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인터뷰] 시선의 자유, 배우 주민진 그리고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
[더인터뷰] 시선의 자유, 배우 주민진 그리고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3.0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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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창작뮤지컬 분야 선정작, 뮤지컬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이 개막 이후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고 있다.

뮤지컬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은 18세기 말, 런던 사회를 뒤흔들었던 셰익스피어 유물에 관한 사기극을 모티브로 했다. 

본지는 이번 극 중 갈등과 선택의 순간마다 나타나 원하는 모든 걸 가져다주는 미지의 신사 'H' 역을 맡은 주민진 배우를 만났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으로 공연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한편, 뮤지컬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은 오는 5월 28일까지 대학로 아트윈씨어터 2관에서 공연된다. 

 

Q.  반갑다. 지난 인터뷰 때 휴식을 취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었는데, 어떻게 보면 올해 휴식기, 휴가를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주민진  맞아요. 작년에 개인 휴식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공연을 했었죠. 그렇다고 가벼운 마음으로 공연에 임한 건 아니고 오히려 이게 내 인생의 마지막 공연이라는 생각과 마음을 먹고 공연을 하다 보니 개인적으로 공연을 대하는 자세도 많이 달라졌었어요. 어떤 리미트를 정해두니까 대본을 보거나 무대에 설 때 확실히 다른 느낌이 들더라고요. 여행이라는 게 가볍다면 가벼울 수 있지만 여행을 가서 어떤 일이 생길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요. 그렇게 생각하고 공연에 임하다 보니 하루하루가 너무 소중하고 공연 하나하나가 뜻깊게 다가오더라고요. 사실 매년 공연을 하고 무대에 오르고, 대본도 매일매일 보지만 그렇다 보니 무뎌지는 부분들이 없을 수 없는데 작년에 뭔가 내 인생의 마지막 공연처럼 무대를 올라갔었던 것 같아요. 그러고 나서 약 두 달 반의 휴식을 취한 지금은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얻은 느낌으로 작업을 하니까 또 다른 신선함을 가지고 공연을 하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조금 상투적일 수도 있지만 신인의 자세로 돌아간 느낌도 있고,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휴식기였지만 신인의 자세로 돌아간 느낌으로 대본도 꼼꼼하게 보게 되더라고요. 요새 오히려 조금 불안함을 느낄 정도로 많이 행복한 상태예요. 그래서 조금 걱정이 들기도 하고요. 또 무슨 일이 들이닥칠지 모르니까요. 그래도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Q.  사실 말 그대로 소처럼 일하고 있었지 않나. 코로나부터 봐도 초반에 조금 쉬고 최근까지 쉴 틈 없이 일하던 모습을 봐왔다.

주민진  맞아요. 원래 개인적인 목표를 세우는 편인데 1년에 한 달 정도는 무조건 나를 위한 여행을 가자였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못 지켰었죠. 거의 3년 정도 그랬어요. 그래서 장기적인 여행 플랜을 짰었죠. 한 나라에 오래 여행을 준비했던 건 아니고 베트남이나 태국 등지를 갔다가 국내에 들어와서 제주도나 여러 지역을 오가면서 열심히 돈을 쓰고 왔습니다.(웃음)

Q.  가끔 인스타를 보면 바이크를 즐기고 있던데

주민진  맞아요. 그동안 시간이 안 나거나, 시간이 없어서 하지 못 했던 걸 그 기간 동안 좀 많이 한 것 같아요. 물론 지금도 한 달에 몇 번씩은 투어를 나가기도 하는데 공연을 하고 있다 보니까 다치면 안 되잖아요. 되게 안전하게 취미 생활을 즐기기 위해서 노력을 했었어요. 그런데 이번 기회엔 조금 더 과감한 여행을 시도했던 것 같아요. 여행도 그렇고 바이크에서도 해보고 싶었던 걸 해볼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죠. 너무 감사한 건 그렇게 쉬고 왔을 때 이제 또 쉴 틈 없이 일을 해야 되는 때가 올 수 있었거든요. 저는 솔직히 제 배우 생활이 길어야 한 3년에서 4년 정도 남았다고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 이 시기를 즐길 수 있게 하려고 생각하고 공연에 임하고 있습니다.

