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증시카페’ MC 강병욱 교수
‘한밤의 증시카페’ MC 강병욱 교수
  • 김민지 기자
  • 승인 2005.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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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첫번째 덕목은 원금보전" "계란은 한 바구니에 담되 대신 바구니를 잘 지켜라" 나즈막한 재즈 선율, 화려한 조명. 일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밤 10시 30분, 한경와우TV ‘한밤의 증시카페’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웨이터 복장을 한 사나이의 맛깔스런 애드립과 독특한 진행으로 단숨에 ‘무장해제’되고 만다. 강병욱 교수(사진·41). 교수이기 보단 서글서글한 ‘딱’ 동네 아저씨 이미지다. 이렇게 친근한 느낌을 주는 교수가 어디 흔한가. 강 교수가 진행하고 있는 ‘한밤의 증시카페’는 기존의 방송의 틀을 싹 바꿨다. 사실 그동안 증권방송은 일반인에겐 딱딱하고 어렵기만 했다. 하지만 그만의 친화력과 카페라는 설정은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어 인기 상종가(上終價)를 치고 있다. 한번쯤 만나보고 싶었는데 지난 25일 여의도공원 근처의 한 카페(?)에서 강병욱 교수를 만났다. 실제 만나본 강 교수의 친화력은 예상치의 두 배 이상이었다. 누구와도 마찬가지다. 첫 질문으로 방송후 주변 반응을 묻자, “네. 요즘 거리에 나가면 많이들 알아봅니다. 근데 사람들은 저를 카페주인으로 알지 증권 전문가로 안 봐요.”라며 호탕하게 웃는다. 지난 1990년 2월 대학을 졸업한 후 그의 첫 직장은 한화증권. 그곳에서 투자분석과 영업기획 등의 업무를 맡았다. 그 뒤 96년 외국사 맥커리증권, 99년 삼성증권 영업점, 잠시 은행·증권사 직원 대상의 금융교육원도 차렸다. 이런 바쁜 와중에도 평소 공부욕심 많던 그는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와 박사학위를 따냈다. “직장생활과 공부를 병행한다는게 생각만큼 쉽지 않았어요. 주말에도 자료를 찾느라 거의 잠을 못 잤죠. 논문쓰기 전까지 하루에 4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었습니다.” 또 그와의 만남에서 놀라운 점은 그의 명함을 받고 부터다. 명함 위엔 또렷이 엔에프 행위투자연구소 소장, 경원대학교 경영회계학부 겸임교수, 경제평론가·방송인 등이 새겨져 있었다. 이외에도 세종사이버대학 강의, TBS 새벽방송, 주말엔 금융연수원 강의, 신문사 외고 등 끝도 없이 쏟아져 나왔다. 대체 잠은 언제 자는 걸까. “언제부턴가 저의 주간 시간표는 ‘월, 화, 수, 목, 금, 금, 금’이 되어 있었죠. 주말을 잊은 채 1년 365일을 하루같이 일과 공부에만 몰두해 왔어요. 하지만 그만큼 보람도 행복도 갑절이 됩니다.” 그만의 투자철학은 무엇일까. 그의 투자론은 ‘가장 안전한 자산에 투자하라’이다. “투자의 첫 번째 덕목은 원금보전이죠. 그래서 원금보전이 확실한 종목에 투자해야 합니다.” 주식에 그런 종목이 있을까. “당연하죠. 실제 몇 가지 기준만 따져보면 원금보전이 될 수 있는 종목이 있어요. 예를 들어 △외풍에 잘 견딘 오래된 기업인가 △과거 5년동안 주당순이익(EPS)이 계속 증가하는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평균이상인 기업인가 등입니다. 국내 주식시장에 모두 1600종목이 상장돼 있는데 이런 종목은 10개 안팎으로 줄어듭니다.” 그래서인지 강 교수는 재무데이터를 잘 활용한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이용해 가급적 3년치 데이터를 기업끼리 모은다. 추가적인 내용은 전화취재나 기업체 탐방, 기업설명회(IR)를 활용한다고. 이쯤 되자 궁금증이 생겼다. 혹시 직접투자를 하고 있는지 살짝 물어봤다. “저는 돈이 없어서 안합니다. 허허~.” “제가 주식을 하지 않는 이유는 현재 방송MC을 보고 있기 때문에 공인의 입장에서 투자자들을 호도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딱 잘라 말한다. 잠깐 얘기를 돌려서 최근 주가의 변화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이 장(조정기)에 상당한 거품이 생길 가능성이 있어요. 우리나라 지표로 나온 경기와 체감경기간의 괴리가 커요. 또 주가상승은 단기적으로 꼭지를 튼 게 아닌가 합니다. 적립식펀드는 계속 유입되고, 12월1일부터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되기 때문에 지금보다 주가는 더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투자자들에 대해 ‘조언 한 마디’를 부탁했다. “투자는 무엇보다 ‘확인 또 확인’을 해야 합니다.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도록 말이죠. 투자한 기업은 어떤 회사인지, 경영자는 잘 경영하고 있는지 수시로 확인해야죠. 그것만이 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길입니다.” 그는 이어 “증권 격언에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얘기가 있죠? 매우 고전적인 투자 이론이 있는데 사실 그게 틀린 얘기입니다. 계란은 한 바구니에 담아라. 대신 그 바구니가 넘어가지 않도록 바구니를 잘 지켜라”고 덧붙였다. 1시간 가량 인터뷰가 끝나자 그는 ‘한밤의 증시카페’ 방송준비를 위해 황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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