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위니토드' 전미도,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해가 되길 바라"
[인터뷰] '스위니토드' 전미도,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해가 되길 바라"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2.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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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제작사 오디 컴퍼니의 스테디셀러 뮤지컬 <스위니토드>가 12월 첫 공연을 시작으로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순항 중이다.

뮤지컬 <스위니토드>는 혁신적인 작곡가 겸 공연 제작사 스티븐 손드하임의 작품으로 국내 초연 무대 당시 고막을 자극하는 불협화음과 음울한 분위기 그리고 그간 볼 수 없었던 연쇄살인범과 '인육 파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로 흥행에 실패했다. 그러나 재연과 삼연을 거치면서 국내 관객들에 코드에 맞게 디벨롭되면서 큰 화제를 모아왔다.

작품은 1800년대 영국 런던, 심각한 빈부격차 속 불평등과 부조리가 만연한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 이발사 벤저민 파커는 누명을 쓰고 런던에서 추방당하지만 15년 만에 추방된 섬에서 탈출해 런던으로 돌아오게 된다. 스위니 토드로 이름을 바꾼 그는 자신에게 누명을 씌워 가족과 생이별을 하게 만든 터핀 판사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그 과정에서 만나게 된 러빗 부인은 그에게 큰 호감을 느끼고, 스위니 토드의 복수를 도우기 시작한다. 

본지는 이번 시즌 러빗 부인 역으로 합류한 배우 전미도를 만났다. 그는 앞서 지난 2016년 <스위니토드>에 처음 캐스팅됐으며 6년 만에 같은 작품으로 돌아왔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으로 공연과 관련된 내용이 일부 포함됐다.

사진 ⓒ 오디컴퍼니

 

Q.  오랜만에 무대로 복귀했다. <스위니 토드>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

전미도  안녕하세요. 사실 어떤 작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었어요. 휴식기를 가지고 있었고 공연을 다시 해야겠다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와중에 시기도 잘 맞았었고, 이번에 이 작품을 하지 않으면 언제 또 할 수 있을까란 생각에 작품에 참여하게 됐죠. 그리고 사실 제가 처음 이 작품을 참여하기 전에 계속 고사를 했었어요. 제의를 해주시는 게 정말 감사한 일이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었거든요. 그런데 이 작품과 관련된 영상들을 찾아보니 정말 다양한 배우들이 이 역할을 소화하는걸 보면서 정해진게 없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대본에는 40대 이상의 여자라고 나와있었는데, 그게 명시된 것과 똑같을 필요가 없겠다 싶었고, 막상 작업을 시작했을 때 너무 즐거웠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이번에도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그리고 연습에 들어가서 후회했죠. 6년 만에 돌아왔는데 그때보다 6년이 지나고 6살을 더 먹었다 보니 예전처럼 체력이 따라오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좋은 점은 6년 동안 여러 작업들을 해오면서 경험을 한 게 있다 보니 전보다는 이 인물에 대해서 이해하는 데 있어서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Q.  어떤 지점들이 있었나.

전미도  처음 작업을 시작했을 때는 러빗 부인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대본상에 있는 설정으로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야라고 받아들였었다면 지금은 한 명의 인간으로 보였다랄까요? 이 인물이 처한 상황과 절박함 그리고 잘못된 욕망이지만 어떤 욕망이 있었고 사람이라면 가질 수밖에 없는 어떤 미련한 부분들이 있기도 했죠. 토드가 극 중에 러빗에게 물어보는게 있어요. 너의 죄명이 무엇이냐고요. 러빗은 어리석음이라고 말하죠. 인간의 어리석음을 말하고 있는 작품이었고, 인물이었어요. 저는 사실 굉장히 이상을 추구하는 사람이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다 보면 내가 이렇게까지 마음먹을 수 있구나 하는 어떤 악한 감정이나 불편한 감정, 혹은 주변 사람에게는 쉽게 드러낼 수 없는 감정들을 이 인물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사진 ⓒ 조나단 기자
사진 ⓒ 조나단 기자

 

Q.  어떤 러빗 부인을 보여주려고 하나.

전미도  제가 목표로 하고 있는 러빗 부인이라고 한다면 처음엔 이상한 여자였고, 뒤로 갈수록 이 여자 또한 한 명의 인간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그리고 이 여자가 하는 행동 혹은 선택이 악하고 잘못된 게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인물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잘 보여주고 싶고 관객들이 극을 보면서 이 인물에 대한 매력을 느낄 수 있게 러빗이 가진 유머스러운 부분이나 엉뚱한 면들을 잘 보여줄 수 있게 노력했어요. 

