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대표 교체 '바람'…얼마나 살아 남을까?
증권사 대표 교체 '바람'…얼마나 살아 남을까?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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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 증권사 16개 대표, 연말과 내년 3월까지 임기끝나
실적악화 두드러진 상당수 대표는 연임에서 고배 전망
실적서 선방하고 경영비전 제시하는 대표는 경영 지속

증권사 실적 둔화 속에 올해 말과 내년 3월까지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 대표가 적지 않아 이들의 거취에 증권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는 증권 업황이 부진을 면치 못한 상황에서 단순히 실적보다는 향후 실적 악화 타개책 등을 기준으로 한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여 인사 폭을 가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교체 폭을 둘러싸고는 관측이 엇갈린다. 올해 증권 업황이 부진한 점을 감안할 때 실적 부진이 두드러진 증권사 대표의 경우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새 대표에 의한 경영쇄신으로 업황 부진 타개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대주주와 이사회는 기존 대표의 연임보다는 새 대표를 기용하는 결정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기준 인사가 주류를 이루면 상당수 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실적만이 인사의 절대기준이 될 수는 없다. 더욱이 올해는 증권업계가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런만큼 업황 악화에도 비교적 선방한 증권사의 경우 변화보다는 현상 유지를 택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가 경영실적이 둔화되는 국면에서 대표 교체는 자칫 독이 될수 있기 때문이다.

다소간의 실적 부진에도 경영능력을 평가 받고 앞으로 경영난을 극복할 대책이 있는지를 감안해 연임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는 증권사도 더러 있다. 이런 분위기가 대세를 이루면 증권사 수장 교체는 의외로 소폭에 그칠 수 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뉴시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뉴시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연말부터 내년 3월까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증권사 대표는 14곳 16명에 이른다. 구체적으로는 △교보증권(이석기) △다올투자증권(이창근) △미래에셋증권(이만열, 최현만) △신한투자증권(이영창) △키움증권(황현순) △하나증권(이은형) △한국투자증권(정일문) △한화투자증권(권희백) △현대차증권(최병철) △BNK투자증권(김병영) △DB금융투자(고원종) △IBK투자증권(서병기) △KB증권(김성현, 박정림) △SK증권(김신) 등(가나다 순)이다.

이 중 신한투자증권과 KB증권 CEO는 올해 말에 임기가 끝난다. 증권가에서는 이 두 증권사 대표의 연임여부가 내년 3월까지 진행되는 증권사 수장 인사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증권사들은 두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가 예년처럼 실적에 따른 문책성 인사를 할지, 혹은 향후 경영 능력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둔 포용 인사를 할지에 지켜보고 있다. 대표 임기 만료를 앞둔 나머지 증권사들은 두 증권사의 대표인사가 자신들의 의사결정에 좋은 판단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 이영창 대표는 현재로서는 연임이 가능할 것이란 분위기다. 특히 조용병 금융지주 회장이 연말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3 연임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손쉽게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이 이 대표를 중용한 장본인이라는 점에서 이런 긍정적인 전망이 가능하다.

그러나 조 회장이 3 연임에 실패하면 이 대표의 거취는 불투명하다. 지난 2020년부터 신한투자증권에 합류한 이 대표는 지난해 내부 정비, 체질 개선을 통한 호실적 등의 성과를 인정받아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지만 라임자산운용 등 사모펀드 뒷 처리에도 아직도 미진한 부분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조 회장이란 막강한 배후 지원세력이 사라질 경우 연임의 결정적 변수가 사라져 퇴진하는 사태를 맞을 수 있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지주사인 신한금융그룹에서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가동해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자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자경위는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조용병 회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회장 후보 추천이 완료된 후 올해 마지막 회의를 진행해 자회사 CEO 후보군을 결정하게 된다.

올해 말로 김성현, 박정림 각자 대표의 임기가 만료되는 KB증권 역시 지주사인 KB금융의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통해 차기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 받는다. KB금융 대추위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위원장이고 정구환 이사, 오규택 이사, 최재홍 이사, 이재근 비상임이사가 위원이다.

증권업계는 신한투자증권과는 달리 KB증권 대표이사 경우 연임과 교체에 대한 시각이 다양해 현재로서는 종을 잡을 수 없는 실정이라고 진단한다. KB의 경우 통상적으로 계열사 대표 임기를 평균 4년으로 진행한다. 두 대표의 경우 지난 2019년부터 대표이사직을 수행해온 만큼 연임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두 대표는 올해는 연임 대신 지주나 타 계열사로의 이동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게다가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돼 연임보다는 퇴진에 무게가 실린다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올해 증시침체로 KB증권의 당기순이익은 3분기 말 누적 기준 전년 동기 5433억원 대비 44% 가량 후퇴한 3037억원에 그쳤다. 신한투자증권의 5704억원에 크게 밀려 연임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형편없는 실적에다 경쟁에서 밀려 두 대표가 살아남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는 증권업황 부진에 올해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실적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한 점을 고려할 때 신한투자증권과 KB증권이 단순히 실적보다는 미래경영을 염두에 둔 인사를 단행 할는지에 주목한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올해 연말과 연초에 걸친 증권사 대표 인사의 경우 전반적인 업황 악화으로 단순한 실적보다는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향후 업황부진을 탈출 대책 등이 반영된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때문에 앞서 인사를 단행하는 신한투자증권과 KB증권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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