Q.  대학로 지박령이 돼서 원로 배우로서도 무대에 서야 되지 않을까.

주민진  될까 모르겠습니다.(웃음) 

Q.  뮤지컬 공연 업계가 어떻게 보면 배우들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원로 배우들이 없지 않나. 후배와 동생들을 이끌어 줄 형님이 필요해 보인다.

주민진  최근에 그런 역할들이 들어오고는 있거든요. 그런데 제가 50대나 60대가 돼서도 지금 같은 기량을 발휘할 수는 없을 것 같아서요.(웃음) 노래나 움직임이나 녹슬지 않은 상태로 시간을 보내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지만 지금 상태로는 얼마 남지 않았다고 스스로 계속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래야 뭔가 지금 현재 하고 있는 작품이 더 소중하게 다가오고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거든요. 그렇게 열심히 공연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이번 작품은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주민진  일단 공연이 올라가기 한참 전에 대표님이 이런 작품이 있다고 연락을 해주시고 대본을 보여주셨었어요.  요즘 대학로에서 올라가는 공연의 틀에서 크게 다른 것 같지는 않은데 되게 신선하고 독특하더라고요. 이게 또 작가님의 어떤 성향 때문에 그런 걸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작가님의 습작이나 다른 작품들을 다 읽어봤었거든요. 글을 확인해 본 결과 스타일이 굉장히 뚜렷하시더라고요. 여기에 창작진이나 배우들이 좋은 영향을 끼치면 되게 신선하면서 즐거운 공연이 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관객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확신할 수 없었지만 다행히 지금 저희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하니 너무 다행입니다. 그래서 대표님 덕분에 참여를 하게 됐고,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대표님을 만났는데 인터뷰하러 간다고 말하면서 '오늘도 잘 놀다 갑니다'라고 말하고 왔거든요. 공연을 했는데 '아 힘들어'라면서 힘들게 공연을 한 느낌이 아니라 '잘 놀다 갑니다'라고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즐겁게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Q.  지난주 공연을 봤었는데, 프레스콜은 진짜 스탠더드였구나 하면서 봤다. 특히 '미지의 신사' 장면 같은 경우에 제일 취향 저격이었달까.

주민진  감사합니다. 어떻게 보면 연출님도 열어주신 부분이 있어서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공연을 하면서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거든요. 하나는 오늘 처음 공연을 보러 오신 관객분들을 만족시켜 드려야 되고, 다른 하나는 우리 공연을 여러 번 보신 관객들도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은 새로움으로써 즐거움을 드리고 싶다는 거거든요. 그게 어떻게 보면 '미지의 신사'라는 넘버에서 많은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Q.  창작 작품이다 보니 라이선스 작품들에 비해서는 틀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여러 시도를 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주민진  사실 연습 과정에선 틀을 잡는 게 중요하니까 틀을 완벽하게 만드는 걸 최우선으로 두고 연습을 했었거든요. 그 뒤에 이 틀 안에서 놀자는 생각을 가졌었고, 그래서 다들 연습 때는 정말 매우 매우 스탠더드 하게 연습을 했었죠. 그리고 리허설을 시작한 그 뒤로부터 슬슬 저 이외에 다른 H들도 하나둘 뭔가를 준비해 오기 시작하더라고요. 서로 공유도 하고 그랬었는데 어느 순간 각자의 H가 됐습니다.(웃음) 

Q.  그러고 보니 처음부터 H 역할을 맡고 싶었던 걸까. 

주민진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H라는 역할로 제안을 받았었어요. 연습 과정이나 리허설 때 연출님이나 작가님이랑 이야기를 많이 했었거든요. 특히 작가님에게 제가 틀에서 많이 벗어나면 말해달라고, 저는 작가님의 상상 속 안에서 놀고 싶다고 말을 했었거든요. 그랬더니 작가님이 너무 유쾌하게 "제가 상상한 그대로예요!"라고 말해주셨어요. 그래서 "아, 그래요? 알겠습니다. 그럼 즐기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지금 이렇게 됐습니다.

