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E&S, 반 환경 사업에 투자…ESG 경영?
SK E&S, 반 환경 사업에 투자…ESG 경영?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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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CCS 프로젝트, 환경파괴와 원주민 문화 침해로 물의
호주 바로사 가스전사업도 주민과 소송서 져 공사 중단돼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전도사로 불릴 정도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강조하고 있으나 일부 계열사는 회장의 경영철학과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여 최 회장의 ESG경영이 그룹 안에서조차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 E&S가 대표적 계열사로 꼽힌다. SK E&S는 최근 해외 곳곳에서 사회 및 환경 문제 등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마다하지 않았다. 친환경적이면서 큰 수익이 기대되는 프로젝트에대한 투자였으면 금상첨화였으나 이익 앞에 ESG는 보이지 않았다. SK E&S는 사회및 환경 문제로 주민과 갈등을 빚고 있는 사업에 대한 투자를 결정해 최 회장의 ESG경영에 역행했다.

이 사업은 미국 중서부 지역 5개주, 32개 옥수수 에탄올 생산설비 시설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연간 최대 1200만톤까지 포집·저장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CCS 프로젝트다. 각 공장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총 길이 3200Km에 달하는 전용 파이프라인을 통해 운송돼 노스다코타주에 건설 예정인 지하 탄소저장 설비에 영구 저장된다. 이CCS 프로젝트는 내년 상반기에 이산화탄소 저장설비 및 파이프라인 등의 착공에 들어가 2024년 하반기 상업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중서부에 위치한 바이오에탄올 생산설비단지 전경. (사진=SK E&S)
미국 중서부에 위치한 바이오에탄올 생산설비단지 전경. (사진=SK E&S)

SK E&S가 1억 달러 이상을 ‘미드웨스트 카본 익스프레스’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하지만 이 투자가 ESG경영에 반해 최 회장의 ESG 경영의 겉과 속이 다른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한다. 관련 주민들과 일부 시민단체가 사실상 이 프로젝트 추진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과 노스다코다에서 발행되는 비스마르크트리뷴이 전했다. 환경파괴 위험이 따르고 주민들의 의사는 반영되지 않아 반대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SK E&S의 투자결정은 분명 최 회장의 경영철학에 반한다.

SK E&S는 지난 5월 이 프로젝트에 1억1000만 달러를 투자해 사업 주체인 써밋 카본 솔루션 지분 10%를 확보 환경문제로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즉 북미 농·축산업 투자 전문 기업인 써밋, 미국 최대 석유·가스 기업 중 하나이자 컨티넨탈 리소스 및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텍사스 퍼시픽 그룹(TPG)과 손을 맞잡았다.

로이터는 주민들이 이 프로젝트 추진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곳 주민들은 올해 초 CCS 건설을 위한 토지 매입에 반발한 데 지난 10월 25일에는 “이 프로젝트는 석유를 파이프라인으로 송출하는 건 아니나 유출시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 아울러 탄소의 장기적 지하 저장이 아직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점 등에서 반발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스마르크트리뷴도 이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토지 수용에 따른 원주민 문화침해를 비롯해 주민 압박과 같은 사회문제와 환경문제가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한 상태라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정치권과 기업의 유착으로 인한 불공정 논란도 불거져 주민들의 신뢰도 무너졌다고 보도했다.

오크랜드 연구소와 비스마르크트리뷴은 지난달 17일 벌리카운티를 포함한 몇몇 지역에서 파이프라인에 토지수용법을 가동한 것과 관련, 지역 사회와 토지를 희생시키며 억만장자 투자자들에 이익을 안겨주는 사업이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토지매입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한 가운데 사업자와 관련 주민 간의 대립과 갈등은 더욱 첨예화하고 있는 전해졌다.

ESG경영을 강조하는 SK그룹 계열사인 SK E&S로선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자신들이 참여한 미국 내 신성장 사업 추진 과정에서 ESG에 반하는 이슈들이 계속 터져 나와 현재로선 ESG를 입에 담을 수 없는 처지다. ESG경영이 그룹의 미래를 결정짓는 그룹경영의 기본방향이고 보면 사회적 책임과 환경보호라는 기준은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회장의 ESG 경영철학이 계열사 경영활동에 반영되는 아직도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호주 바로사 가스전 투자도 최 회장의 ESG 경영철학과는 거리가 멀다. SK E&S 호주 자회사에 5년간 7628억원을 출자하고 나머지 9천억원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을 세운 바 있다. SK E&S와 호주 에너지기업 산토스가 함께 개발 중인 바로사-깔디따 가스전 시추작업이다.

하지만 이 사업은 반 환경적이라는 점에서 강한 저항에 부닥쳐 일시 중단된 상태다.가스전 인근 호주 원주민들은 지난 6월 문화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의 잠재적인 손상을 우려한다며 바로사 가스전 시추작업에 대해 승인 허가 취소소송을 법원에 제기했고 법원은 원고 측의 손을 들어줬다.

현재 가스전 개발은 약 46% 진행됐으나 원주민과 협의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중단을 지속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SK E&S 호주 자회사에 5년간 7628억원을 출자하고 나머지 9천억원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을 세운 바 있다.그러나 기후솔루션 등 환경시민단체는 SK E&S에 투자를 검토했던 수출입은행 등에 ‘위장 환경주의’ 논란으로 기후위기 대응에 역행한다며 이를 저지하기 위한 시위를 벌일 정도로 환경 문제가 크게 불거진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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