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인터뷰②] '앤ANNE' 박슬기, "재테크? 알뜰한 소비... 시간 여유되면 배우고파"
[더인터뷰②] '앤ANNE' 박슬기, "재테크? 알뜰한 소비... 시간 여유되면 배우고파"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3.0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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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걸판의 창작뮤지컬 <앤ANNE>가 대학로 무대로 돌아왔다. 

뮤지컬 <앤ANNE>는 캐나다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소설 <빨강 머리 앤> 을 원작으로 한 극단 걸판의 창작 뮤지컬로, 극 중 걸판여고 연극반이 공연할 작품이다. 

본지는 이번시즌 극중 앤3 역할로 합류한 뮤지컬 배우 박슬기를 만났다. 앞서 지난 21년 진행된 사연에서 앤2 역할을 맡았던 그는 이번 시즌 앤3역할로 합류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으로 앞서 진행된 [더인터뷰] '앤ANNE' 박슬기, "배우 되길 잘했다 느껴"에서 이어지는 내용이다.

 

Q.  원작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원작 <빨간머리 앤>이 100여 년 넘게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박슬기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앤이라는 인물을 바라보고 있을 때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해주기 때문이지 않나 싶어요. 되게 어렸을 때 보는 작품들 중에서 가끔 그런 작품들이 있잖아요. 저는 어렸을 때 <뮬란>이랑 <킴 파서블>이라는 애니메이션을 엄청 좋아했었거든요. 거기서 나오는 뮬란이랑 킴파서블이 되고 싶었어요. 저는 그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인물들이랑 빨간머리 앤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들 모두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은 인물들이거든요. 보통 이제 멋있는 사람들을 바라볼 때 저 사람은 처음부터 완벽했을 것 같고,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박탈감을 느끼기도 하잖아요. 어떤 면에서는 좌절을 하기도 쉽고요. 그런데 앤은 정말 어릴 때부터 사고뭉치였었고 성질머리도 있죠. 그런데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여러 경험을 하면서 누구보다 빛나는 사람으로 성장하거든요. 그 부분인 것 같아요. 그리고 원작 소설이 너무 좋잖아요. 시대를 관통하는 주제도 주제인데, 원작 소설을 집필하신 루시 모드 몽고메리 작가님이 소녀의 입장에서 집필했다는 것부터 대단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걸 묘사한다는 게 저한테는 정말 어려운 일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원작 소설을 읽고 있으면 단어 하나하나가 혹은 어떤 묘사들이 정말로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어떤 장면에선 정말 어린아이가 뛰쳐나와 이야기를 하고 자잘 자잘 한 묘사나 표현을 하는 게 바로 그려질 정도로 좋기 때문에 그게 지금까지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Q.  이어서 우리 작품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뭐라고 생각하나. 

박슬기  저는 '우리가 앤이야'라는 가사가 있는데 이 가사가 우리 작품을 관통하는 메시지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원작 <빨간머리 앤>과 비슷하게 우리 작품이 사랑받는 이유는 '성장할 수 있어'라는 용기를 주는 작품이라서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앤은 자신의 미래가 늘 밝게 빛나지는 않을 걸 알고 있어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앤은 그 힘든 과정들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좌절을 하더라도 다시 딛고 일어나요. 왜냐하면 그를 성장하게 만든 정말 힘들었던 경험들과 그를 이겨냈던 과정들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걸 우리 작품이 전달해 주고 있는 것 같거든요. 

Q.  힘들 때 나를 일으킨 말이 있을까.

박슬기  저는 어떤 특정한 단어나 문장 같은 건 없는 것 같아요. 그런 상황 혹은 좌절했을 때 늘 예상치 못하게 누군가가 해줬던 말이 깊게 다가왔을 때도 있었고, 나는 이제 그만 힘들어할 때가 됐어하면서 생각이 들어서 저 스스로를 일으킨 적도 있거든요. 사실 정말 너무 힘들면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는 것처럼 저도 그렇거든요. 알고는 있지만 금방 와닿지 않는 것처럼요. 사실 그런 것 같아요. 저 스스로가 깨닫는 시기가 오는 것 같거든요. 어느 순간 '이제는 나아져야 돼', '이제 나가봐야 돼'라고 결심을 하게 되는데 그 순간부터 변하더라고요. 그렇게 돼야 어떤 위로의 말이나 힘이 되는 말이 귀에 들어오고 눈에 들어오고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Q.  좋아하는 넘버나 장면이 있다면?

