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모딜리아니' 김방언, "기회 된다면 에곤 실레 역 맡아보고 싶어"
[인터뷰] '모딜리아니' 김방언, "기회 된다면 에곤 실레 역 맡아보고 싶어"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2.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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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제작사 HJ컬처, 화가 시리즈 신작 '모딜리아니' '에곤 실레'
멀티맨 役 배우 김방언 캐스팅, 나만의 캐릭터 선보여...

공연제작사 HJ컬쳐의 연작 뮤지컬 <모딜리아니>와 <에곤 실레>가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2관에서 공연 중이다. 창작뮤지컬 <모딜리아니>와 <에곤 실레>는 실존했던 화가 모딜리아니와 에곤 실레의 삶을 다룬 연작 뮤지컬로 각각 60여분의 러닝타임으로 같은 공연장에서 연달아 진행하며,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은 두 작품 모두를 한 번에 관람하거나 두 작품 중 원하는 작품만 선택해서 관람할 수 있다.

두 작품은 자신의 그림이 비난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영혼을 담아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완성했던 화가 모딜리아니와 인간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그려내며 화재를 모았던 천재 화가 에곤 실레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본지는 이번 작품에 싱어 역을 맡은 뮤지컬 배우 김방언을 만났다. 다음은 그와나눈 일문일답으로 공연과 관련된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

 

사진 ⓒ 조나단 기자

사진 ⓒ 조나단 기자

 

Q.  반갑다. 지난 인터뷰 때 많은 작품들을 만나고 싶다고 이야기했었는데, 올해 들어서 쉴 틈 없이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김방언  반갑습니다. 사실 지난해엔 일이 너무 없어서 배우를 그만둬야 되나 했었거든요. 그런데 올해 감사하게도 작품들이 계속 들어와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웃음) 사실 올해 작업이 계속 들어와서 이걸 다 소화할 수 있을까란 고민도 많았었는데, 계속 고민하고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작품들에 임하고 준비하고 있다 보니까 조금씩 더 성장하는 발판이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너무 행복합니다. 또 지금 우리 작품 <모딜리아니>나 <에곤 실레>를 연말까지 하거든요. 그래서 정말 기쁜 마음으로 준비했고 공연 중인 것 같아요. 매일매일이 행복하달까요?

Q.  이번 작품은 어떻게 캐스팅이 됐을까.

김방언  사실 제가 HJ 컬처의 화가 이야기 시리즈 공연들을 정말 너무 좋아했었거든요. 꼭 해보고 싶은 작업들이었는데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죠. 그래서 너무 재미있게 준비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작품에 제가 알고 있는 동료 배우들도 꽤 있어서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동화될 수 있었습니다.

Q.  대본을 받고 나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어떤 작품이 될 거라고 예상했나.

김방언  전혀 예상 못 했었죠.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이 작품이 무대 위에서 어떻게 표현되고 보일까 생각을 해봤었는데 딱 떠오르는 건 없었어요. 그래서 준비하는 과정이 정말 쉬운 게 하나도 없었던 것 같아요. 배우들이나 창작진들 모두 계속 고민하고 디벨롭 과정들을 거치면서 만들어나갔던 것 같아요. 

사진 ⓒ 조나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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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작품 속에서 싱어 역할을 맡았다. 어려웠던건 없었나.

김방언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모딜리아니와 에곤 실레인데, 한 작품은 화상이 나오고 다른 작품은 그 작가의 인생을 그의 이야기로 보여주거든요. 제가 맡은 역할들이 튀거나 조금이라도 진지해지면 서사가 망가질 것 같았었고, 그렇다고 제가 이 인물들에 대해서 제대로 표현해주지 않는다면 관객분들이 공연을 보는데 있어서 이해가 안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그 중간점을 찾으려고 되게 많이 고민을 했었고,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 싱어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랑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모았었던 것 같아요. 싱어가 해야 하는 포인트들을 찾았었고, 짧게 등장하는 각 역할들의 태도나 포인트를 잡으려고 많이 바꿔갔었어요. 이 장면에서 어떻게 해야 제일 효과적으로 보일까, 그런 고민들을 많이 했었던 것 같습니다. 

