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BBQ윤홍근 前회장 배임 기소...경쟁사 bhc와 10년 치킨게임
검찰, BBQ윤홍근 前회장 배임 기소...경쟁사 bhc와 10년 치킨게임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3.0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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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c, 윤홍근 회장 배임 고발로 촉발...검찰 혐의 인정 기소
BBQ "당사자 아닌 bhc 고발은 음해...2019년 매각 회사 별개"주장
윤홍근(좌) 박현종(우)
윤홍근(좌) 박현종(우)

[한국증권_조경호 기자] 치킨게임(chicken game)이 끝이 없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제네시스BBQ와 bhc 간의 법정 공방이 바로 그것. 두 회사가 각각 마주보고 서로를 향해 돌진하면서 '돌진 할 것인가?' 아니면 '핸들을 돌릴 것인가?'를 게임하고 있다. 상대방과 부딪히는 것에 겁을 먹고 핸들을 돌리면 게임에 진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2부(송정은 부장검사)는 지난달 1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배임)로 윤 전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윤 전 회장은 BBQ 지주회사 격인 제너시스와 BBQ가 그의 개인회사 지엔에스하이넷에 회사 자금 수십억 원을 대여하게 하고 상당액을 회수하지 못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다단계판매회사인 지엔에스하이넷는 2013년에 설립된다. 윤홍근 회장과 아들 윤혜웅이 각각 지분 50%씩을 보유한 회사이다. 그해 9월 23일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과 공제계약을 체결하고, 다음달 3일 서울시에 다단계판매업 등록을 한다. 주력상품은 건강, 뷰티, 식품 등 3가지이다. 2020년까지 전 세계 5만 개의 프랜차이즈 점포 개설 목표를 내세운다. 이 같은 회사의 비전과 달리 회사의 실적은 최악을 기록한다. 

2016년 영업을 종료하기 전까지 줄곧 손실을 본다. 2013년 매출 20억1837만원, 영업이익 -3억4895만원→2014년 매출 29억3456만원, 영업이익 -27억5314만원→2016년 매출 75억7093만원, 영업이익 -28억5864만원 등으로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제네시스는 2013부터 2016년까지 4년간 약 71억원을, BBQ는 2016년 12억원을 대여한다. 2016년말 제네시스와 BBQ는 채권회수 없이 대여금 중 63억원을 대손 충당 처리하는 방법으로 채권 회수를 포기한다. 이는 회사에 재산상 손실을 끼쳤지만, 지엔에스하이넷에 100%지분을 가진 윤 회장 등에게는 이익을 얻게 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후 자본잠식 등 이유로 2019년 매각된다

이 사건 수사는 치킨업계 경쟁사 bhc 측이 2021년 4월 윤 전 회장의 배임 혐의와 관련 성남수정경찰서에 공익제보 성격의 고발이 단초가 된다. 윤 전 회장이 BBQ와 관련 없는 개인회사에 회사 자금 약 83억원을 대여하게 해 손해를 끼쳤다는 것.

경찰은 1년 넘게 수사한 경찰은 지난해 7월 불송치 처분한다. bhc는 이에 불복해 그해 8월 이의를 신청했다. 검찰은 윤 전 회장에게 배임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제너시스BBQ그룹은 입장문을 통해 "당사자가 아닌 bhc가 경쟁사 BBQ를 고사시키고자 만들어 낸 음해고발 사건으로 실질적 피해자도, 피해금액도, 사회적 피해도 없는 무리한 기소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은 '경영 판단에 의한 정상적인 신사업 추진사례'로 판단, 무혐의 불송치한 바 있다"고도 했다. 

치킨전쟁에 수혜를 보고 있는 건 법조계. 김앤장, 화우, 율촌 등 대형 로펌들이 소송 대리를 맞아 톡톡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윤홍근 회장 배임 사건은 율촌이 맡았다.  변호인 34명을 선임해 재판에 대응하고 있다. 

치킨전쟁 10년에 양사의 직ㆍ간접 비용이 상당하다. 소송 관련  비용 부담은 물론 오랜 소송전을 통해 기업의 가치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양사는 약 10년여 간 법적 공방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13년 6월 BBQ가 bhc를 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한다. 양사는 최단 10년, 최장 15년동안의 상품공급 계약을 맺는다. 소송의 단초는 2014년 발생한다. bhc가 BBQ가 가맹점 수를 부풀렸다며 국제상공회의소(ICC)에 손해배상을 신청한다. 2017년 4월 BBQ는 "영업 정보가 유출된다"며 bhc와 맺은 물류계약을 해지한다. 같은 달 bhc는 물류계약 해지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2360억원)소송을 제기한다. 그해 6월 BBQ는 bhc의 임직원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한다. 10월 BBQ는 bhc와 상품공급 계약을 해지한다. 11월 박현종 bhc회장 등을 매각사기 혐의로 고소한다. 2018년 bhc는 BBQ의 상품공급 계약 해지에 따른 일부 청구(530억원)소송을 제기한다. 2019년 BBQ가 박현종 bhc 회장을 정보통신망법위반으로 고소한다. 박 회장은 지난해 6월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의 유죄 판결을 받는다.  BBQ는 지난달 13일 박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약 72억원대 규모 손해배상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일부 승소한다. '한지붕 두 가족'이 된 두 회사의 고발ㆍ소송 전에 애먼 가맹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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