박슬기  넘버라고 하면 사실 '저 길모퉁이 앤'을 고를 것 같은데, 너무 발표회의 느낌이 들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을 이야기할게요. 지금도 그렇고 예전에 앤2를 연기했을 때도 똑같은데 극 중에서 앤2가 다이애나의 동생인 미니 메이를 구해주는 장면이 있거든요. 넘버로는 '그 앤 못 말려 3 - 한밤의 간호'인데 그 장면이 앤이 저 스스로에게 정말 불행한 일이었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어떤 또 다른 일에 있어서 도움이 되었던 거거든요. 저도 비슷한 경험들이 있었거든요. 대사 중에 "어떤 일이, 어떤 일의 밑거름이 되기도 하잖아요"라고 말을 하는데 그 파트가 저는 가장 마음에 들고 좋은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 장면을 꼭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웃음)

Q.  공연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박슬기  최근에 린드 역에 김경민 배우님이 계시거든요. 극 중에서 휘파람을 불러야 되는 장면이 있는데 경민 언니가 휘파람을 정말 못 불러요. 앤이 길버트 머리를 때릴 때 필립스로 무대에 올라가 있거든요. 그때 휘파람을 불러야 되는데 언니가 정말 못 불러서 고민이 많았어요. 연출님이 '휘이익~' 하고 불러야 되는데 그게 안되면 '휘익~ 휘익~' 짧게 짧게라도 하라고 하셨었거든요. 그런데 그걸 공연에서 하신 거예요. 그 순간 관객분들은 잘 모르실 수도 있겠지만 무대 위에 있는 모든 배우들이 멈칫했어요. 아찔한 기억입니다. 진심으로 웃음을 못 참을 뻔했어요. 

Q.  두 배우 일정으로 꼭 보러 가겠다.

박슬기  언니도 웃겼는지 그 이후로는 절대 안 하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사실 경민 언니랑은 <베어 더 뮤지컬>을 같이 해서 더 친해서 그런지 보면 웃음이 나고 좋거든요. 언젠가 연습 중에 제가 이제 솔로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있거든요. 그 사이에 린드와 매슈가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있어요. 린드가 "매슈, 앤에게 볼록 소매 옷을요?"라고 말해야 되는 장면이 있는데 "린드!"라고 자기 이름을 말해버린 거예요. 린드라고 말하고 본인도 당황했는지 "린드! 앤에게 올록볼록 옷을요?"라고 말을 했어요. 그때 저는 울기 직전이거든요. 진짜 온 감정을 다 끌어안고 있는데 "린드, 올록볼록"이라는 게 너무 확 다가와서 슬픈데 웃음이 났던 적이 있어요. 그래서 사실 경민 언니랑 붙으면 마음의 준비를 하고 공연을 준비하고 있죠. 물론 그때 이후로 본 공연에선 한 번도 그런 적은 없었습니다.

Q.  사실 연습 때 그런 실수나 사소한 대사 실수가 많아야 본 공연에선 없다고 하지 않나.

박슬기  맞아요. 차라리 틀릴 거면 연습 때 다 틀려야 되거든요. 다 틀려놨습니다.(웃음)

Q.  같은 역할을 맡고 있는 배우들의 공연 모니터링을 했을까. 

박슬기  제가 다른 공연이랑 겹쳐서 모니터링은 다 못했어요. 같은 역할이다 보니까 서로 합을 맞출 일이 없다 보니 따로 모여서 놀았던 적이 있습니다. 우리 공연 들어가면 서로 잘 못 볼 것 같으니까 따로 만나서 놀자 하고 놓았었어요. 일단 다른 이야기지만 조금 해보자면 저희가 약간 족보가 꼬여있거든요. 