Q.  음악적인 부분에서 어려웠던게 있을까

전미도  뮤지컬 배우로서 부끄럽지만 음알못이라 잘 모르거든요.(웃음) 저는 연극배우라고 생각하고 뮤지컬을 하고 있는 배우라서 음악은 잘 몰라요. 그런데 제가 말을 할 수 있는 건 이 작품이 정말 잘 쓰인 작품이고 공연이라는 거죠. 저라는 배우한테 장점으로 다가오는건 러빗의 넘버들이 어떤 아리아가 아니라 대사의 연장선에 가깝다 보니 지난번보다 더 말하는 것처럼 노래하면서 스토리텔링을 하려고 하고 있어요. 

Q.  지난 공연 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전미도  저는 사실 제가 실수한 적이 없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있더라고요.(웃음) 지난 시즌 공연에서 제가 배역의 이름을 거꾸로 불렀던 적이 있더라고요. 이번 작품 참여를 결정하고 연습 과정에서는 정말 많았었고요. 예전보다 기억력이 떨어진게 아닐까 싶었어요.(웃음)

Q.  스위니 토드와 러빗 부인은 어떤 관계일까. 토드 역할을 맡은 배우들의 매력도 다 다르지 않나.

전미도  참 웃긴건 토드는 초지일관 러빗에 대해서 관심이 없거든요. 러빗 혼자서 사랑을 했다가 싸우고 화해하고 미래를 꿈꾸죠. 혼자 지지고 볶고 다해요. 초반에 토드 배우들이 작품 분석을 할 때 저희들은 러빗에 관심을 가지지 말고 철저하게 무시해달라고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습을 하다 보니 무시함에도 불구하고 호흡이 있고 케미가 생기는 부분들이 있더라고요. 참 신기해요. 정서를 주고받는 역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각 배우마다 다 다른 느낌의 케미가 생겨요. 우선 강필석 배우님은 사실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왔잖아요. 같이 공연을 한 건 5년 만이에요. 런을 돌면서 무대 감독님한테 이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시간이 안돼서 토드랑 런 돌 시간이 없으면 이 오빠랑은 안 해도 된다"라고 말을 할 정도로 뭔가 쌓아온 시간을 무시할 수 없겠더라고요. 나이가 들고 서로 더 많은 경험을 해서 그런지 여유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성록 배우 같은 경우에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고 이규형 배우 같은 경우에는 이번 작품으로 처음 만나거든요. 그래서 공연 전에 <사랑의 불시착> 공연을 한 번 보러 갔었어요. 연습을 시작하고 나서는 생각했던 것보다 굉장히 오랜 호흡을 맞춘 것 같았어요. 어떤 애드리브를 하는 장면들이 있는데 진짜 누가 안 말리면 둘이서 계속 애드리브를 이어갈 수 있을 정도로 잘 맞았었고 그리고 저보다 어리다 보니 챙겨주고 싶었던 부분들도 있었던 것 같아요. 

사진 ⓒ 조나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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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조나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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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러빗 부인의 토드에 대한 집착은 사랑만은 아닌 것 같은데 맞을까.

전미도  대본에서 찾아보자면 '그대를 원했다'라는 가사가 있거든요. 제 생각으론 러빗의 남편이 살아있는 동안 그가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있었다고 말해요. 경제능력이 없는 남자와 살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을 해보면 위층에 사는 부부, 아이가 있고 아내가 있고 일을 하는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을 부러워했을 것 같더라고요. 나도 저런 남편이 있길 바랐던 거죠. 그런데 그 가정이 무너졌죠. 그런 상황에 15년 만에 그가 부러워했던 남자가 돌아왔고, 그간 나를 힘들게 했던 남편도 죽은 상황이에요. 러빗 부인은 자기가 꿈꿔왔던 가정을 이루고 싶어 했을 거라고 봤어요.

Q.  토비를 대하는 러빗 부인의 모습에서 그가 원하는 가정을 엿볼 수 있는 것 같다.

전미도  충분히요. 그를 양자로 삼아서 아들로 삼기로 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를 품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을 거라고 봤어요. 
그럴 수 있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 않았을까요. 같이 뭔가를 만들고 싶었던 것 같아요. 마지막에도 사실 러빗이 토드를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른다고 생각했었거든요. 러빗은 극박한 상황에서 해결책을 찾아내던 여자였었는데 토비의 상황만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서 당황하거든요. 일단 지하에 가둬놓고 어떻게든 하려고는 하지만 사실 아이에 대한 정이나 어떤 감정이 있었기 때문에 섣부르게 행동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Q.  같은 러빗 역할에 김지현 배우가 함께하고 있다.

