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신문_조나단 기자] 뮤지컬과 연극을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으로 관객과 소통하고 있는 배우 박상준을 만났다.
2024년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연극 <다락방>, 뮤지컬 <디아길레프> <베어 더 뮤지컬> 그리고 지난달 개막한 <흔해빠진 일>을 통해서 점점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기대되는 배우다.
Q. 반갑다. 인사 및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박상준 반갑습니다. 저는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박상준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Q. 유튜브도 하고 있다고 들었다.
박상준 네, 맞습니다. 제가 배우 일도 너무 행복하게 하고 있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어쨌든 배우라는 건 하나의 직업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삶의 소중하고 즐거운 일들이 너무 많고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들도 되게 많아요. 그중의 하나가 배우라는 직업이고 그걸 메인으로 지금 연기하고 노래하고 있지만 이외에도 제가 캠핑이나 요리, 운동, 건강, 북토크나 주류와 관련된 취미들이 많아서 이런 걸 좀 알려주는 '취미부자 박씨'라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우선 근황을 듣고 싶다.
박상준 우선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하고 있는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에서 맷 역할로 작업을 하고 있고, 27일 날 개막한 뮤지컬 <흔해빠진 일>에도 참여해서 공연 중입니다. 뮤지컬 <흔해빠진 일>은 많은 분들이 아직 잘 모르시는 공연일 텐데 연기 전공생들에겐 유명한 작가 안톤 체홉과 셰익스피어가 쓴 갈매기와 햄릿이란 희곡을 잘 섞어서 재해석해 올린 뮤지컬입니다. 이머시브라는 형태로 무대와 객석 간의 벽이 없어져서 객석 사이사이로 배우들이 움직이면서 노래하고 연기하는 느낌의 작품입니다. 재밌으니 많이 보러 와주세요!
Q. 어떤 작품일지 궁금했다.
박상준 저도 사실 연습을 시작하기 전 초연이라 해야 될까요? 트라이아웃 개념 같은 공연이 4년 전쯤 올라갔었거든요. 제가 아는 배우들이 출연을 해서 공연을 보러 갔었었고 이 작품을 함께하게 됐을 때 정확하게 그때 작품은 기억나지 않았지만 되게 독특했다는 기억이 있어서 설레었었던 것 같아요. 특히 관객분들과 가까이서 교감을 할 수 있고, 이머시브라는 새로운 형식에서 할 수 있는 연기가 매력적으로 느껴졌었거든요. 그리고 메인 좌석들이라고 해야 될까요? 중앙을 가로지르는 무대 주변으로 360도 회전하는 의자들이 있어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배우 혹은 주인공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볼 수 있다는 점이 재밌었던 것 같아요. 저희도 연습을 할 때 좌석들을 다 설치해놓고 배우들이 런을 도는 모습을 봤었거든요. 더 흥미진진했었어요. 진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었어요. 그래서 되게 재밌게 연습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Q. 연습하면서 어려웠다거나 힘들었던 게 있었을까.
박상준 힘들었다기보다는 어떻게 보면 새로웠던 부분이 많았다는 게 저한테 재미있게 다가왔던 부분이 컸었고 그래서 기존 공연 형태에서 연습 과정과는 좀 달랐달까요. 배우와 관객과의 거리가 가깝다 보니까 제가 아주 미세한 움직임이나 호흡들이 더 잘 느껴지실 수 있기 때문에 이걸 더 잘 전달하고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서 교감 훈련이나 이런 부분들을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Q. 공연 기간이 짧은 걸로 안다.
박상준 맞아요. 7월 말에 시작해서 8월 18일까지 공연합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지만 이런 좋은 기회에 좋은 작품과 작업을 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많은 분들이 우리 공연을 봐주시고 다음 스태프로 우리 공연도 더 공연됐으면 좋겠습니다.
Q. 배우 박상준으로서의 성장에 도움을 준 작품이 됐을까.
박상준 저는 개인적으로 배우로서 성공하고 돈을 벌고 유명해지면 좋겠지만 이 업계에 종사하는 종사자로서는 공연 문화 예술이 지금보다 더 많이 알려지고 다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거든요. 제가 어떤 큰 힘이 있는 건 아니지만 저 스스로 좋은 작품을 만나고 새로운 걸 시도할 수 있는 게 생기고, 배울 수 있는 게 생긴다는 건 너무 기쁜 일이고 그런 작업물이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크거든요.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 어떤 공연이든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Q. 20년 데뷔해서 올해 4년 차가 된 걸로 아는데 첫 작품, 첫 공연 기억이 날까.
박상준 저의 첫 작품은 뮤지컬 <레 미제라블>이 아닌 연극 <레 미제라블>이었어요. 예술의 전당 CJ 토월 극장에서 올라갔었는데 감사하게도 마리우스라는 역할을 맡게 돼서 재미있게 올라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되게 열심히 준비해서 올렸었고 다들 고군분투하면서 공연을 끝내서 그런지 좋은 선배님들을 만나서 지금도 연락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정말 원로 선생님들도 계셔서 보면서 많이 배웠고, 어떻게 보면 짧게는 몇 년부터 몇십 년까지 연기를 해왔던 선배님들이 이 일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 뜨겁고 열정 있던 모습을 보면서 배우로서 혹은 후배로서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열심히 작업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Q. 취미 부자라고 했었는데, 뭔가 관심이 생기면 깊게 파고드는 편인가.
