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증권] 정동익 애널리스트
[한양증권] 정동익 애널리스트
  • 공도윤 기자
  • 승인 2005.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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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관련주’ ‘화폐주’ 등 튀는 아이디어 시장 적중
“애널리스트, 내 성격과 꼭 맞아 오래하고 싶어…” “당신을 언제 봤다고 그런 중요한 정보를 알려줍니까?” “경쟁업체에 정보를 넘기려는 것 아냐?” 지난 1년간 시가총액 1000만원 미만의 코스닥 중소기업을 방문하며 30~40개의 알짜배기 종목을 발굴해 시장에 알린 한양증권 정동익(32) 애널리스트는 기업탐방 중에 겼었던 황당한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그는 “애널리스트로서 기업정보를 요구한 것뿐인데 정색을 하며 거절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축 환영 애널리스트 기업방문’이라는 플래카드를 걸어 놓고 거대한 환영식을 열어주는 기업도 있었다”며 “특히 엔지니어 출신들로 이뤄진 벤처기업들은 ‘주가’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렇게 발로 뛰며 발굴한 종목들은 시장흐름과 맞춰 ‘디지털TV관련 수혜주’ ‘수능관련주’ ‘화폐주’ ‘교토의정서 테마주’ 등으로 태어나 ‘화제’를 불러 일으켰고, 그의 분석 자료들은 대형주에만 관심을 갖던 투자자들과 펀드매니저들을 스몰캡으로 이끄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정작 그는 “시기적으로 코스닥시장이 주목을 받을 때 ‘스몰캡’을 맡아 덕을 봤다”며 겸손한 모습이다. 정동익 애널리스트는 2003년 1월 한양증권 공채로 입사해 6~7개월의 지점 근무를 마치고 그해 가을 한양증권 투자전략부에서 ‘스몰캡(시가총액 1000억원 미만기업)’ 분야을 담당하며 애널리스트 생활을 시작했다. 올해 3월부터 기계·조선업종을 맡은 그는 “스몰캡 보고서보다는 업종대표주 보고서의 반응이 뜨겁지만 일주일에 2~3개 업체를 방문하며 꾸준히 소형 종목들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소형사에서는 CEO(최고경영자), CFO(최고 재무관리자) 등 주요 임원을 직접 만나 ‘기업 비전’을 확인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질 수 있지만 대형사는 임원보다는 실무진을 만나다 보니, 세부적인 정보는 얻지만 가끔 장기적인 안목을 짚어내기 힘든 경우가 있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주식시장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대학시절 경영분석 수업을 들으며 기업분석에 관심을 갖게 됐고, 기업분석을 하는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을 고려하게 됐다고 한다. “막연히 애널리스트가 되기 위해 회계·재무분야를 공부했지만 애널리스트는 기본 회계·재무지식 외에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α(알파)’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알파는 무엇일까. 그는 성격과 직업이 꼭 들어맞는다고 말한다. “낯선 장소에서 낯선 사람을 만나 정보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고, 남의 말은 그대로 믿지 않고 한번쯤 의심하고 따지는 성격”이라며 “기업탐방과 설명회가 잦고, 객관적인 분석력이 필요한 애널리스트란 직업이 성격과 잘 맞아 오래도록 이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만이 지닌 뛰어난 집중력과 호기심 그리고 풍부한 상상력이 시장에서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하나의 사실에 매달리기 시작하면 오래전 신문까지 몇 시간동안 뒤적뒤적 거린다. 단순히 호기심이 많아서 그런 행동을 한다고 생각하기엔 그 정도가 지나친 때가 많다”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특히 그는 남들이 쉽게 지나치는 정보를 잘 가공해 큰 그림을 그려내는 능력이 있다고 평가받는다. 이에 대해 그는 “생각이 꼬리의 꼬리를 물어 지나치게 ‘생뚱’ 맞을 때가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펀드멘탈을 주가로 이어 투자자와 기업 모두에게 이익을 주는 애널리스트가 되고 싶다”는 그는 현재 신혼 2년차로 한달후면 태어날 ‘아기’와 임신한 부인을 위해 가정에 희생해야 할 시기지만 ‘좋은 애널리스트’가 되기 위해 주말 내내 회사에 붙어있는 ‘일벌레’로 살고 있다. 친구들 결혼식 사진을 가끔 찍어주기도 한다는 그는 ‘사진촬영’도 제법 선수급이라고. 때문에 그는 좋은 애널리스트로 인생의 중반을 보내고 이후에는 사진관을 차리는 것이 작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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