전미도  10년 지기 친구죠. <왕세자 실종 사건>에서 처음 만났어요. 사실 이번 작품을 하게 된 이유에 50% 이상 지분율을 준다면 지현이의 역할이 크죠. 다른 촬영들이 있어서 스케줄이 겹쳐졌었거든요.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었고 못할 거 같다고 결정을 하려던 때에 지현이가 "새로운 토드들도 있는데, 너는 했던 작품이니까 할 수 있을 거다."라고 말을 해줬어요. 같이 공연을 했던 배우들도 있고 제가 조금 느리더라도 도와주는 배우들이 있어서 하겠다고 했죠. 그리고 사실 제일 큰 고민이었던 스케줄 부분이 잘 풀려서 오히려 제가 시간이 제일 많이 남더라고요.

Q.  연기할 때 편했던 지점들이 있었을까?

전미도  저는 확실히 아줌마스러움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제 주변에 있는 친척들이나 엄마, 주위 사람들에게서 보이는 말투나 뉘앙스에 영향을 받는 것 같아요. 이번 작품 연습할 때 연습실에서 어쩔 수 없이 역할처럼 말하고 행동을 하게 되더라고요. 가끔 그 톤이 나와서 곤란할 때가 있었어요.(웃음) 그리고 러빗 부인이 사실 정말 연기하는 재미? 쾌감이 있는 역할이거든요. 시장에 나가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아줌마라고 보고 준비를 했었어요. 먹고살려고 하다 보니 손님이랑 싸울 수도 있었고, 화를 내다가도 다른 손님이 오면 얼굴을 싹 바꾸고 그 손님을 대하기도 했죠. 인육 파이를 만드는 건 커버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그것조차도 먹고살기 위함이라고 자기 스스로 합리화했던 것 같아요.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들은 아무래도 파이를 만드는 지점이 있었던 것 같아요. 토드가 판사를 죽이는 걸 실패하고 나서 연습을 해야겠다고 말을 하는데 그 사람의 복수심에 대해서 아무런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가 시체를 처리하기 위한 방법을 떠올리고 나서 내가 그럼 그걸 파이로 만들어서 먹고살아야겠다 그 지점이 우리 작품이 추구하는 블랙코미디를 극대화하는 장면인 것 같아요. 공감이 됐던 부분 같은 경우에는 거지 여자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 것이랄까요? 그녀와 관련해 토드와 이야기를 할 때 "난 죽었다고 말한 적이 없어요"라고 말을 하는데, 자기 욕망 때문에 혹은 토드를 위해서라고 생각했을 것 같았어요. 그와 같이 살고 싶어서 숨겼던 거죠. 사실 우리가 다 주변 사람들에게 뭔가 어떤 욕망 같은 걸 다 드러내지 않는 것처럼 그 또한 그랬다고 봤기 때문에 조금 그런 부분들은 공감이 가더라고요. 

사진 ⓒ 조나단 기자
사진 ⓒ 조나단 기자

Q.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 걸까.

전미도  저는 개인적으로 착하고 선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웃음) 그렇게 생각하면 굉장히 곤란합니다. 그런데 다들 그렇게 생각해 주시는 것 같아요. 그냥 보편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어요. 이루고 싶은 게 있고 해내고 싶은 게 있어도 주변 사람들 앞에서 쉽게 드러내지 않는 감정들도 있습니다.(웃음)

Q.  MBTI는 어떻게 되나.

전미도  저는 INFP랑 INFJ를 오가는 것 같은데 마음에 들지는 않아요. 제 성격을 이런 유형들에 맞추고 싶지 않아서 반항하고 있기도 하죠.(웃음) 사실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데 이 결과가 나오고 일부러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기도 했었어요. 이런 게 있어서 좋은 점은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편하다는 게 있는 것 같고, 서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도움을 주는 것 같더라고요. 사실 외향적인 배우들보다 내향적인 배우들이 더 많거든요.

