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책임은 뒷전 도 넘치는 사익챙기기 공정위 고발
한국타이어가 바람잘 날 없다. 오너리스크가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검찰이 계열사 제품을 고가로 구매해 조현범 회장과 조현식 고문 등 오너일가에 부당이득을 챙겨준 혐의와 관련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24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그룹집단 '한국타이어'의 지주사 한국앤컴퍼니와 계열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국프리시전웍스에 대해 옛 공정거래법 위반(지원객체에 대한 규정)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사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검찰의 수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에 따른 조처로 알려진다.
한국타이어 소속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약 4년간 원가가 과다 계상된 가격 산정 방식을 통해 타이어 몰드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를 지원한 혐의를 받는다.
◆조현범ㆍ현식 형제 지분 49.9% 확보 뒤 일감몰아주기 확대
한국타이어는 2009년 7월 MKT홀딩스를 설립한다. 지분구조는 한국타이어(50.1%), 조현범(29.9%), 조현식(20.0%)등이다. MKT홀딩스는 2011년 10월 인수방식으로 MKT를 정식 계열사로 편입시킨다.
한국타이어는 MKT 계열 편입 이후부터 2013년까지는 기존 단가 체계를 유지한 채 거래 물량을 계속 늘린다. 인수 전보다 크게 개선된다.
2008~2011년 MKT 평균 연 매출 144억7000만원에서 한국타이어로 편입된 이후인 2012~2013년 평균 연 매출은 197억4000만원으로 증가한다. 36.4%가 증가한다. 매출과 이익의 증가는 한국타이어가 배후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국타이어가 비계열사에 했던 발주 물량을 MKT로 몰아준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MKT 이익 보전을 위해 한국타이어는 타이어몰드 구매 정책을 설계한다. 2014년 2월 MKT가 매년 40% 이상 이익률을 올릴 수 있는 새로운 단가 정책을 만든다. 판관비 10%, 이윤 15%를 보장한다.
MKT의 경영성과가 부당하게 개선된다. 시장에서의 경쟁상 지위가 유지·강화된다. MKT 주주인 조현범(29.9%)ㆍ조현식(20.0%) 회장 형제에게 배당 수익을 안긴다.
◆MKT의 영업이익률 13.8%→32.5%로 '껑충'
MKT는 한국타이어의 일감 몰아주기로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눈에 띄는 실적이 개선된다. 영업 이익률은 2010~2013년 연평균 13.8% 수준에 2014~2017년에는 연평균 32.5%를 기록한다. 국내 몰드 제조 시장 점유율도 2014년 43.1%에서 2017년 55.8%로 수직 상승한다.
MKT의 이익은 MKT 인수 당시 발생한 차입금 상환과 MKT 주요주주인 조현범·조현식 오너 일가에게 배당금으로 지급된다. 2015년에 MKT홀딩스 합병시 빌린 차입금 348억원을 상환했다.
차입금을 갚은 뒤에는 오너 일가에 막대한 현금 배당을 실시한다. 2016~2017년 조현범 회장에게 65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한다. 이 기간 조현식 고문에게도 43억원을 배당한다.
MKT는 사명을 한국프리전시웍스로 바꾼 이후에도 오너 일가에 대한 배당을 멈추지 않았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1년 2년간 한국프리전시웍스는 한국타이어, 조현범 회장, 조현식 고문에게 164억원을 배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각 주주의 지분율대로 환산해보면 한국타이어 82억원, 조현범 회장 44억원, 조현식 고문 32억원을 배당금으로 가져갔다는 계산이 나온다.
검찰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 조치에 따른 강제수사에 나선 만큼, 한국타이어 오너 일가에는 또 다시 핵 태풍이 불어 닥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조현범 회장의 사무실까지 압수수색에 대상에 포함된 만큼, 조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