 

Q.  H 역할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그는 어떤 인물인가. 앞서 말한 스탠더드 하게 만들었던 인물상에 대해서 듣고 싶다.

주민진  다른 H 분들이랑 결이 조금 다를 수도 있거든요. 지철 배우님이나 휘 배우님 같은 경우에는 여러 인물들을 준비한 걸로 알고 있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사실 한 인물이거든요. 한 인물이 상황과 상대에 따라서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에 대해서 중점을 두고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그게 비단 극 내에서 일어나는 상황이나 상황뿐만 아니라 관객분들에게도 '이런 사람이 마음속에 하나 존재하지 않겠어?'라는 뉘앙스를 풍기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공연 마지막에 어떻게 보면 관객분들이 되게 끼 부린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 모먼트 중에 윙크를 하고 무대를 벗어나는 장면이 있는데, 이런 게 저는 '우리끼리의 비밀이야'라고 말을 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저는 뭔가 여러 H를 만든다기보다는 한 인물이 여러 가지의 정체성을 가진 인물을 표현해 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Q.  그래서 장면마다 어떻게 보면 옷을 갈아입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걸까.

주민진  그렇죠. 저는 그냥 한 명의 인물 H이고, 난 너희들 마음속에 어디에나 존재할 수 있는 인물이야라는 뉘앙스로 작업을 해놨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Q.  H의 성격이나 서사를 채우려고 했던 게 있을까. 아니면 어떤 인물로서 그려내려고 했나. 어떤 특징들을 잡아냈는지도 궁금하다.

주민진  일단 처음 작가님과 연출님한테 들었던 H라는 인물의 키워드는 욕망이었어요. 욕망, 누군가의 욕망이 발현된 모습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었죠. 저는 대본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 욕망이 스스로의 힘을 가질 수 있을까란 생각을 했었거든요. 사실 누구나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잖아요. 작품 속에서도 어떻게 보면 메인 주제에 가까운데, 그런 욕구나 욕망을 발현시킬 때 그 옆에 있는 존재가 H거든요. 그런데 여기서도 스탠스가 다른 작품이랑은 달라요. 욕망이나 욕구가 발현되는 시점에서 '너희가 선택해, 그 뒤에 일은 내가 책임질게'나 '너희가 이런 걸 선택했어? 그런 내가 방법을 알려줄게'같은 말을 하거나, 가야 할 길을 제시하지 않아요. 어떻게 보면 여러 작품들에서 그려지는 미지의 인물 같은 경우 그들에게 뭔갈 바라고 요구하거나 욕구를 풀어가기 위한 장치로서 그들을 사용하는데 우리 작품에서 H의 역할은 그저 지켜보는 것뿐이거든요. 첫 번째 키워드가 욕망으로 시작을 했지만 누군가의 어떤 욕심이 나 욕망을 부추기지 않고 그저 옆에 있는 존재, 그가 하고자 하는 일을 그의 선택을 이행할 수 있게 지켜봐 주는 존재가 H였어요. 

 

Q.  그렇게 바라봤을 때 확실히 다른 작품들이라면 H가 천사나 악마였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다시 생각해 보면 확실히 어떠한 도움을 주거나 부추기지도 않았다.

주민진  맞아요. 이제 제가 한 발짝 더 들어가서 생각을 해본 걸 말해보자면 사실 헨리의 마음속에는 언제나 글을 쓰고 싶다는 게 있었다는 거죠.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그의 마음속에는 그의 글이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그를 부추기거나 '네가 그렇게 하고 싶다고? 그럼 내가 이렇게 해서 도와줄게'라는 등의 말이나 행동도 하지 않아요. 헨리가 아버지를 위해 거짓말을 시작하는 시점에서도 제가 어떤 부추김도 없거든요. 그저 헨리가 하는 결정을 보고 따르죠. 그가 펜을 들고 아버지를 위해 거짓말을 써야겠다고 말을 했을 때 놀라기도 하고요. 처음엔 저희도 천사와 악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하면 뒤에 그려지는 이야기들에서 너무 벗어나버리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의 저희들은 그냥 지켜보는 존재들로서 남게 됐죠.