Q.  멀티맨 역할인데, 사실 여타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 의상을 교체하는 퀵 모션들이 적었던 것 같다. 포인트만 바뀌는 정도로만 들어갔던 것 같은데

김방언  네, 맞아요. 그것도 이야기가 많이 나왔었던 부분인데, 극의 흐름에 있어서 싱어가 갑자기 튀어나온다는 느낌, 그런 표현을 하지 않으려고 했었거든요. 그냥 물 흐르듯이 나오고 들어가고, 모딜리아니나 에곤 실레의 인생길에 깔린 자갈들 혹은 그들의 회상 속 지나가는 인물들로 비치길 바랐어요. 그들의 이야기가 우리 작품의 주된 이야기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그냥 도움을 주는 서브 캐릭터, 역할이란 걸 생각하면서 신경 써서 준비했습니다.

Q.  대본을 해석하는 나만의 방법이 있을까

김방언  일단 처음 대본을 받아서 끝까지 다 읽어봐요. 그리고 이전 작품들에서 보여줬던 모습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 보여줄 수 있는 부분들을 생각해 보는 것 같아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보면 제가 앞으로 해야 할 부분들이 보이는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대본을 보면서 저한테 공감되는 걸 찾는 것 같아요. 저는 작품에 들어갔을 때 개인적으로 최대한같이 공연하는 배우들한테 해를 끼치거나 하지 않길 바라고 있거든요. 그리고 저로 인해서 작품의 본질이 해쳐지지 않길 바라고 있어요. 그리고 진실되게 작품에 다가가고 바라봐야 관객분들에게도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전달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작품을 이해하고 다가가려고 합니다. 저한테 먼저 와닿지 않는 인물이라면 아무리 매력적이라고 해도 그게 전달된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제가 저를 이해할 수 있는 쪽으로 생각하고 변화시키려고 합니다. 이번 작품 같은 경우에는 멀티맨 역할이거든요. <모딜리아니>에선 화상이나 경관 등의 역할을 번갈아서 등장하는데, 그 안에 보이는 모습에서 뭔가 큰 변화가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최대한 자연스럽게 극이 이어질 수 있게끔 인물들을 조정했던 것 같아요. 

사진 ⓒ 조나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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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러고 보니 이번 작품에서 피카소 역할이 눈에 띄었다. 이전에 <미래의 여름> 할 때 보여줬던 모습이 이번에 터졌다고 해야 할까? 그때 정말 무대에서 정말 그냥 뛰어놀고 다니지 않았나.

김방언  그러고 보니 그때도 보러 오셨었죠. 제가 정말 너무 좋아하는 작품이었어요. <모딜리아니>에서 피카소 역할을 준비할 때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해보자고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너무나 유명한 화가인데, 사실 그 모습이 너무 짧게 등장하기 때문에 매력적으로 보여주려면 어떻게 해야 될지 같은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랑 대화를 많이 했었어요. 저는 에너지를 뿜어내는 피카소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Q.  쇼스토퍼로서 끼를 다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이었다.

김방언  어떻게 보면 극의 분위기에서 반전되는 장면이긴 한데 관객분들이 정말 즐겨주시더라고요. 저만의 표현이 관객분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걱정이나 부담감이 생기긴 했었는데 너무 좋아해 주셔서 과감하게 더 보여주려고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남은 기간 동안 정말 더 열심히 저만의 피카소를 보여주고 싶습니다.(웃음)

Q.  부담스럽다고 느낀 적은 없을까?

김방언  부담되거나 걱정되는 부분은 딱히 없어요. 그런 생각이 들 때면 전 그냥 무대에 있는 사람들을 더 믿는 편이거든요. 무대 위에 있는 배우들을 믿고, 무대 뒤에 있는 스텝들을 믿어요. 그렇게 하면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그런 상황에서 뭔가를 하려고 할 때마다 내가 그런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중압감이나 부담감 때문에 오히려 정말 끝까지 가거나 그 상황에 휩쓸리게 되는데 그런 고민은 정말 불필요한 고민일 뿐이더라고요. 전 작품인 <비더슈탄트>란 작품을 할 때 같이 공연했던 바다 형님이 그런 이야기를 해주셨었어요. 제가 이런 고민들이 있다고 이야기를 털어놨었는데, 형님이 "그냥 무대 위에 있는 사람들을 보고 믿고, 같이 움직이고 있는 스태프들을 지켜봐"라고요. 그 뒤로 어떤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그냥 같이 공연하는 동료 배우들을 믿게 됐죠. 다들 저만큼 고민하고 준비해왔으니까 그냥 하면 되는 거죠. 그래서 사실 공연을 하면서 배역을 맡고 나서 연기하거나 노래하는데 부담감 없이 재밌게 공연하고 있습니다.

