다."고 말한다.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이 자신들이 대위변제한 돈을 받기 위해 법원에 서류 조작을 강용한 사실을 밝혔다.

법원도 도드람양돈농협의 허위 문서 제출 사실을 지적했다.  법원은 "1차 대출금은 이미 보증기금이 갚았다"며 도드람농협이 잘못된 계산서를 냈다고 인정했다. 이에 대해 광주 광산경찰서는 도드람과 농신보 등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 도드람농협은 "업무상 미숙을 인정한다"고 했고, 농신보는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1990년 설립된 도드람양동농협은 금융지점, 전주지점, 광주지점, 죽전1동지점, 용인지점, 동톤신도시지점, 용두역지점, 화서역지점, 안성간이지점, 대전간이지점 등 10개 저점과 도드람푸드, 도드람양돈서비스, 도드람엘피씨공사, 디에스피드, 부광산업, 도드람에프씨, 도드람푸드시스템, 푸르샨식품, 대명오앤씨, 도드람양돈연구소, 디앤디종돈 등 11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조경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