Q.  어떻게 보면 영감이나 예술가들의 뮤즈에 가깝다고 보면 될까. 

주민진  그렇게 볼 수도 있죠. 그건 이제 관객분들의 몫인 것 같아요. 무대 위에 있는 H를 보면서 관객분들이 생각하는 그 모습 그대로가 H 그 자체인 거거든요. 전 관객분들이 공연을 보면서 상상할 거리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웃음)

Q.  그러고 보니 극 중에 재판관이 나오는데, 초반부엔 단호한 모습이었다가 후반부엔 사무엘과 헨리에게 웃음을 짓거나 했던 것 같다.

주민진  맞아요. 재판관이 세 번 나오거든요. 그런데 그 재판관들 마저도 어떤 욕망에 휘둘려서 어떤 모습으로든 변해가는 모습이 보였으면 좋겠다 싶어서 첫 번째 재판관과 두 번째, 세 번째 재판관을 다 조금씩 다른 결을 가져갔어요. 동작이나 표정이나 이런 것들을 조금 더 세심하게 다듬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나오는 재판관은 진짜 재판관에 가까워요. 남들 앞에서도 되게 멋진, 있는 그대로의 재판관이었고 마지막에 가서는 사무엘과 헨리 사이를 조금씩 오가면서 그들과 눈을 마주치고 바라봐 주죠. 그래서 없었던 증언도 나오기도 하고, 사무엘을 부추기면서 그의 또 다른 모습을 보이게 하기도 하고요. 

Q.  이번 공연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장면이나 넘버는? 

주민진  한 장면을 딱 뽑는 건 어려운데, 굳이 굳이 뽑으라면 이제 '미지의 신사'도 아주 신나게 즐길 수 있는 그런 장면이라서 애착이 갑니다.

Q.  그 장면이었나 공연을 봤을 때 라이브 밴드가 박자를 안 맞췄었나 엇박자로 가서 당황시키려고 했던 것 같았는데 맞을까.

주민진  가끔 또 우리 연주자분들도 저에게 이렇게 여러 방법들로 도움을 주십니다. 그래서 감사하게 반응을 하고 있습니다.

 

Q.  앞서 초반에 이야기를 했지만 플레이어로서, 배우로서 즐겁게 공연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최근 작품들에서 되게 애절하거나 처절한 작품들이 많았지 않나.

주민진  맞아요. 그래서 더 좋습니다. 왜냐하면 오랜만에 안 죽거든요. 오랜만에 안 죽어요... 제가 1년에 한 여섯 번은 죽거든요. 오랜만에 안 죽는 작품이자 인물이라서 아주 행복하게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웃음) 

Q.  힘들지는 않나. 무대에 등장하고 퇴장하는 장면을 제외하고는 무대 위에 있을 때 어디에 앉거나 하지 않고 계속 돌아다니고 있던데.

주민진  힘든 건 개인적으로 9번 넘버인 '셰익스피어의 아주 특별한 문건들'을 제가 솔로로 부르거든요. 그 노래가 이제 혼자 춤을 추면서 노래를 쭉 이어나가야 되고 무대를 장악해야 되다 보니까 약간의 긴장감과 부담감과 체력 안배를 해야 돼서 조금 힘이 듭니다.(웃음) 왜냐하면 춤을 계속 추는데 또 노래가 흔들리면 안 되거든요. 그걸 티가 안 나게 하려고 노력을 굉장히 많이 해요. 그 백조가 물 위에 가만히 떠있다고 하지만, 물아래에선 열심히 발장구를 친다고 하잖아요. 그것처럼 열심히 움직이면서도 호흡 조절을 하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 제외하고는 크게 힘든 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실 무대 위에서 돌아다니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그 모습은 제가 제안했던 거였어요. 그러니까 H의 모습이 누가 봐도 되게 고급 져 보였으면 좋겠고, 움직이는 동작 하나하나가 발레리나의 모습처럼 되게 우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래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왠지 모르게 납득될 것 같았거든요. 그냥 다른 사람들처럼 똑같이 걷거나 앉아있으면 되게 아쉬울 것 같았어요. 그래서 걸어 다닐 때도 되게 춤을 추는 것처럼 걸어 다니고 종이를 옮기거나 할 때에도 그 모습이 무용 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 것들로 인해 그 잠깐잠깐의 장면들마저 관객분들이 보셨을 때 되게 특별해 보인다고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Q.  그래서 그럴까 캐릭터가 어딘가에 고정되어 있다는 느낌이 안 들어서 더 눈에 띄었던 것 같다. 

주민진  기존의 캐릭터가 아니라 어떤 현실적인 감각을 뛰어넘은 캐릭터인 거죠. 그런 움직임과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걸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어떻게 보면 그렇기 때문에 더 영감이나 뮤즈에 가깝게 느껴지는 것 같다. 예술가도 그렇고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어떤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불현듯 찾아오는 어떤 영감이나 아이디어가 있지 않나.