Q.  이번 작품은 밴드 세션(연주자)들이 함께하고 있어서 큰 힘이 될 것 같았다.

김방언  정말 큰 힘이 되죠. 그리고 그 소리의 울림이 정말 좋아서 꼭 와주셔서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무대를 올라가는 배우를 떠나서 공연 업계 관계자로서 라이브에 대한 매력을 느낀 작품이에요. <에곤 실레> 때는 커튼콜까지도 같이 넘버를 부르는데 계속 놀고 싶을 정도죠. 코로나가 완벽하게 회복된 시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작품들이 계속됐으면 좋겠고 관객분들과 호흡할 수 있는 작품들이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킹키부츠>란 작품을 최근에 태어나서 처음 봤었거든요. 진짜 너무 재밌는 공연도 공연인데, 관객분들이 다 일어나셔서 공연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작품도 이렇게 즐길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었습니다.

사진 ⓒ 조나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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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모딜리아니>의 공연이 어떤 한 화상이 모딜리아니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누군가에게 그의 작품을 팔려고 하는데, 극 중에서는 관객들이 그 주체가 된다고 한다면 실제로 제3자를 생각해 보자면. 누군가에게 그의 작품을 팔고 싶나. 그 앞에 누가 있었으면 좋겠나.

김방언  저는 개인적으로 되게 어린 화가에게 팔고 싶어요. 이런 화가가 있었고, 그가 이렇게나 열심히 치열하게 살아왔다. 내가 감히 너의 인생에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인지 모르겠고, 그의 이야기가 너의 인생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가 너에게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인물이길 바라고 어떤 영감을 주는 인물이길 바란다란 이야기와 함께 그 어린 친구, 화가, 작가에게 팔고 싶네요. 저는 사실 주변에 저에게 크게 조언을 해줬었던 사람들이 없었거든요. 혼자 더 많이 고민을 했었고 책과 영화, 음악을 듣고 보면서 저만의 경험치를 쌓아왔어요. 그 과정에서 제일 많은 도움을 주셨던 건 부모님이셨었고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방황을 하고 있는 어린 친구들에게 이런 이야기가 있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아, 그리고 제가 최근에 지방 공연을 갔었던 적이 있는데, 그때 어린 친구들과 같이 무대에 올랐던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요즘 친구들이 정말 생각이 너무 대단하더라고요. 초등학생 친구들이었는데 저보고 "형 자취해요?" "요리는 좀 할 수 있어요?" "요즘 서울 월세는 얼마예요?라고 물어보는데, 제가 "왜 그런 게 궁금하니?"라고 답하니까 하는 말이 "나도 이제 독립해야지, 초등학생이잖아"라고 말하더라고요. 그걸 제가 직접 보고 경험하면서 와 정말 요즘 친구들이 빠르게 사회에 녹아드는구나, 유튜브나 영상들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서 정말 빠르게 커가는구나라고 생각을 하게 됐었습니다. 그래서 혹시 모르니 누군가에겐 정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야기를 해주고 그 길로 나아가보고 싶다는 친구가 있다면 그 친구에게 꼭 팔아보고 싶습니다.

Q.  쉴 때는 뭘 하면서 지낼까.

김방언  날마다 다른데 평소에는 티를 한잔하거나 명상을 할 때도 있고, 같이 혹은 주변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동료들과 대화를 하거나 밥을 먹기도 합니다. 아 그러고 보니 제가 명상을 자주 하는데 주변에서 계속 놀립니다.

Q.  어떻게 명상을 하는 편인가.

김방언  그냥 혼자 자리에 앉아서 하거나 요즘에는 숨고 숨고 숨다가 공연장 지하 구석으로 가서 혼자서 명상을 하곤 합니다. 