Q.  러빗 부인이 사실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역할인데, 준비하고 있는 게 있을까.

전미도  연습에 들어가고 나서 스쿼트를 열심히 했어요. 아무 생각 없이 좋았던 기억만 가지고 연습에 들어갔는데, 앞서 이야기도 했지만 6년 동안 제 체력이 이렇게 떨어진지 몰랐었어요. 극 중에 러빗 부인이 시체를 끄는 장면이 있는데 초연 때는 2~3명을 끌어야 했었거든요. 시즌이 바뀌면서 한 명으로 바뀐 거예요. 시체 끄는 거리도 짧아져서 다행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첫 연습 때 배우들 중에서 가장 큰 친구가 시체 역을 맡았더라고요. 바로 컴플레인을 걸었죠.(웃음) 사실 토드 역할이랑 극 중에서 계단을 계속 오르내리고 돌아다니는 장면들이 있어서 둘 다 힘들다고는 하는데 러빗같은 경우에는 'By the Sea' 장면에서도 엄청 돌아다니거든요. 계속 왔다 갔다 움직이면서 연기하고 노래하는데 토드는 앉아서 노래를 불러요. 그래서 스쿼트를 열심히 했었습니다. 

Q.  무대도 많이 바뀌었다.

전미도  맞아요. 동선들이 반대로 바뀌었더라고요. 다행히 동선들의 의도가 달라진 건 아니다 보니 크게 어렵진 않았는데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죠. 사실 어떤 무대의 문제라기보다는 새로운 무대, 새로운 공연장에 들어가면 어느 정도 적응 기간이 필요하거든요. 

사진 ⓒ 조나단 기자
사진 ⓒ 조나단 기자

 

Q.  같은 역할을 맡은 배우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을 것 같다.

전미도  일단 헷갈리는 지점들이 생기면 셋이서 모여서 저게 무슨 뜻이냐며 서로 물어보고 답하면서 의논했었어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과정들이 여러 번 오가면서 영향을 조금씩 받지 않았나 싶어요. 누가 어떤 연기를 하거나 포지셔닝을 하거나 제스처를 취하면 보면서 나도 저걸 써먹어야지 하지는 않지만 은연중에 동선이나 액팅, 리액션 등이 조금씩 따라가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Q.  이번 시즌 공연에 참여하고 나서 다르게 다가온 장면이나 넘버, 대사는?

전미도  다르게 다가오는 넘버라기보다는 한 장면에서 나오는 오브제에 대한 의미가 달라졌다랄까요? 극 중에 러빗이 토드에게 의자를 건네주는 장면이 있거든요. 처음 작품에 참여했을 때는 그냥 크게 생각하지 않았었던 부분인데 이번 시즌에 합류하면서 러빗이 의자를 건네주면서 말하는 대사들이 조금 다르게 다가오더라고요. 그냥 남편이 죽기 전까지 앉아있었던 유품 같은 의자인데 더 좋은 의자가 오기 전까지 일단 쓰고 있어라고 말하며 전달하는데 그게 러빗이 토드의 환심을 사고 싶었고 그에게 어떤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고 보여서 짠함이 있더라고요. 

Q.  전미도 회차의 예매율이 높은데, 어떤 책임감을 느끼고 있을까?

전미도  책임감이라기보다는 개인적으로 저를 통해 이 작품을 보시고 공연에 대한 관심을 가지시고 새로운 공연을 보시거나 다른 캐스트로 우리 작품을 다시 관람하게 된다면 기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저도 제가 좋은 공연을 보면 다른 배우의 캐스트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거든요. 팬들이 이런 마음을 가지고 공연을 보는구나 하면서 이해가 됐던 적이 있어요. 그런 면에서 좋은 모습을 혹은 좋은 작품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노력하는 그런 책임감이 있는 것 같아요. 온 힘을 다해서 연습했고 한 장면도 쉬이 흘러가는 것 없게 섬세하게 작품을 준비했습니다. 

Q.  전미도의 러빗 부인, 다른 두 배우와 다른점은?

전미도  뭔갈 내세우는 건 아니지만 제가 목표로 삼고 있고 그려내려고 하는 러빗은 무서우면서도 사랑스러운 모습을 잃지 않는 인물이길 바란다는 거죠. 어떻게 말한다면 태생이랄까요? 다른 두 배우가 연기하는 러빗보다는 제가 몸체도 작고 아기자기한 면이 있는데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나오는 어떤 사랑스러움을 보여줄 수 있게 노력했고 마지막까지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사진 ⓒ 조나단 기자
사진 ⓒ 오디컴퍼니

 