주민진  맞아요. 샤워하다가도 뭔가 나오고, 자기 전에도 불현듯 찾아오기도 하죠. 

 

Q.  우리 작품이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주민진  모르겠어요.(웃음) 솔직히 작품이 얼마만큼 사랑받느냐는 잘 모르겠거든요. 아무래도 제가 공연하는 날만 극장을 찾다 보니 관객분들이 많이 찾아와 주실 때 그런 이야기를 하긴 했었어요. 우리 작품의 매력이 뭘까라고 배우들끼리 이야기를 해봤었는데 그래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런데 많은 사랑을 해주시니까 아마도 극 중에 사무엘의 마음도 이해를 하고, 헨리의 마음도 이해를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그들이 가진 인정 욕구가 우리 사회 전반에 묻어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 큰 공감 요소가 된 게 아닐까 싶어요. 한 4~5년 전쯤에 정말 유행했던 책이 있었는데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이었거든요. 어떻게 보면 그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주제의식이 우리 작품에도 잘 담겨있는 것 같아요. 지금의 사회를 너무 잘 대변해 주고 있는데 그걸 아주 심각하지 않고 유쾌하고 가볍게 하지만, 가벼움 속에서도 진지함을 묻혀서 표현을 하고 있으니 그런 부분들이 관객 여러분들의 마음을 울리는 게 아닐까 생각하는데... 이런 정도까지 사랑을 받을 줄은 몰랐습니다.(웃음) 허지혜 대표님 죄송합니다!

Q.  무대 의상도 너무 잘 어울리던데

주민진  무대 의상이나 소품들도 준비 과정에서 꽤 고생을 했다고 알고 있어요. 그런 작은 디테일들이 모여서 하나의 큰 그림이 만들어진 게 아닐까요? 그리고 의상 같은 경우에는 동갑 친구이자 의상 감독님인 우리 홍문기 쌤을 자주 만나는데 일단 제 몸에 대해서 너무 잘 알고 있고 똑같은 옷을 맞추더라도 라인이랑을 제 몸에 잘 맞게 너무 잘 뽑아줘요. 그래서 같이 작업을 할 때엔 신기할 정도로 잘 맞춰줘서 좋아합니다. 

Q.  H 역을 맡고 있는 다른 두 배우는 어떤 H를 그려내고 있나. 아니면 나랑은 다른 결을 갖고 있는지 봤던 게 있을까.

주민진  진심으로 제가 돈을 내고 두 배우님의 공연을 따로 보고 싶을 정도로 달랐어요. 스타일도 너무 다르고요. 사실 시간이 맞지는 않아서 본 공연이 올라오고 나서는 초반 이후에 체크를 못했는데 그래서 시간 날 때 프레스콜 영상을 다 찾아봤거든요. 보면서 다들 같은 이야기를 던져줘도 다 다르게 해석하고 너무 멋있게 이걸 잘 캐치해 간다고 생각을 했었죠. 우선 휘 배우님 같은 경우에는 일단 비주얼에 이미 H더라고요.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요. 그냥 서있으면 그 자체로 H에요. 이 친구 안에서 나오는 따뜻함이 있어요. 너무 따뜻하다 보니까 모든 대사와 노래에서 그 따뜻함이 느껴져요. 신인에게서만 받을 수 있는 열심히 하는 느낌이 잘 묻어져 나오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어떤 기교나 스킬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매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친구가 '미지의 신사' 장면으로 넘어가면 진짜 너무 열심히 스스로 망가져주고 우당탕탕 하는 모습을 보는데 그게 또 귀엽기도 해서 좋았습니다. 반대로 지철 배우님 같은 경우에는 말해 뭐 하겠습니까, 이미 너무 잘하는 배우님이시잖아요. 치밀한 계산과 가지고 있는 끼와 열정, H 안에서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매 장면마다 적재적소에 맞게 하나하나 터트리는 게 정말 너무 똑똑한 배우라는 생각을 했어요. 두 H를 보면서 연습 때도 그랬지만 본 공연도 보면서 많이 뺐어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또 지철 배우님은 볼 때마다 말하거든요. "형거 다 벗겨 먹을 거야"라고 말하는데 참 신기해요.(웃음) 서로가 서로 거를 뺏어 먹고 있는데 전혀 다른 H가 나왔잖아요. 

