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vs쿠팡, 우물 안 개구리 지배력 전쟁..."누가 갑질 할까?"
CJ제일제당 vs쿠팡, 우물 안 개구리 지배력 전쟁..."누가 갑질 할까?"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2.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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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내년 마진율 협상 깨지자 쿠팡이 갑질"
쿠팡 "CJ제일제당이 갑질..계약 물량보다 공급 줄여"
CJ제일제당 최은석 대표(좌), 쿠팡 김범석 회장(우)
CJ제일제당 최은석 대표(좌), 쿠팡 김범석 회장(우)

[한국증권신문_조경호 기자] CJ제일제당과 쿠팡이 한판 붙었다. 갑질 전쟁이다. CJ제일제당은 국내 최대 식품 대기업이다. 쿠팡은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국내 1위 이커머스 플랫폼 유통기업이다. 내년도 납품 단가와 마진률을 놓고 좁은 한반도에서 바둑판 전쟁을 펼치고 있는 셈. 글로벌 시장도 아닌 국내 시장을 두고 제품 가격 결정권을 놓고 볼품 사나운 지배력  싸움을 펼치고 있다. 

30일 식품·유통업계는 CJ제일제당과 쿠팡은 CJ제일제당이 생산하는 햇반ㆍ만두ㆍ비비고ㆍ김치 등 제품의 쿠팡에 납품하는 가격 결정권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고 밝혔다. 

양측 갈등 원인은  2023년 제품의 납품 단가와 마진률 때문.  양사는 내년도 납품단가와 마진율을 협상하면서 이견이 발생한다. 쿠팡이 높은 마진율을 요구한다. CJ가 난색을 표한다. 마진율 인상을 거부한다. 이에 쿠팡이  일부 상품 매입을 축소한다. CJ도 기존 약속 물량을 줄이는 초강수를 둔다. 쿠팡도 물러서지 않는다. 발주 물량을 중단한다.

양 사는 사태의 책임이 상대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CJ는 국대 최대의 식품대기업이다. 쿠팡은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국내 1위 이커머스 풀랫폼 기업이다. 공룡끼리의 전쟁이다.  누가 승리하던 간에 애먼 소비자만 골탕을 먹게 된다. 

CJ는 쿠팡의 발주 중단 사태에 대해 “쿠팡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의 마진율을 요구했다.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이지 않자 일방적으로 발주 중단을 통보했다"면서 “발주 중단을 결정할 수 있다고 해도 내년 마진율 협상 결렬을 가지고 이달부터 발주를 중단한 것은 부당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CJ는 올해 원부자재 가격,  물류·운영비 상승을 이유로 햇반과 비비고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차례로 인상했다.  2월 비비고 만두 가격을 4년 만에 올렸다. 4월 햇반 가격을 평균 7.6% 인상했다. 햇반(210g) 개별 상품 편의점 판매가격은 1950원에서 2100원으로 150원 올랐다. 마트 주력 제품인 ‘백미 210g 12개’ 묶음 상품은 현재 1만4480원에서 1만5480원으로 1000원 올랐다. 지난해 2월 쌀 가격 인상을 이유로 햇반 가격을 평균 6~7% 인상한바 있다.

실제 올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영향으로 국제곡물 가격이 상승압박이 지속됐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기후변화 등으로 국제곡물 시장의 위기가  빈번해질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8월 <원재료 수입가격 상승의 가공식품 물가 영향>을 통해 국제곡물 등 수입원재료를 많이 이용하는 업종별 평균 원재료비 제조원가 비중이 53.8%~78.4%라고 집계했다.  2분기 가공식품 부류별 물가상승이 △사료 18.7% △제분 17.8% △조미료 및 유지 10.1% △제당및전분 9.0% 등의 상승률을 보였다. 국제곡물가의 상승은 가공식품 물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했다.

쿠팡의 입장은 다르다. 기존 제품 공급과정에서부터 CJ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쿠팡 관계자는 “연초부터 CJ제일제당은 수차례 가격 인상을 요구했다. 발주 약속 물량보다 터무니없이 부족하게 공급을 했다”며 “즉석밥 시장의 시장지배적 사업자나 마찬가지인 CJ제일제당이 공급물량을 가지고 갑질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CJ의 납품률은 50~60%대 수준.  햇반 100개를 주문하면 50~60개만 공급했다는 설명이다.  일반 대형 식품업체의 평균 납품률은 90% 수준에 비해  떨어진다. 

쿠팡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쿠팡은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해 오고 있다”며 “재벌과 대기업이 장악했던 유통시장에 많은 중소기업이 성장하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양 사는 발주 중단의 배경도 서로 다르게 주장하고 있다. 양사 모두 생산제조와 유통 분야에서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다. 누가 누구에게 갑질하는 지는 알수 없는 상황. 다만 납품 단가와 마진률을 두고 갈등을 이어져 온 만큼, 소비자의 이익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보인다. 향후 양사가 극적으로 화해에 이를지에 재계와 유통업계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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