Q.  루틴 중에 하나인 걸까.

김방언  이번에 시작한 건 아니고 원래 명상을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예전에는 긴장을 풀려고 많이 했었거든요. 너무 들뜨고 싶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차분해지고 싶지 않아서 명상을 하면서 밸런스를 맞춰나가는 법을 배웠죠. 그래서 단 3분 혹은 5분이라도 차분하게 명상을 하면서 제 내면을 관조하죠. 사실 이런 게 필요한지도 몰랐었고, 큰 관심도 없었고 떠드는 걸 정말 좋아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이게 도움이 돼서 그냥 그때부터 계속하게 된 것 같아요. 주변에도 루틴을 가지고 있는 배우님들이 많더라고요. 석진이 형도 형만의 루틴이 있어서 공연 들어가기 전에 루틴을 이어나가시는 편이고 장격수 형님도 청포도 사탕을 드시거든요. 요즘도 드시는지 모르겠는데 예전에 <이선동 클린센터>란 작품을 할 때 항상 드셨었습니다. 

사진 ⓒ 조나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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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모딜리아니, 에곤 실레 역에 김준영, 윤승우, 황민수, 조성태 배우가 함께 하고 있는데 이들을 이미지화해보자면?

김방언  일단 성태는 이번에 처음 봤거든요. 그런데 정말 너무 귀여워요. 첫 공연을 할 때 긴장을 진짜 많이 했었었는데 지금은 여유를 찾았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는 데 뭔가 귀여워서 토끼 같달까요. 억울한 토끼처럼 생겼는데 뭔가 운동을 열심히 해서 근육투성이 토끼랄까요. 그런 이미지가 떠오르고 승우 형이랑은 이번에 처음같이 공연을 했지만 예전에 스터디 그룹에 같이 있어서 예전부터 친했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 만나서 정말 기뻤습니다. 준영 형이 보면 눈이 땡글땡글하고 정말 잘생겼고, 민수 형도 너무 멋있습니다. 성태가 억울한 근육 토끼인 것 빼고는 다들 정말 하얗고 잘생겼습니다.(웃음) 

Q.  같은 역할에 배우들은 어떤가.

김방언  일단 저희가 이번 작품에서 추구하는 바나 캐릭터를 바라보는 게 조금씩 달랐거든요. 준비 과정에서부터 피카소 역할 같은 경우에 각자의 해석대로 갔었어요. 왜냐하면 각자가 가지고 있는 탤런트가 다 달랐고 추구하는 바도 다 다르다 보니 각자의 매력을 잘 살리는 게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일단 수영이 같은 경우에는 그냥 서 있기만 해도 뭔가 풍채가 남다르다 보니 조각상 같기도 하고요. 두현이 형은 말로 표현해 뭐 하겠어요. 정말 매력적인 사람이거든요. 일단 입담이 너무 좋고 본인이 무대에서 어떻게 보여야 매력적인지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배우이기 때문에 그냥 그 모습 그대로 피카소를 연기하고 있더라고요. 피카소 같은 경우에는 각자 그렇게 준비를 했었고 그런 매력이 있었던 것 같고, 사실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른 역할들에 대해서도 정말 많이 공부하고 고민했었거든요. 본 공연까지 그런 준비를 했던 게 완성도 있게 나온 것 같아서 기쁩니다.

Q.  그래도 내가 나오는 싱어로 공연을 봐야 할 이유가 있다면?

김방언  제가 좀 편안함을 주는 인상이랄까요? 보다 보면 더 빠져드는 오래 보면 볼수록 더 매력적인 사람입니다.(웃음) 몇 번은 보셔야 해요. 한 번 보시면 그 매력을 다 찾으실 수 없기 때문에 두 번은 봐야 "아, 이친구의 이런 점이 매력 있구나"합니다. 그러니 시간이 되신다면 제가 나오는 공연을 전시회 보러 오듯이 와주시길 바랍니다.

사진 ⓒ 조나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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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배역별로 본다고 해도 최소한 네 번은 봐야 하지 않을까.

김방언  사실 진짜 다 다르거든요. 제가 연기하는 것도 다른 두 배우님들과 다르지만 모딜리아니나 에곤 실레, 그리고 잔이나 발리들도요. 그래서 기회나 시간이 주어진다면 다 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웃음)

Q.  그러고 보니 잔과 발리 역의 세 배우들은 어떤가.

김방언  일단 금조 배우랑은 예전에 공연을 했었거든요. <이선동 클린센터>란 작품을 같이 했었는데 그때도 워낙 무대 경험을 많았던 친구라서 되게 멋있다 했었는데 지금은 정말 너무 잘해서 오히려 의지가 되더라고요. 이 친구가 정말 많이 고민하고 공부했고, 성장했다는 게 보였어요. 그리고 사실 수정 배우 같은 경우에는 그냥 첫 만남에서부터 되게 잘 맞아서 왁자지껄했었어요. 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이야기를 꺼내서 대화를 하다가 편하게 말을 하자고 나와서 그때부터 금방 친해졌던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채민이 같은 경우에는 정말 잘해요. 제가 그 나이 때는 그렇게까지 못 했던 것 같거든요. 그런데 긴장도 하나도 안 하고 너무 뚜렷하고, 자기 생각을 잘 표출하고 표현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보다 한참 어린 친구인데도 너무 많이 배웠었어요. 