Q.  확실히 휘 배우는 2년 전 모습부터 지켜보고 있는데 많이 성장했던 것 같았다. 꾸준하게 작업을 하는 것도 중요한데 좋은 배우와 창작진을 만나는 게 성장의 지름길인 것 같다. 

주민진  데뷔 했을 때는 모르겠는데 보통 잘생긴 애들이 이렇게 잘하기는 어렵거든요. 그런데 잘해서, 잘생긴 사람들은 그냥 조금만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Q.  잘생긴 사람이 그러면 안 된다.

주민진  저는 잘생긴 거랑은 좀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좀 독특하게 생긴 거지 잘생긴 거랑은 거리가 멀거든요. 잘생겼다는 오히려 저보다는 지철이나 휘 쪽이 진짜 잘생긴 거죠. 

Q.  거리가 생기네요. 

주민진  거리가 있습니까.

 

Q.  사무엘 역의 세 배우는 어떤가.

주민진  일단 진짜 공연을 하러 소대에 오면 그냥 베스킨 라빈스 같은 느낌이에요. 아주 다양한 맛으로 즐길 수 있달까요. 저도 즐기고 있기 때문에 좋지만 형님들이 제가 무슨 짓을 해도 다 받아주셔서 그냥 너무 맛돌이입니다. 다 다른 시너지가 나오거든요. 공연을 하는 플레이어 입장에서 너무 맛있고 즐거워요. 우선 경수 배우님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스탠더드 한 클래식 안에서 기발하게 톡톡 튀는 모멘트들을 너무 잘 만들어내거든요. '미지의 신사' 장면 같은 경우에도 제가 이렇게 해볼까 하고 형을 쳐다보면 이미 그 느낌을 바로 받으시고 제가 무슨 짓을 하던 받아줄 준비가 다 돼있더라고요. 무대에서 보면 항상 저를 바라보고 계셔요. 진짜 아버님처럼, 아니 진짜 아버님이라서 그럴 수도 있는데 아빠를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요.(웃음) 이어서 수용 배우님 같은 경우에는 예전에 <베니스의 상인>이란 작품에서 한 번 만나고 이번에 되게 오랜만에 같이 작업을 하게 됐거든요. 형님 같은 경우에는 제가 1을 해서 전달하면 5를 만들어주시는 분이세요. 공연에 들어가기 전에 같이 이야기를 하다 보면 형님이 "민진아, 뭐든 해. 형이 다 해줄게"이러시거든요. 제가 1만 던져도 막 4에서 5로 만들어주니까 재밌고 그걸 또 관객분들께서 같이 즐겨주셔서 공연을 하는 게 너무 행복하달까요. 형님이 또 되게 소년 같고 어린아이 같은 모습이 있으신데 무대 위에서 장점으로 발현이 잘 되는 것 같아서 보면서 정말 멋있다고 느꼈습니다. 마지막으로 종환 배우님 같은 경우에는 다들 되게 재밌는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제가 보는 종환이 형님은 누구보다 위험 수위를 잘 알고 있고, 아주 수준 높은 고급진 연기를 하시는 분이시거든요. 때문에 저는 공연을 하면서도 감탄을 할 때가 굉장히 많아요. 그래서 계속 배우고 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제가 보는 세 명의 형님들은 그렇습니다.