Q.  쉴 땐 뭘 하면서 보냈나.

전미도  올해 쉬는 시간을 귀하게 쓰고 싶어서 오히려 더 부지런 떨었던 것 같아요. 취미도 가지려고 하고 주변 사람들도 만나고, 그동안 바빠서 끊었던 일기를 쓰면서 생각을 정리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일했던 것들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도 가졌었죠. 그러면서 인터뷰했던 것들도 찾아봤는데, 인터뷰라는건 해도 해도 어려운 것 같더라고요. 제가 분석하고 대단하고 좋은 사람인 것처럼 포장이 되는 것 같아서 어렵다 생각했죠.(웃음) 그리고 남은 시간들은 그저 휴식을 취했어요. 인생 공부, 사람 공부를 하다 보면 갑자기 어떤 생각들이 떠올라 깨닫는 지점들도 있어서 휴식을 취하면서 그런 깨달음을 찾거나 얻기도 했죠.

Q.  어떤 깨달음을 얻었거나 찾은게 있다면?

전미도  '나는 강한 사람이다? 결국엔 '선'을 택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난 참 괜찮은 사람이다.' 하는 거요. 그래야 저도 살아갈 힘이 생기는 것 같더라고요. 한때 자신감이 없을 때도 있었어요. 난 왜 이렇게 밖에 안될까란 생각도 했었고, 긍정적인 사람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저 스스로를 되돌아보기도 했었죠. 

Q.  작품을 선정하는 기준이 있을까

전미도  어느 시기까진 있었죠. 배우란 어찌 됐던 선택을 받는 직업이다 보니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계속했었거든요. 사춘기 때야 잃을 게 없다 보니 잘못 선택한게 있어도, 또 어떤 부분에선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어요. 거기서 용기를 얻어서 더 걸어나갈 수 있었던 거죠. 그 한 걸음이 모여서 지금의 저를 만든 거죠. 연기요? 연기는 하면 할수록, 알면 알수록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후배 배우들 앞에서 편한척하고는 있지만 사실 첫 무대를 준비할 때 계속 긴장을 하고 있거든요. 무대에 올라가면 더 떨릴 것 같다고 생각하고 긴장을 하고 있지만 한 씬을 잘 끝내고 넘어가면 그때부터는 긴장을 할 생각조차도 없게 돼서 어렵지만 또 그래서 편하고 재미있는 게 연기이지 않나 싶어요. 

사진 ⓒ 조나단 기자
사진 ⓒ 조나단 기자

Q.  앞으로 준비 중인 작품 계획이 있다면?

전미도  일단 내년에 드라마를 할 것 같아요. 공연은 의지를 가지고 있고 시간과 기회가 주어진다면 하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인연이 이어진다면 연극 무대로 돌아가 보고 싶기도 해요. 일단 드라마 스케줄을 채우다 보면 한 해가 다 갈 것 같아서 내후년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은 있습니다. 

Q.  탐나는 역할이 있을까

전미도  무슨 욕심인지는 모르겠는데 제가 만들어내는 것에 욕심이 있어요. 배우라면 다들 그런 욕심이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사실 어떤 작품에 이 역할을 해보고 싶어 하는 건 없지만 신작 초연 작품들에는 항상 큰 매력을 느끼고 있어요. 어렵지만 이번 작품의 러빗 부인처럼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못된 것 같지만 뭔지 모를 매력을 가지고 있는 그런 역할을 맡고 싶죠. 무대가 아니더라도 다른 매체에서라도 해보고 싶은 역할입니다.

Q.  올 한 해 나를 자평해 보자면

전미도  뮤지컬 <스위니 토드>를 선택한 게 잘한 선택이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선 공연을 잘 올리고 끝내는 게 최우선이지만요. 그리고 올해 쉬는 시간을 가졌던 것도 잘한 선택인 것 같아요. 올해 저의 선택들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는 해가 되길 바라고 있고, 내년에 마흔두 살이 되는데 나이를 먹은 만큼 좋은 연기로 관객분들과 만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미도  2022년 마지막까지 뮤지컬 <스위니 토드>와 함께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공연을 처음 봐주시는 관객분들부터 무대에 오르는 저를 기다려주셨던 팬분들까지 다 즐거운 시간이 됐으면 좋겠고 그런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공연을 보는 두 시간이 아까운 시간이 안되길 바라고 좋은 공연을 보여주기 위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작품에 임하고 있는데 그 마음도 전달됐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찾아와주세요!

사진 ⓒ 조나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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