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제약 비자금 조성 주도 임원 구속...劍, 비자금 수혜 윗선 향한다
신풍제약 비자금 조성 주도 임원 구속...劍, 비자금 수혜 윗선 향한다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2.11.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약품 원료 납품업체 직원… 뒷돈 수수
조력자 세무사도 공갈 혐의 구속 영장
신풍제약 장원준 전 대표
신풍제약 장원준 전 대표

[한국증권신문_조경호 기자] 신풍제약 비자금 수사가 위선을 향하고 있다. 검찰이 57억원의 비자금 조성 과정에 실무를 담당한 신풍제약 전무, 의약품 원료 납품업체 전 직원  등이 구속됐다. 비자금 조성으로 수혜를 본 윗선으로 수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김정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9일 비자금 조성에 개입한 신풍제약 A 전무에 대해 "증거인멸할 우려가 있다"면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10월 초 사건의 단초가 된 비자금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며 돈을 요구한 의약품 원료 납품업체 전 직원 B씨가 검찰에 공갈혐의로 구속됐다. 

A 전무는 의약품 원료 납품업체와 단가를 부풀려 거래내역을 조작하는 방식 등으로 57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애초 제기됐던 비자금 액수는 250억원.  신풍제약의 비자금 조성에 동원된 납품업체에서 근무하며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전 직원 B씨의 협박사건이 이 사건의 시초이다. B씨가 제기한 비자금 규모가 350억원이다. 

신풍제약은 2003년부터 2017년까지 14년간 신풍제약에 의약품 원료를 납품하는 업체 사이에서 만들어진 가공거래를 통해 원가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것.  신풍제약과 납품업체 간의 객관적 증거에 의한 금액은 246억원. 자료 없는  100억원을 더하면 350억원이라는 것. 이는 B씨가 A전무에게 보낸 협박 편지에서 드러난 주장이다.

B씨는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기 1년 전인 2019년 9월 A전무에게 협박 편지를 보낸다. 30억원을 보상하지 않으면 수사기관에 증거자료를 제출하겠다고 한다. A전무는 B씨를 회유하기 위해 의약품 원료를 납품할 수 있도록 도운 것으로 알려진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2020년 11월 신풍제약 비자금 수사를 착수한다. 본사, 경기 안산공장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나선다. 경찰 수사에서 확인된 비자금 규모는 57억원. 경찰은 수사 착수 8개월 만인 올해 5월 비자금 용처를 확인하지 못한채   A임원과 법인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A전무가 신풍제약 창업주인 고(故) 장용택 전 회장, 의약품 원료 납품업체 대표 B씨 등과 공모해 의약품 원료의 단가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판단한다. 장 전 회장과 납품업체 대표의 혐의점을 확인한다. 공교롭게 두 사람 모두 사망한 상태.  공소권 없음으로 결론을 내린다. 장 전 회장은 2016년 세상을 떠났다. 장 전 회장은 1962년 신풍제약을 설립한다.  항생제, 항암제, 진통소염제품 및 구충제 등의 의약품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판단을 달랐다. B씨의 협박 사건을 주목한다.  57억원 보다 훨씬 많은 수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봤다. 장원준 전 대표 등 오너 일가가 비자금 조성에 개입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무엇보다 경영권 승계 과정에 발생했던 비자금 사건과 혐의 관련자가 사망해 공소권 없음으로 결론을 내린 점을 주목했다. 비자금 조성으로 이득과 수혜를 본 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본 것이다.  전반적인 사항을 다시 수사했다.  9월 15일 신풍제약 본사 등 10여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다.

A전무ㆍB씨의 구속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게 사법 당국의 시각이다. 검찰이 수사가 나선 만큼, 경찰 수사에서 이미 밝혀진 57억 원 외에 추가 수사가 종착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검찰 수사의 칼 끝이 윗선을 향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한편, 장 전 대표는 2011년 분식회계 혐의로 신풍제약 대표에서 물러났다. 2016년 신풍제약의 최대주주인 송암사를 설립해 대표를 맡아 경영에 복구했다. 신풍제약은 2019년 윤리경영을 목적으로 부패방지경영시스템인 'ISO37001인증'을 획득했다. 2020년 12월 의약품 리베이트가 발생해 판매업무중지 조치를 받았다. 2021년 9월에는 국세청으로부터 법인세 80억원을 추징당했다. 장 전 대표의 향후 어떤 행보를 걷게 될 지에 제약업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