Q.  그러고 보니 사무엘도 프레스콜 때가 굉장히 스탠더드였던 것 같다. 모든 장면에서 프레스콜 때의 제스처를 다 벗어났던 것 같았다. 그럼 마지막으로 헨리 역의 세 배우는 어떤가.

주민진  일단 우리 임규형 배우님은 제일 마지막에 이야기하겠습니다. 우선 우리 지웅 배우님 같은 경우에는 인터뷰하는 딱 이틀 전에 분장실에서 이런 이야기를 나눴었거든요. "내가 네 나일 때 너 정도 할 수 있었을까"라고요. 진심으로 이 친구랑 저랑 나이 차이가 꽤 많이 나는데 저는 지웅이 나이 때 이만큼 연기를 하거나 노래를 부르지 못했었거든요. 지웅이보다 나은 게 다 없었어요. 그런데 이 친구는 이런 연기와 노래를 하고 있다는 게 너무 부럽더라고요. 이 친구가 내 나이가 되면 어떻게 변할까 상상도 안되고요. 그래서 부탁을 하나 했어요. "지웅아, 진짜 어디 딴 길로 세지 말고 어떤 일이 있던 계속 이 일에 호기심을 갖고 궁금해했으면 좋겠다"라고 말을 했어요. 그리고 "혹시나 내가 언제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궁금한 게 생기면 언제든 나한테 연락해서 물어봐"라고 말했더니 지웅이가 이런 답을 하더라고요. "형, 궁금한 게 있는데 요새는 물어볼 게 없어요"라고요. 이게 제가 꼰대지만 요즘엔 이렇구나 하면서 언제든 말을 하라고 했죠. 정말 미래가 너무 기대되는 친구입니다. 이어서 순종 배우님도 이번에 처음같이 일을 하게 됐는데 밝은 에너지를 가진 친구더라고요. 그리고 이미 스킬들도 너무 많이 장착되어 있고, 순종이도 지웅이처럼 보면서 너무 놀라웠어요. 진심으로 나는 저 나이 때에 뭐 했었지 하면서, 순종이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중소극장보다는 대극장에 가서도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많이 됐었어요. 둘 다 연기적인 이해나 분석력도 너무 좋았었거든요. 지웅 친구 같은 경우에는 여기서 조금 더 감각적인 게 발달되어 있다면, 순종 친구 같은 경우에는 조금 더 분석적으로 발달이 되어 있더라고요. 이 어린 친구들이 빛이 나고 있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자랑스러웠고 멋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임규형 친구는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장난이고요.(웃음) 임규형 배우님은 정말 너무 잘해요. 이미 가진 게 너무 많은 친구고 제가 감히 규형이에게 할 말이 없고, 저는 또 규형이가 이렇게 나이가 많은 줄도 몰랐거든요. 보면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이 있는데 또 나이는 있고, 이 친구의 매력을 많은 분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정말 잘하는 친구입니다. 그런데 항상 저한테 "이 일을 그만두는 게 어떠냐"라고 그래서 제가 규형이한테 "어떻게 하면 형이 너 정도로 노래를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너처럼 연기를 할 수 있을까?"라고 말하거든요. 이러면 "형, 그냥 붕어빵이나 만들어 파세요"라고 이야기를 해서 지금 거의 숙적이 됐습니다. 무대에서도 맨날 저랑 올라가기 전에도 "형, 저는 진짜 대본대로만 할게요"라고 말을 해서 저도 "나도 대본대로 할 거야"이러고 들어갔는데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애드리브로 저를 당황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같이 일하는 게 너무 행복한 친구들입니다. 진짜 지금도 너무 잘하고 있지만 미래가 너무 기대되는 친구들입니다.

Q.  사실 어떻게 보면 예전엔 앙상블로 시작해서 배역을 맡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는데 요즘엔 다들 배역을 따고 들어오는 것 같다. 

주민진  그렇죠. 저도 앙상블을 꽤나 오래 했었는데, 앙상블이나 배역이나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전 지금도 정말로 가지고 있는 생각 중에 하나가 좋은 작품이고 자리가 있다면 충분히 백업을 할 수 있는 자리에서 연기하고 노래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작업을 하거든요. 최근에도 많이 했었고요. 저한테 그렇게 했던 작품들 중 하나가 <레드북>이란 작품의 초연이었고, <오! 당신이 잠든 사이>도 있었고요. 다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물론 기자님이 말씀해 주신 것처럼 어떤 배역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는 게 조금 다를 수도 있겠죠. 왜냐하면 제가 처음 받았었던 노래가 단 두 마디였었거든요. 그런데 그때 그 두 마디를 하루에 진짜 몇백 번씩 한 달을 연습해서 무대에 올라갔었어요. 지금은 이미 노래도 너무 많고 할 수 있는 대사도 너무 많은데, 아무래도 그때의 그 소중함과는 조금 다른 결이 됐죠. 물론 이건 제가 느끼는 거고 지금 친구들이 잘못됐다는 건 절대 아니에요. 다 장단점이 있는 거죠. 어린 친구들이 할 수 있는 작품들이 꾸준하게 나오고 있고, 이 친구들이 작품에 참여하고 수행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대학로의 미래가 아주 기대가 됩니다. 

