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태평양家 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 해외계좌 축소 신고혐의 벌금형
아모레태평양家 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 해외계좌 축소 신고혐의 벌금형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2.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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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계좌 260억원 가량 축소신고...1심 "벌금·과태료로 이미 74억원 납부"

[한국증권신문_조경호 기자] 범 아모레태평양가(家)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이 '해외 계좌 축소 신소'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이 선고됐다. 서 회장은 아모레퍼시픽(舊 태평양)의 창업주인 서성환 회장의 장남으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친형이다.

서울중앙지법(형사5단독 조수연 판사)는 29일 해외 계좌에 보유한 수백억 원을 축소 신고한 혐의로 서 회장에게 벌금 5억 원을 선고했다.

서 회장은 2016년 기준 싱가포르, 미국, 독일 등 8개 해외 금융계좌를 통해 달러와 싱가포르달러, 터키 리라화 등 1616억 원을 보유해 왔다. 256억 원을 축소해 신고했다.  2017년 기준 해외 금융 계좌 9개에 1567억원을 보유하면서 265억원을 누락신고했다.  국제조세조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현행법상 해외 금융 계좌에 일정 금액을 보유할 경우 매년 관할 세무서에 신고해야 한다. 누락 액수가 50억 원이 넘으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미신고 금액의 최대 20%에 이르는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국세청은 해외 계좌를 축소 신고한 서 회장에게 부과된 벌금액은 79억 5000만 원. 이후 서 회장은 누락된 벌금과 과태료를 모두 납부했다. 

조 판사는 "피고인(서 회장)의 과소신고 행위는 기소된 2016년과 2017년 과소신고 외에도 2015~2019년까지 해마다 해왔고 국세청이 지난해 2월께 인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5년도 과소신고 행위는 별도 형사절차가 진행돼 벌금 12억원 약식명령이 이뤄졌고, 2018년과 2019년 과소신고 행위에 대해선 지난해 과태료 통고 처분이 이뤄졌다"며 "이에 따라 42억6000여만원을 모두 기한 내 납부했다"고 설명했다.

또 "2016년도와 2017년도 건의 경우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돼 있어 함께 수사를 받았다"면서 "공동명의 계좌는 사실상 피고인이 전적으로 관리했고 배우자에 대해선 32억 과태료 부과를 이유로 기소유예 처분이 이뤄졌다"고 했다.

나아가 "과소 신고 금액이 매우 크고 기간도 적지 않다면서도 증여세와 상속세를 탈루하기 위한 과소신고로 보이진 않는다"며 "벌금이나 과태료로 이미 74억원이 납부됐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과소신고 행위에 대해 함께 기소됐더라면 경합범에 관한 가중 규정에 따라 벌금 가액 79억여원을 초과한 벌금형 선고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된다"며 "이미 납부된 벌금과 과태료 74억여원을 제외한 5억1300만원이 범위 내인데 5억원을 벌금액으로 정한다"고 전했다.

검찰은 서 회장에 대해 징역 2년에 벌금 70억 원을 구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서 회장이 누락분에 따른 벌금과 과태료를 대부분 납부한 점 등을 고려해 남은 5억 원을 벌금액으로 정했다. 국세청이 부과한 소득세를 모두 납부한 점도 양형에 반영됐다.

서 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와 일본 와세다대 경영대학원을 나와 1982년부터 경영수업을 받았다. 태평양화학에 입사해 도쿄 및 뉴욕 지사를 거쳐 태평양증권 부사장과 태평양종합산업의 회장을 지냈다. 순조롭던 후계자 자리는 1979년 외환 위기 전후로 반전이 일어난다. 차남 서경배 현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진두지휘한 그룹의 구조조정 영향으로 형제의 명암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고 서성환 회장을 설득해 계열사를 매각 작업을 주도한다. 선제적인 구조조정 덕분에 1997년 말 외환위기에도 태평양은 큰 위기없이 견딘다.  이를 통해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서경배는 1997년 태평양 대표이사 사장(2006년 사명을 아모레퍼시픽으로 변경)에 취임한다.  모태인 화장품 사업을 물려받는다. 2013년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에 올라 그룹을 이끌고 있다.

서영배 회장은 건설과 금속, 학원 사업을 물려받아 현재 부동산 개발ㆍ건설 업체인 태평양개발과 과일 수탁판매업체인 중앙청과를 경영하고 있다. 동생인 서경배 회장이 이끄는 아모레퍼시픽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초라한 수준이다.

서 회장의 부인은 고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장녀인 방혜성 태평양학원 이사이다. 이화여대 영문과를 나온 방 씨는 한때 조선일보 기자로 일하기도 했다. 서 회장은 슬하에 상범ㆍ수연ㆍ상욱 3남매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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