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상투'잡은 '영끌족', 급매물로 쏟아내…'경착륙' 우려
집 '상투'잡은 '영끌족', 급매물로 쏟아내…'경착륙' 우려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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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영끌 지역인 '노·도·강'은 헐값 처분늘면서 가격하락 심화
강남구·서초구 등 강남 3구도 심상치 않아…송파구지난달 -1.57%↓

전국 집값이 정점을 찍은 지난해 주택을 사 ‘상투’를 잡은 ‘영끌’을 비롯한 주택구입자들은 139만여명에 달하고 이들은 이자 부담 등을 감당하지 못해 보유주택을 손해를 보고서라도 헐값에 처분해야 할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들이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손해를 보고도 고점에서 산 아파트를 처분하는 급매물이 도미노를 이루면  집값 거품은 일시에 붕괴되는 경착륙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16일 부동산업계와 한국부동산원의 10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급매물이 쏟아지면서 집값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연속적인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으로 한국은행이 올해만 6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이자 부담이 크게 늘자 대출을 받아 주택을 매입한 집주인들이 중도금에 대한 금리부담을 감당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자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서울에서 가장 하락 폭이 컸던 노원구(-1.57%)의 경우 지난해 대표적인 2030 세대의 '영끌' 지역이다. 일명 '노·도·강'으로 묶인 도봉구(-1.13%)의 하락폭도 컸다. 이와 관련해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16일 "집값이 고점이었던 지난해 말 외지인 매입이나 무리하게 집을 매입하는 이른바 '영끌', '빚투'가 많았다"며 "집을 사자마자 가격이 떨어지는 걸 체감할 수밖에 없는 분들이 주로 급매를 내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가시화된 주택 거래절벽과 연이은 금리 인상에 전국 집값이 금융위기 이후 13년여 만에 최대폭으로 떨어지면서 급매물 출회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이 15일 발표한 10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가격은 전월 대비 0.77% 하락했다. 이는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12월(-0.78%)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특히 서울 하락폭은 9월(-0.47%) 대비 2배가량 몸집을 불린 0.81%에 달했다. 이는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3년 11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수도권 하락 폭은 0.64%에서 1.02%로, 지방 하락폭도 0.35%에서 0.55%로 모두 커졌다.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및 다세대 주택. (사진=뉴시스)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및 다세대 주택. (사진=뉴시스)

한때 '불패 지역'으로 통용됐던 강남구·서초구·송파구 강남 3구 하락세도 심상치 않다. 송파구(-1.57%)는 지난달 서울에서 하락 폭이 가장 컸던 지역으로, 9월에도 노원구·도봉구와 함께 서울 최대 하락 폭 '톱3' 지역이었다. 특히 강남3구는 2020년 기준 서울시 내에서 다주택자가 가장 몰렸던 지역이기도 하다.

이에 채상욱 업라이즈 부동산 애널리스트는 "송파구는 대단지가 많아 거래가 활성화된 지역으로 시장 추이를 잘 반영하고 있는 편"이라며 "머지않아 강남구와 서초구도 송파구 추세를 따라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집값 급등기 다주택자가 됐다면 상당히 타격이 클 것"이라고 봤다.

전문가들은 금리 추가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하락세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집값 급등기였던 2020~2021년 주택을 매입한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난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거래절벽 속에 보유주택을 급매물로 처분하는 사례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어서 우리의 고금리 행진도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전문가인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금리가 사실상 시장가격을 통제하는 상황으로 현재는 '시장 자체가 멈췄다'고 보는 게 맞다"며 "금리가 인하된다는 시그널 지표가 나오기 전까지 거래량은 더 줄고 '급급매'에 의한 가격 하락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상욱 애널리스트는 "현재 주택가격 하락은 전세가격 하락 영향이 있다"며 "전세가격이 정점이었던 2021년 하반기에 체결된 계약이 만료되는 2023년 하반기 역전세가 극심해지면서 심각한 수준의 급매물이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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