Q.  누가 족보 브레이커인가.

박슬기  저요. 제가 빠른년생이거든요.(웃음) 제가 빠른 막바지에 걸쳐있는 사람이거든요. 선주 배우가 찐 98년생이고 수정 배우가 빠른 97년생인가 그래요. 그래서 선주 배우랑 수정 배우는 언니 동생인데 저는 빠른 98년생이라 둘 다 친구거든요.(웃음) 선주랑은 은근히 대화를 많이 했었어요. 선주는 되게 낯도 가리고 조용조용한 스타일인데 대화를 해보면 되게 단단한 구석이 있더라고요. 내면이 되게 깊고, 중심이 서 있다는 느낌을 받았었어요. 그래서 되게 어른스러웠고 약간 고요한 느낌이 드는 나무 같아요. 반대로 수정이는 활발하고 수다스럽고 솔직하더라고요. 그리고 당당한 면이 있어요. 그래서 선주랑은 다르게 바람에 유연하게 흔들리는 갈대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되게 유연하게 잘 흔들리지만 그렇다고 꺾이지는 않는 그런 느낌의 앤인 것 같더라고요. 두 사람이 되게 다른데 좀 잘 맞아서 재밌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요. 저는 되게 이성적인 편이거든요. 두 사람이랑 같이 있으면 되게 좋아요. 나이도 비슷하다 보니까 공연이 끝나고 나면 같이 여행도 갈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요? 저는 어떤 느낌일까요? 제 자신을 되돌아봐도 어떤 느낌이 드는지 잘 안 떠올라요. 

Q.  그럼 이어서 앤1 역할의 세 배우도 이야기해 보자.

박슬기  우선 김단이 배우 같은 경우에는 금쪽이랄까요? 세 배우가 연기하는 앤1 역할들 중에서 뭔가 가장 금쪽이 같은 앤이었어요. 이어서 유정 배우님 같은 경우에는 정말로 목청도 크고 센 것 같지만 누구보다 상처를 잘 받고 정말 많이 흔들리는 약간 외강내유의 스타일의 앤인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연경 배우 같은 경우에는 뭐랄까 조금 유한 느낌이 있지만 속으로는 정말 단단한 느낌이 드는 외유내강 스타일의 앤인 것 같습니다. 

Q.  앤2 역할에 세 배우는 어떤가.

박슬기  앤2 역할의 나영 배우님은 일단 저는 앤2를 되게 진지한 아이로 캐릭터를 잡았었거든요. 애가 진지하고 진심이어서 웃긴 앤처럼 보였는데 나영 언니는 진짜 아예 코믹 쪽으로 그려냈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크게 놀라기도 했고 배웠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앤1에서 앤3으로 넘어가는 지점에 있는 앤2 역할이 어떤 진지함보다는 완전히 코믹하게 풀었어도 좋았겠다. 내가 양식을 잘 이해하지 못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너무 좋았거든요.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앤2였어요. 이어서 희원 배우님은 정말 뭔가 맑은 느낌의 앤인 것 같았어요. 앤과 다이애나의 우정을 정말로 소중하게 여기는 모습이 잘 그려지는 앤2라고 생각해요. 실제로도 정말 사랑이 많으시고 주변 사람들을 잘 챙겨주는데 그 모습이 다 들어가 있어요. 마지막으로 현수 배우 같은 경우에는 사람 자체가 너무 재밌고 독특한 면들이 있거든요. 나이가 어린데도 되게 깡이 있고 그래서 길버트와의 신경전이 정말 잘 어울리는 앤2였던 것 같아요. 

Q.  같은 작품에 같은 역할로 참여하는 것도 좋지만 다른 역할로 참여할 때 보이는 모습들이 있다 보니 이번 작품을 참여했을 때 배운 점도 많았을 것 같다.

박슬기  맞아요. 많이 느꼈어요. 