박상준 저는 일단 하고 싶은 걸 해봐야 되는 성격이거든요. 왜냐하면 해보지 않으면 이게 재미있을지 아닌지 모르니까 그걸 해보고 싶다거나 관심이 생기면 무조건 트라이해 보는 것 같아요. 재밌으면 더 깊이 찾아보려 하는 것 같고 재미가 없다면 유감이지만 '그럴 수 있지' 하면서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Q.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한 계기는?
박상준 지금은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고 계시지만 아버지가 연극 영화과를 나오셨었어요. 그래서 어릴 때부터 집에 비디오테이프 같은 게 되게 많았었거든요. 그리고 공연을 보기도 많이 볼 수 있어서 어떤 매체나 공연 예술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고 오히려 가까워졌었죠. 그렇게 초등학교를 지나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까지 올라오면서 뭔가 공부는 재미가 없는데 재미있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을 하게 될 때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 그때가 <꽃보다 남자>라는 드라마가 하고 있었을 때쯤이었던 것 같은데 방송에서 보던 배우들의 연기나 공연에서 보던 배우들의 연기나 노래가 뭔가 재미있었던 것 같아서 이걸 한 번 해볼까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아버지께 "이거 해야겠습니다"라고 말을 했죠. 아버지가 얼마나 힘든 일인 줄 아냐면서 처음엔 안된다고 하셨어요. 아버지도 사실 서울로 상경하시고 여러 가지 상황들 때문에 배우란 직업을 접으시고 다른 일을 시작하게 된 거라서 저보고 겉 멋들어서 연예인을 하고 싶은 거면 절대 안 된다고 하셨어요. 그래도 일단 해보고 싶어서 저의 의지를 전했고, 아버지가 아시는 원로 선생님이 계시는 실험극단에 조연출 아닌 조연출로 경험을 했던 적이 있거든요. 미리 가서 청소도 하고 커피도 타 드리고 선생님들이나 선배님들이 대사를 하고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집에 왔는데 이게 힘들다는 느낌 보다 너무 재밌더라고요. 아버지는 한 번 갔다 오면 힘들어서 안 한다고 할 줄 아셨다고 나중에 이야기를 하셨는데 저는 너무 재미있어서 고등학교 3학년 때 뒤늦게 목표를 정하고 성적을 맞추려고 공부도 하고 입시 준비를 시작했죠. 되게 늦게 시작했어요. 그런 일련의 과정을 거치고 연극 영화과에 입학하게 되고 그 안에서 재미를 찾고 찾다 보니 점점 더 이 직업에 대한 관심과 재미, 매력을 찾게 됐었던 것 같아요. 지금 너무 행복하고 즐겁고, 재밌게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뮤지컬은 어떻게 시작했나.
박상준 연극 <레 미제라블>이란 작품 이후에 다른 작품을 준비하고 들어가고 있었는데 정말 친한 대학 동기가 뮤지컬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저한테 어떤 작품 오디션이 있는데 빨리 영상 찍어서 보내라고 해서 어떻게 어떻게 준비를 해서 연출님에게 보냈는데 감사하게도 캐스팅을 해주셔서 그 작품을 참여하면서 뮤지컬에 입봉하게 됐어요. 그 작품이 뮤지컬 <태양의 노래>라는 작품이었고, 제가 지금도 너무 좋아하고 존경하는 김지호 연출님을 그 작품을 통해서 만나게 되고 그 이후로도 오디션을 보고 <베어 더 뮤지컬>을 만나서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가 있을까.
박상준 제가 제 인생의 목표 중의 하나가 책을 쓰고 싶었거든요. 지금도 제 개인 블로그를 통해서 책의 파편들을 모으고 있고 책을 쓰려고 하고 있는데, 최근에 영감을 받아서 목차를 쓰고, 머리글을 쓰고 몇 챕터도 썼던 적이 있어요. 그 과정 중에 삶과 인생과 술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거든요. 제가 위스키도 좋아하는데 시작은 와인을 통해서 관심을 갖게 됐었어요. 와인이란 걸 보면 어떻게 보면 인생이 담겨있다고들 하거든요. 포도를 땅에 심는 데부터 이게 어떤 땅에, 어떠한 환경에 심느냐에서부터 자라나는 것도 달라지고 신경을 써야 되는 부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런 과정들이 인생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위스키 또한 이런 부분들이 많이 겹쳐져서 위스키를 또 마시고 공부하기 시작했었거든요. 이런 경험들을 글로 옮기고 있고 저만의 목표지만 책을 만들어 출간하고자 합니다.
한편, 배우 박상준은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에서 맷 역할을 맡아 오는 25일까지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만날 수 있다.
또한, 이머시브 뮤지컬 <흔해빠진 일>에서 트리고린 역할에 캐스팅되어 공연 중에 있으며, 오는 18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3주라는 짧은 공연 시간 동안 관객과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