Q.  최근 공연을 하면서 가장 울림 있게 다가왔던 대사는?

김방언  처음 대본을 받고 다 보고 나서 딱 머릿속으로 들어왔던 대사가 하나 있어요. <에곤 실레>에서 '여름의 끝'이라는 넘버가 끝나고 "우리는 최악의 때를 살아가고 있어요. 하지만 난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아요. 그 희망만이 우리를 이 땅에 두 발로 서있게 하니까요."라는 대사가 있어요. 연습할 때는 잘못 느꼈었는데, 공연에 올라가고 나서 언제부턴가 그 대사를 듣고 있으면 뭔가 울컥 올라오더라고요. 특히 퇴근에 민수 형이랑 공연을 하는데 그날따라 저희 둘 다 뭔가 감정이 엄청 올라왔었던 거죠. 서로 울먹이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중립 기어를 딱 넣어놓고 그 넘버를 불렀었는데 그 뒤에 다들 담담하게 대사를 이어나가는데 엄청 감정이 올라오더라고요. 그리고 그 말들을 내뱉고 들으면서 위로를 받았어요. 뭔가 큰 위로, 행복함으로 다가왔었어요. 위로를 받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죠. 그게 어떤 의미의 위로인지는 모르겠지만 배우로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는 위로였던 건 확실한 것 같아요. 그래서 울림 있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Q.  만약 모딜리아니나 에곤 실레로 한 회차를 꼭 올라가야 한다면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나.

김방언  정말 만약에 딱 한 회차에 한 배역을 맡아야 한다면 에곤 실레를 해보고 싶습니다. 보면서 제가 저만의 색깔로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느꼈던 적이 있었거든요. 

사진 ⓒ 조나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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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춤? 안무에 자신이 있는 걸까.

김방언  제가 학교 다닐 때부터 뮤지컬과다 보니까 무용 수업도 많이 받았었거든요. 제가 춤을 잘 추는 편이 아니기도 하고 뭔가 기초도 없고 어릴 때부터 춤을 배운 적도 없거든요. 그런데 교수님이 항상 하셨던 말이 있어요. "근본이 없는데 자꾸 보게 된다"라고요.(웃음) 그래서 실기 때 항상 좋은 점수를 받았었습니다. 저는 진짜 춤을 추는 게 너무 좋기도 하고 실기 때마다 그냥 철판 깔고 하거든요. 영상으로 보는 건 두렵지만 그 순간만큼은 다 내려놓고 춤을 추기 때문에 자신 있습니다. 자아도취는 아닌데 가끔 혼자 맥주 한잔하고 거울 보면서 춤을 추기도 하거든요.(웃음) 물론 매일 그렇다는 건 아니고 코로나 때문에 밖을 나갈 수도 없고 모임도 참여하지 않다 보니까 놀게 없어서 그랬던 적이 있었던 겁니다.

Q.  마지막으로 공연을 보러 올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방언  일단 남녀노소, 연령대 상관없이 모두가 즐겁게 볼 수 있는 공연인 것 같습니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고 어떻게 보면 제가 이전까지 해왔던 작품들과는 또 다른 느낌의 작품이고 배역을 연기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저도 매일 도전하듯이 공연을 준비하고 올라가고 있는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공연을 해도 해도 익숙함이 없는 공연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아요. 제가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인물이기도 하지만 한 작품에서는 무대라는 벽을 넘어서서 관객들과 대화하기도 하고 틀을 깨고 있거든요. 제가 사람들 앞에서 뭔갈 하는 걸 좋아하고 잘하는 줄 알았는데 이번 공연을 하면서 그게 생각보다 쉬운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고, 매일매일 최선을 다해 치열하고, 열정적으로 공연에 임하고 있습니다. 공연을 봐주셨다면 또 다른 캐스팅으로 아직 보지 못하셨다면 저의 모습을 한 번 구경하러 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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