Q.  마지막으로 공연을 보러 올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과 내가 나오는 회차의 공연을 봐야 할 이유가 있다면? 

박슬기  일단 아직 공연을 보지 못한 관객분들이 계시다면 공연을 보러 와주시길 바랍니다. 공연을 봐야지 좋은지 안 좋은지 알 수 있거든요.(웃음) 그리고 뮤지컬 <앤ANNE> 을 좋아해 주시는 관객분들이 보신다면 정말 좋은 공연인 걸 알고 계신 만큼 작품 속에서 저희가 하는 이야기와 따뜻함을 가져가 주시길 바랍니다. 우리 작품도 그렇고 소설 원작에서 전하고 있는 힘과 용기를 얻어 가시길 바라고, 분명히 얻어 가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앤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라도 충분히 보실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제가 최근에 <더글로리>라는 드라마를 밤새 봤었거든요. 이 드라마를 보면서 남았던 잔상이 너무 부정적인 부분들이 많았었어요. 재밌게 봤었지만 사람이 피폐해지더라고요. 그런데 우리 공연인 <앤ANNE> 도 그렇고 제가 참여하고 있는 또 다른 공연 <비밀의 화원>도 그렇고 정말 따듯한 공연이거든요. 뭔가 몸에 나쁜 건 맛있지만 언제나 후회가 뒤따르잖아요. 그런데 긍정적이고 따뜻한 슴슴한 것들은 자극적이진 않더라도 끝나고 나서 되게 길게 여운이 남을 때가 있어요. 우리 공연은 그렇게 여운이 남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전달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직 보지 않으셨다면 한 번쯤은 꼭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보러 오세요!

 

Q.  앞서 수정 배우, 선주 배우랑 여행을 가보고 싶다고 했는데 어디를 가보고 싶나.

박슬기  일단 바다 이야기까진 나왔거든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한건 없습니다. 바다에 간다면 회를 먹고 싶어요. 동해 강릉 쪽은 너무 관광지화가 된 것 같다고 들어서 간다면 통영 쪽으로 가지 않을까 싶어요. 예전에 한 번 가봤었는데 통영이 해산물도 정말 싸고 사람도 많이 없고, 풍경이 너무 좋았었거든요. 남해나 통영 쪽으로 가지 않을까 싶어요.

Q.  여행할 때 계획을 하고 가는 편일까.

박슬기  전 놀 때는 계획을 안 하는 편이에요. 기본적인 것만 다 잡아놓고 나머지는 틀어져도 '뭐 놀러 가는 건데 그럴 수 있지', '스트레스 받을 필요가 있나?' 하고 넘어가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이제 어떤 일이나 행사가 있다면 다 계획하는 편입니다. 오늘 아침에도 몇 시에 일어나서 몇 분까지 뭐를 하고, 몇 시에 나가서 이렇게 해야지 하는 걸 다 짜고 웬만한 건 다 지키려고 했었거든요. 

Q.  계획을 잘 지키는 편인가 보다.

박슬기  어느 정도 틀어져도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고 하는 편인 것 같아요. 물론 지키려고 노력을 하겠지만 지켜지지 않는 부분이 생기더라도 그걸 계속 가져가는 것보다는 '뭐 어때'하고 넘어가는 게 편하더라고요. 감정적으로도 아니면 상황적으로도요.

Q.  MBTI가 어떻게 되나.

박슬기  저는 INTJ입니다. 4년째 계속 나오더라고요. 저는 제 MBTI가 별로 마음에 안 들어서 이 정도면 F가 아닐까 해서 다시 해봐도 계속 똑같이 나오더라고요. 원래 대학교 들어갔을 때 초반에는 ENFJ였었거든요. 그런데 그 뒤로 계속 INTJ가 나오더라고요. 

Q.  재테크를 하는 게 있을까?

박슬기  사실 인터뷰를 한다고 해서 기사들을 찾아봤었는데 재테크 질문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뭔가를 준비해야 하나 생각해 봤는데 아직은 뭘 해야 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냥 있는 그대로 말을 해야지 하고 생각만 했었어요. 대다수의 인터뷰에서처럼 저도 일단은 특별하게 뭔가를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적금만 들고 있고 돈을 잘 저축하려고 하는 편이랄까요. 그리고 알뜰하게 살려고 하는 편입니다. 요즘 토스 앱을 정말 유용히 사용하고 있어요. 토스 앱 매일 이자 받기랑 걷는 걸 하는 정도? 주식은 정말 잘 모르는 분야이기도 하고 주위에서 이야기해도 아는 게 없다 보니까 안 하는 편입니다. 나중에 조금 여유로운 시간이 생긴다면 이런 쪽으로 공부를 하고 싶기는 하지만 일단 지금은 제 돈을 모으는 정도만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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