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화위원회가 예상대로 콜금리 목표치를 인상하면서 당초 우려와는 달리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미 이달 콜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한 채 이에 따른 영향에 대비해 왔던 시장이 이번 결정을 불확실성 해소라는 호재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 3년5개월만의 금리인상..시장은 급등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이달 중 콜금리 목표치를 0.25%포인트 올린 3.50%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콜금리 목표치가 인상된 것은 2002년 5월 4.00%에서 4.25%로 인상된 이후 3년5개월만이다.
3년5개월만에 이뤄진 이번 금통위 금리인상 결정 소식이 전해진 뒤 증시는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안도감에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7.09포인트(1.39%) 오른 1244.27로 마감, 다시 한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오전 11시17분께 금리 인상 소식이 전해진 뒤 상승폭이 소폭 둔화됐던 지수는 그러나 1230선을 지지선으로 반등세를 보였고 안도감이 확산되면서 급등세로 돌아섰다.
특히 이날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으로 예대마진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우리금융, 기업은행, 하나은행, 대구은행 등 금융.은행주들이 강한 오름세를 보였다.
한편 이날 한 방송사의 `금리 동결' 오보로 종합주가지수가 한때 9포인트 넘게 상승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채권시장에서도 금리가 0.5%포인트 폭락했다가 정정보도가 나간 뒤 제자리로 돌아오기도 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날보다 5.73포인트(0.95%) 오른 609.58로 장을 마치며 610선에 바짝 다가섰다.
◆ 전문가들, "영향 미미..오히려 긍정적일 수도"
증시 전문가들은 당초 예상대로 인상폭이 0.25% 포인트에 불과하고 일과성 조치에 그칠 것이라는 점에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그동안의 전망을 유지했다.
또 이번 금리 인상을 `통화당국이 내수가 회복단계에 있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것'으로 해석, 우려보다는 오히려 증시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견해도 제시하고 있다.
즉 99년 이후 이뤄진 3차례의 금리 인상 조치는 과열된 경기와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동원됐기 때문에 실제로 그 영향이 컸다는 것.
그러나 이번에는 절대금리가 아직 낮다는 점에서 한두번 정도의 추가적인 금리인상도 실물경기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며, 향후 금리 인상폭이 크지 않다고 가정하면 자금흐름 역시 증시에 부정적이지 않다는 견해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예견됐던 일인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라며 "여전히 콜금리가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채권 쪽이 경쟁력을 갖기 어려우며 따라서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잔 파도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센터장은 "오히려 한국은행에서 경기에 대해 자신을 갖는다는 해석도 가능해 오히려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채권.주식시장 모두 콜금리 인상을 반영해 움직였던 만큼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지나치게 낮은 금리를 정상화한 것으로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 불확실성 제거라는 재료적 호재 외에도 실물 경기와 증시 자금흐름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애널리스트는 "최근 국내외 경제동향을 보면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나타나 있다"며 "이러한 경기회복에 따른 최초 금리인상은 악재 보다는 호재로 인식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여전히 투자대안이 마땅치 않고, 향후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절대 금리수준이 낮다는 점에서 주식형 펀드로의 대세몰이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전략부장은 "한국은행이 경기회복세를 인정한 것에 대해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며 "유가가 하락추세인 만큼 이번 콜금리 인상에 대한 해석은 경기회복에 무게를 두었다고 판단되므로 우려할 사항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대신증권 김영익 리서치센터장은 "금리를 올리면 소비와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하지만 금리가 여전히 낮은 만큼 소비나 기업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거나 없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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