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자사주 소각·배당' 약발 안받는 이유 있었네...박찬구 오너일가 배당만 411억 챙겨
금호석화 '자사주 소각·배당' 약발 안받는 이유 있었네...박찬구 오너일가 배당만 411억 챙겨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3.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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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 박찬구 전 회장(좌), 박준경 부사장(중), 박철완 전 상무(우)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전 회장(좌), 박준경 부사장(중), 박철완 전 상무(우)

[한국증권_조경호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주주환원 정책의 확대에도 약발없이 주가가 내리막길이다. 미국 금융시장 불안으로 전 세계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데다 단기 실적이 악화할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이 나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호석유화학은 23일 오전 10시 10분 현재 전일대비 600원(-0.42%)하락한 14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3월 3일 52주 최고가인 165,000원을 기록한 이후 연일 추락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8일 이사회를 열어 1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 체결을 결정했다. 계약기간은 이달 21일부터 9월 20일까지. 계약 종료 후 취득한 주식을 전량 소각한다.

또한 보통주 주당 5,400원, 우선주 주당 5,450원의 이익배당을 결정을 결정했다. 1,464억원 규모. 회사가 자사주 취득과 배당에 들인 자금은 2,464억원이다. 

보통 자사주 소각과 배당은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  주주들이 반겨야 할  주주환원 정책에 오히려 부정적이다.

배당 발표 당일인 8일 공정위가 수년간 거짓자료를 제출한 박찬구 회장을 검찰에 고발된다. 금호석유화학이 대기업집단 지정자료를 제출하면서 박 회장의 처남 일가가 100%지분을 보유한 지노모터스·지노무역·정진물류·제이에스퍼시픽 등 4개 회사 자료를 누락 신고해 은폐했기 때문. 

무엇보다 단기 실적 전망이 부정적이다. 증권가는 중국 경기 개선세에 고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주원료로 제조되는 이중합성고무(EPDM)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의 상황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실시한  배당의 최대 수혜가 박찬구 회장과 오너일가에게 집중됐다는 점도 비판에 대상.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주식소유 현황에 박찬구(6.96%), 박준경(7.45%), 박주형(1.01%), 박철완(8.87%), 김형일(0.09%), 허경수(0.05%), 박은영(0.52%), 박은경(0.52%), 박은혜(0.52%)등 761만6844주(25.99%)이다. 배당금액 1,464억원 중에 25.99%인  411억 3095만 원이 박 회장 일가에게 돌아간다. 

박찬구 전 회장(보통주 2,038, 629주·6.96%) 110억1399만원, 박준경 부사장(보통주 2,183,120주·7.45%) 117억8884만원, 박주형(보통주297,515주·1.01%) 16억658만원에 배당을 받게 된다. 박 회장의 조카이자 경영권 분쟁을 벌인바 있는 박철완 전 상무 (2,599,132주·8.87%)은 140억3531만원을 거머쥐게 된다.

미국의 금융시장 불안과 전 세계 수요 감소 우려가 제기된 상황에서 기업 가치 제고보다 주주환원 핑계로 대주주 일가가 제잇속을 챙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업 이미지 제고 필요성 

금호석유화학은 알짜 기업. 연결기준 2022년 매출 7조9756억원, 영업이익 1조1474억원, 당기순이익 1조2570억원을 기록했다. 주당이익이 37,290원이다.

박찬구 전 회장은 2002년부터 2009년까지 7년 간 친형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전 회장과  형제의 난을 겪었다. 차남 고 박정구 회장(2002년 타계)에 이어 4대 회장에 오른 삼남 박 전 회장이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을 인수한 게 단초가 됐다. 당시 사남 박 전 회장은 과도한 차입을 경계하며 강하게 반대했다. 동생이 우려한 유동성 위기는 현실이 됐다. 박찬구 전 회장은 금호석유화학을 계열 분리해 독자 노선을 걸었다. 이후 금호석유화학은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 나가고 있다. 

박 전 회장은 2021년 박정구 회장의 장남인 조카 박철완 전 상무애 '조카의 반란'을 겪게 된다. 경영권 분쟁은 박 전 회장의 승리로 끝난다.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은 휴화산 

박철완 전 상무와 박 전 회장의 장남 박준경 부사장 간의 경영권 분쟁은 휴화산 상태. 지분은 박 부사장이 우위. 하지만 박 전 상무도 만만치 않다. 박상무의 모친 김형일 씨와 장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에 막강한 현금동원력이 뒷받침하고 있어 추가 지분 매입이 가능한 상황이다. 코스모그룹은 GS의 방계이며, 2차 전지 기업이다. 

금호석유화학은 박삼구·박철완 측과 두 번의 경영권 방어 전쟁을 치르면서 기업의 사회적 가치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다. 이번 주주환원 정책도 그와 같은 선상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12월 향후 2∼3년간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25∼35%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설정한다고 했다. 5∼10%를 자사주 취득 및 소각에, 20∼25%를 현금배당 정책에 활용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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