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가을 아침 날씨처럼 온기를 잃어가는 가운데 종합주가지수 1,150포인트 부근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연일 팔자 일변도인 외국인들의 힘과 가격 수준을 저울질하며 다시 사자에 나설 것이 분명한 국내 기관의 힘이 이 지수 범위에서 본격적으로 마주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외인 매도에 지수는 뒷걸음질
17일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13.82포인트(1.16%) 낮은 1,176.36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장중 한때 1천억원을 넘기도 했으나 막바지에 다소 줄어들며 오후 3시 현재 926억원을 기록했다.
이달들어 지난 5일을 제외하고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도 우위를 지켰던 탓에 외국인 누적 순매도 금액은 1조4천786억원으로 늘어났으며 본격적인 매도 우위를 보이기 시작했던 지난 8월부터의 누적 순매도액 역시 3조4천113억원으로 확대됐다.
외국인 매도의 파상공세가 이어지면서 최근 증시의 상승세를 주도해 왔던 기관은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관은 같은 시각 현재 1310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 지난 12일부터 14일 사이에는 8964억원어치를 순매도하는 등 일정하지 않은 매매 양상을 보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도가 선물시장에 영향을 주고 선물시장과 연계된 현물시장의 프로그램 매매 추이의 변동성이 커진 현상 또한 기관으로 하여금 시장의 주도권을 쉽사리 이어받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1,150포인트 부근이 전환점
이 같은 배경에서 증시가 지수 1,150포인트 부근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가 앞으로의 장세를 예측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변수로 대두되고 있다.
지수 1,100포인트 이상에서는 언제든 차익실현 시점을 찾을 수 있는 외국인과 올들어 축적된 자금을 바탕으로 증시의 주도권을 틀어쥐려 하고 있는 기관과의 `힘 대결'이 가장 먼저 현실화될 수 있는 지수 범위기 때문이다.
기술적 측면에서 1,150포인트 부근에 종합지수의 60일 이동평균선이 자리잡게 된다는 점도 이 지수 범위에 대한 관심을 한층 높이고 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8월 지수가 조정을 나타낼 때도 국내 증시 흐름이 세계 시장과 유사하게 움직였고 최근에도 세계 증시가 동반 조정에 들어간 만큼 국내 시장도 이번주에 1,150포인트 부근까지 하락할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조용현 하나증권 연구위원도 "지수가 1,140~1,150포인트 범위에 이르면 외국인들이 과연 그때도 계속 팔지, 기관들이 본격적인 재 매수에 나설 수 있을 정도로 주가가 하락한 것인지를 1차적으로 판가름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수의 방향성이 앞으로 하루나 이틀 안에 결정되기보다는 적어도 1주일 정도의 시간을 두고 가닥을 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다음주부터 다시 가시화될 `월말 효과'가 이번 단기 장세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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