Q.  개인적으로 작품의 다양성, 장르의 다양성은 딱 10년 전과 지금을 비교했을 때 많이 줄어들어 아쉬움이 남는다.

주민진  5개 정도의 장르와 톤이 대학로를 장악했죠. 저도 도전을 한 번 해봤었는데 개인적으로 저는 유의미한 결과를 냈다고 생각해요. 너무 좋은 결과였었거든요. <프리스트>같은 경우에 이 작품을 좋아하는 관객분들이 계셔서 그걸로 게임을 만들기도 하셨더라고요. 핸드폰으로 할 수 있는 방 탈출 게임으로 만들어주셨어요. 너무 큰 감동을 받았었습니다. 제가 만든 작품의 마니아가 생겼다는 게, 그 작품이 금전적으로 성공을 했던 안 했든 간에 그걸 다 떠나서 전 결과가 너무 좋았어요. 사실 장르의 다양화를 할 수는 있지만 그만큼 시간과 공을 들여야 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거든요. 이런 걸 포기하면 더 많은 돈과 명성을 얻을 수 있겠지만 그걸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그렇게 열심히 글을 써서 공연을 올려봤고, 거기에 대한 데이터를 이미 전 쌓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저한테는 너무 만족스러운 결과였어요. 

Q.  예술은 멈춰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주민진  제가 알고 있기로는 이미 많은 창작자분들께서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준비하고 계시거든요. 지금 대학로에서 사라진 장르 중에 안무나 움직임을 가지고 하는 공연들이 있는데, 이 장르도 분명 큰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앞으로 이런 움직임만으로 쾌감을 느끼거나 상상했던 것 이상의 재미를 줄 수 있는 작품들이 준비되고 나올 예정이니까 조금만 기다려주시고, 기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계속 힘을 실어주려고 하고 있고, 그게 필름이 됐던 뭐가 됐던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노력을 하고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게 도움이 되고 싶어요. 

Q.  리딩 공연도 찾아보고 있는데, 확실히 조금씩 새로운 작품들이 나오고 있더라.

주민진  사실 쉽지는 않을 거예요. 잘 안될 거예요. 안될 건데 그래도 계속 두들겨야 바뀌고 또 그게 언젠간 주류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게 어떤 예술가들의 책임감이 있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Q.  응원한다. 

주민진  피와 살을 깎아서 해야 돼서 정말 쉬운 일은 아닙니다.

Q.  시대는 변하고 있지만, 공연은 언제나 사랑받을 거다. 현장 예술은 영화나 드라마처럼 매번 똑같지 않은 현장에서만 볼 수 있는 예술이니 말이다.

주민진  맞아요. 몇천 년 전부터 이어지고 있잖아요. 더 좋은 방향성을 가지고 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작품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Q.  우리 작품을 관통하는 메시지나 단어가 있다면?

주민진  그냥 문장으로 하나 만들어보자면 '시선의 자유'요. 그게 어떻게 보면 또 인정 욕구의 반대되는 말일 수도 있겠지만 제가 예전에 그런 말을 좀 많이 썼던 것 같거든요. 우리 존재를 느끼려면 어쨌든 다른 사람의 눈동자가 필요하고, 눈동자에 비친 자기 모습을 자기가 보게 되는 건데 그걸 인지하지 않는 순간 사람이라는 게 되게 자유로워지는 것 같다고요. 왜냐하면 내 모습을 보는 것도 힘들어지고 세상에 반응만 하면 되는 상태가 되는 거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고민해 보시면 우리 작품을 보는데 새로운 관점이나 시선으로 즐길 거리가 생기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Q.  마지막으로 공연을 보러 올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주민진  행복은 뭘까라고 누구나 고민을 하는 데, 행복에 대해서 조금 더 다른 시선을 가져갈 수 있는 공연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니까 헨리가 고민한 만큼 얻어 가는 행복이 있을 텐데, 우리 공연에서 어떤 일을 겪게 되는데 그 이후에 선택과 포기라는 단계를 넘어서면 행복이 찾아오거든요. 우리 관객분들도 눈앞에 있는 것들 중에 선택을 해야 될 게 있을 거고 포기를 해야 될 게 있을 텐데 그것들을 잘 골라서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우리 공연이 그것들은 선택하는 데 있어서 좋은 방향이 되길 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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