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1% 성채' 한남더힐 아파트 충간소음...두 가족 파탄 낸 괴물이었다
'대한민국 1% 성채' 한남더힐 아파트 충간소음...두 가족 파탄 낸 괴물이었다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3.0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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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집 40대 남성, 고무망치 윗집 현관문 찍어… 검찰, 징역 2년 구형
층간소음 갈등 윗층 남자 쌍둥이 유산 이민 준비, 아랫층 남자 재판 중
대우건설 "벽식구조 소음 고질 문제...이웃 간 소통과 이해 만이 해결책"
한남더힐
한남더힐

[한국증권_조경호 기자] 재벌·유명연예인·정치인·고급공무원이 사는 '대한민국 상위 1%' 성채(城砦·citadel)로 불리는 한남더힐(Hannam THE HILL)이 층간소음 문제로 망신살 뻗쳤다. 윗층과 아래층 간에 층간소음 문제가 법정소송으로 번졌다. 윗층 사는 A씨(49)는 임신 중이던 쌍둥이를 잃고 해외 이민을 준비 중이고, 아랫층 사는 이씨(43)는 형사 재판에서 징역 2년을 구형받고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4일 조선일보는 <[단독] 현관문 고무 망치로 쾅...100억 아파트도 못 피한 층간소음 갈등>제하 기사를 통해 100억원대를 호가하는 서울 용산구 H아파트에서 층간소음 문제로 형사재판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H아파트를 보도했다. 하지만 네티즌 수사관들은 댓글을 통해 H아파트가 한남더힐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대우건설·금호건설이 공동시공한 한남더힐은 2011년 1월에 입주한 32개동 600세대의 최고급 아파트.  서울 용산구 한남동 옛 단국대 부지에 지어져 고층에서는 한강조망이 가능하다. 당시 분양가는 3.3㎡당 5300만원. 현재 매각가는 87㎡ (32억8000만원)~132㎡(145억8000만원)이다.

한남더힐은 부(富)의 상징. 정병완(정치인)·이헌재(관료)·정상명·조준웅(법조인)·구광모·김기남·박인원·이순규·박세창·정지이·김택진·김태우(경제인)·안성기·손숙·추자현·소지섭·진·이영자(연예인)·김태호(방송인)등이 거주하고 있다. 

재벌·정치인·연예인·법조인 등 성공한 대한민국 1%가 살고 있지만, 벽식구조의 아파트에 고질적인 문제인 층간 소음 문제로 주민들간에 갈등에 분쟁이 원인이 되고 있다. 

두 가정의 파멸로 이끈 층간소음 소송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2021년 서울 용산구 한남더힐 아파트에 이모(43)씨가 입주한다. 윗층에는 A(49)와 아내, 두 아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씨의 가족들은 윗층에 사는 A씨 가족들의 ‘쿵쿵’ 울리는 발소리에 힘들다면서 층간 소음에 대해 항의한다. A씨는 이씨가 항의할 때마다 사과한다. 재발 방지를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인다. 안방과 창고를 제외한 집 안 곳곳에 2.3㎝ 두께의 소음 방지용 장판을 깐다. 가족이 슬리퍼를 신은 채 까치발을 들고 다녔다는 것. 

사건은 지난해 10월 1일 오전 6시 52분에 발생한다.  아랫층 사는 이씨가 위층 A씨 집까지 올라와 고함을 지르며 30㎝ 길이 고무망치로 현관문을 쾅쾅 두드린다. A씨 가족은 소동에 잠에서 깬다. 이씨는 층간 소음에 항의하며 협박을 한다. 이씨는 “사람 우습게 보네”라며 “당신 아이들의 발을 잘라버리겠다”고 협박을 한다. 

윗층과 아래층 사는 A씨와 이씨의 층간 소음 분쟁은 결국 형사 사건으로 번진다. 아랫집의 거친 항의를 견디지 못한 윗집이 이씨를 경찰에 신고한다. 이씨는 특수협박 및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다. 검찰은 그에게 징역 2년을 구형한 상태다.

A씨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씨가 입주 전까지 2년여간 층간 소음으로 인한 갈등은 전혀 없었다”며 “변호사를 선임해 문제를 해결해 보자고 말해도 통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아내가 최근 쌍둥이를 임신했는데 그중 한 아이가 유산됐다”며 “한국에서 가장 비싼 집 중 하나에서 층간 소음으로 아이를 잃었다. 빠른 시일 내로 이민을 갈 예정”이라고 했다.

커뮤니티 캡처
커뮤니티 캡처

100억 아파트도 못피한 층간소음 갈등

한남더힐의 층간소음은 심각한 수준.

유뷰트 차트고래 웨일은 <층간소음? 구축? / 한남동 한남더힐 실거주 단지 리뷰>를 통해 "기존 아파트와 같은 벽식구조 아파트라서 소음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층간 소음을 줄이기 위해서는 호텔과 레지던스와 같이 기둥식 건물에 위층에 공동주택을 지어야만 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이 아파트 층간 소음에 대해 “새벽에 윗집 물 내리는 소리, 창문 여닫는 소리가 들린다” “거실을 걸어 보면 소리가 울린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있다.

이와 관련 대우건설 관계자는 “(한남더힐은)벽식 구조로 지어졌기 때문에 모든 벽이 소음을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해 구조적으로 층간 소음을 차단하기 어렵다. 대부분 벽식 아파트들이 마찬가지이다. 기둥식·층고가 높은 오피스텔보다 소음에 취약하다. ”고 했다.

이어 “(한남더힐)이 시공된 10여 년이 지났다. 최근 건설되는 아파트는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내구성을 강화하고 기둥식과 벽식구조의 중간단계에 아파트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벽식 구조의 아파트는 공동주거의 특성상 층간소음을 줄이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것. 벽과 벽이 진동으로 소음을 전달하는 매개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 결국 층간 소음 문제를 근원적으로 방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입주민 간의 ‘매너’가 필요한 문제라는 조언이다.

차상곤 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동이 있는 윗집은 조심스럽게 생활하고, 아랫집은 윗집의 사정을 이해하는 배려가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공동주택에서 층간 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 분쟁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층간 소음 상담 건수는 지난 2019년 2만6257건에서 2020년 4만2250건, 2021년 4만6596건으로 크게 늘었다. 작년에도 4만393건으로 4만건을 웃돌았다.

이준형 건설전문가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 내 층간 소음은 사회적 이슈이다. 벽식 아파트의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서는 건설사들도 벽과 벽 사이에  층간차음재를 사용해 경량 충격음과 충량 충격음을 저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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