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신문_이은지 인턴기자] 신한투자증권은 14일 녹십자에 대해 지난해 자회사와 해외사업이 최대실적을 견인했으며 올해는 혈액제제 미국 진출의 꿈이 가시화될 것이라면서 국내 경쟁 심화를 해외사업 확대로 극복하는 그림을 기대했다. 이에 투자의견 ‘매수’, 목표가는 15만원으로 ‘하향’했다.
정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녹십자의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은 1조7113억 원으로 전년대비 11.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13억 원으로 10.3% 늘었다"면서 "4분기 실적은 아쉬웠지만 해외 사업 확대와 자회사의 성장에 힘입어 외형, 영업이익 모두 견조한 성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신한투자증권은 특히 녹십자의 글로벌 매출 성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혈액제제의 경우 해외향 물량 및 판가 인상을 통한 수익성 개선 효과가 발생해 2021년 대비 80% 이상 공급량을 늘린 상태다. 헌터라제의 경우 해외 출시 2년간 2배에 가까운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현재 13개국에 IV, ICV 제형으로 판매 중이며 판매 국가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게 정 연구원의 설명이다.
올해 녹십자의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혈액제제의 미국시장 진출이다. 지난해 애널리스트데이에서 발표했듯 통상적인 프로세스가 아닌 FDA와 협의한 일정 기반 실사가 올해 진행될 예정이다. 이미 실사일정까지 확정되었고 만약 실사 중 보완사항이 발생하더라도 시간적 여유가 있다. 이에 올해는 해외 진출과 관련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했다.
R&D 측면에서는 자회사에서 개발 중인 대상포진 백신 CRV-101에 대한 임상 2상 탑라인 데이터가 연중 발표될 예정이다. 대상포진 백신시장은 GSK의 싱그릭스가 시장을 장악했으며 진행하는 임상은 헤드투헤드 디자인으로 설정했기에 이번 발표를 통해서 싱그릭스와 CRV-101 간의 직접적인 비교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녹십자의 국내 상황은 녹록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쟁사의 코로나 백신 개발로 반사이익을 얻었던 독감백신은 올해 경쟁이 다시 시작될 것이고, 혈액제제는 이미 경쟁 중이기 때문에 성장률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정 연구원은 “혈액제제의 미국 시장 진출도 중요하지만 본업의 글로벌 사업 확대와 희귀질환제품 판매채널 다각화 등의 전략을 통한 성장이 더 중요하다”며 “혈액제제가 FDA 승인을 받더라도 매출이 실제 발생하려면 2024년 하반기까지는 기다려야하므로, 이 시간을 버티는 체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